흥미로운 직업 세계
직업인 인터뷰
-
워크넷이 만난 사람들
- 캘리그래퍼 강병인
한글에 디자인을 새기는 예술가
캘리그래퍼 강병인
대중매체와 각종 상품에 한글 캘리그래피가 사용되면서 한글이 지닌 문자 고유의 아름다움이 주목받고 있다. 한글 캘리그래피를 논할 때면 이 분야의 권위자인 강병인 작가를 빼놓을 수 없다. 소주 ‘참이슬’,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등 그의 손으로 재창조된 한글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창의적이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상업적 흥행은 물론 순수 작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그를 만났다.
어원적으로 ‘아름답게 쓰다’라는 뜻을 지닌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이미 대중에게 상당히 친숙한 분야다. 제품 패키지를 비롯해 TV 프로그램명과 영화·광고 포스터, 책 표지 등 일상의 매 순간에서 우리는 캘리그라피를 만나고 있다.
지금이야 ‘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캘리그라피가 일상화됐고 더불어 손 글씨 붐까지 일고 있지만 예술적 장르로 각광받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강병인 작가가 있다. 산사춘, 참이슬, 풀무원, 화요, 미생, 송곳, 엄마가 뿔났다 등 웬만큼 알려진 글씨체가 모두 그의 것이다. 수많은 캘리그래피 작품을 쓴 그는 현재 강병인캘리그라피연구소 ‘술통’을 운영하고 있다. 숱통이라는 이름은 술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좋은 글씨로 ‘술술 잘 통하는 세상’이라는 뜻도 있다고 이야기 한다. “글씨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안에 있는 재밌는 이야기와 감정들이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고 포근하고 기쁘게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글씨 하나로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의미인 거죠.”
강병인 작가는 어렸을 적부터 서예 수업을 특히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대회에 나가 상도 여러 번 탔고, 중학생 때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를 보고 매료되어 나중에 어른이 되면 김정희 선생 같은 서예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때쯤 ‘영원히 묵을 가는 사람이 되겠다’는 의미로 ‘영묵’이라는 호도 지었다.
서예를 독학으로 배운 그는 외롭고 힘들 때마다 잘 쓰든 못쓰든 늘 글씨를 썼다. 가정환경이 어려워 중학교 졸업 후 공장에 다니면서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고 출판사 디자이너로 출발해서 광고디자이너로 일할 때도 붓글씨를 놓지 않았다. 배움에도 정진해 늦깎이로 디자인을 전공하고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그는 광고회사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서예를 디자인처럼 만들어내면 어떤 새로운 분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꾸준히 고민해왔다. 오래전부터 캘리그래피 시장이 활성화된 일본에 갈 때마다 캘리그래피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조금씩 생각을 구체화시켜 나갔다. “특히 디자인 로고를 만들 때 붓글씨, 활자를 섞어서 보내면 붓글씨를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그는 2002년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처음 캘리그래피 작업을 할 때 두 가지 생각을 했어요.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해보자는 것이 첫 번째였어요. 그 둘이 만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사실 거기엔 현실적 문제도 포함돼 있었어요. 제가 광고회사 디자이너로 오래 생활했지만 만족도 없었고 발전도 없었던 거예요. 그렇다고 순수 작가로서는 생활이 어려우니 제가 쓰고 싶은 글씨도 쓰면서 경제적으로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쪽으로 접목한 겁니다. 또 하나는 한글의 아름다움, 멋스러움, 심도 깊음을 알려보자는 것이었어요. 그건 순수 작품을 통해 보여주겠다고 생각했죠.”
사업에 실패한 뒤 절실한 마음으로 시작한 한글 캘리그래피는 그의 인생을 조금씩 변화시켰다. 판에 박힌 듯 똑같은 손멋글씨가 아닌 한글 단어의 각기 다른 의미와 개성을 살린 그의 작품은 시나브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기 시작했고, 순수예술로 예술계의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캘리그라피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상업적 작업이 먼저였다. 지난 2006년 ‘참이슬’이라는 소주 브랜드 손 글씨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캘리그라피는 점점 다양한 분야의 산업으로 확대되었다.
“한국 영화 제목에 손 글씨와 붓글씨가 사용되고 책 제목, 제품명, 브랜드에 적용되면서 인식의 변화가 컸죠. 소주만 예로 들어도 하루에 소비자와 대면하는 정도가 엄청나잖아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차별화 요소가 강한 데다 캘리그라피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토리 때문에 소비자 반응까지 좋으니 적극 활용하게 된 거죠.”
그의 주 업무는 제품이나 광고에 쓰일 글씨를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아침 해’라는 음료 이름의 캘리그래피를 의뢰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일단 ‘아침 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와 느낌에 대해 생각해봐요. 그리고 음료의 맛과 향 등 그 음료만이 가진 특징을 파악하죠. 또 음료를 주로 구입하는 사람들의 성별이나 연령 등 주요 타깃층의 분석도 꼭 필요해요. 기업이 원하는 마케팅 전략과 디자인 요소까지 고려해야 하고요. ‘아침 해’ 세 글자에 이 모든 게 다 담겨 있어야 하는 거예요.”
글씨를 여러 번 쓰면서 의뢰인이 원하는 콘셉트의 글씨를 완성하는 데는 보통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의뢰인 요청에 따라 수정을 해야 할 때도 많다. 그는 주로 의뢰를 받아 글씨를 쓰지만, 진정한 캘리그래퍼가 되려면 자신만의 작품 활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글씨를 만드는 거죠. 또한 아무리 나만의 글씨를 찾았다 해도 그 속에서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거든요. 독창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이 캘리그래퍼로서 가장 힘든 일이면서도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는 부분이죠.”
사람이 수천, 수만 가지 표정을 짓듯이 글씨에도 희로애락을 비롯한 수많은 감정이 있는데, 캘리그래퍼는 그것을 잘 표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들국화’라는 글자 하나를 쓸 때도 야생의 거친 이미지와 꽃이라는 아름다운 이미지를 동시에 보이도록 하는 거지요.”
어찌 보면 회화나 조각 같은 순수미술 장르보다 작업 과정이 더 어려워 보인다.
“단순히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한글의 제작원리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 여러 고민을 해요. 가령 ‘엄마가 뿔났다’의 경우 ‘뿔’에서 연상되는 소가 희생의 이미지고 주인공인 엄마도 늘 희생하는 존재라는 점을 그 안에 녹여내고 싶었죠. 결국 글씨를 쓰는 과정은 ‘이해’인 것 같아요. ‘봄날’이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볼까요. 봄이 오는 과정들이 참 많죠. 겨우내 얼었던 것들이 녹아내리는 과정, 그 과정에서 따뜻한 햇살의 존재감, 또 어떤 꽃은 빨리 피고 늦게 피기도 하는 등 말입니다. 그 과정들을 이해하고 해석하지 않은 채 그냥 ‘봄날’이라고 쓰면 결코 좋은 글씨가 나올 수 없겠죠.”
그의 이야기 속에는 한글에 대한 사랑이 뚝뚝 묻어난다. 그는 한글에 사물의 형상도 보이고, 뜻도 보이고, 자연의 이치와 속성도 보인다고 말한다. 그래서 글씨를 쓸 때 서법보다는 배움을 통한 앎, 앎을 통한 변화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수많은 정보를 직간접적으로 부딪치는 경험이 필요해요. 저 스스로도 늘 안테나를 꽂아놓고 있어요. 등산을 하다가도 이상하게 생긴 나무가 있으면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관찰하고 상상하고 그래요. 늘 머릿속이 복잡하죠.”
그래서일까. 그의 글씨에서는 유독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의 글씨 중 '봄'엔 피어나고자 온몸을 꿈틀거리는 봄의 모습이 선명하다. '개'라는 글씨에서는 정말 개가 살아서 짖는 듯하다. '똥'이라는 글씨에서는 엉덩이 사이에서 똥이 뚝! 떨어진다.
캘리그래퍼라면 한글을 분석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특히 한글에 담긴 철학과 가치를 알면 글씨를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기본에 충실하고 싶다면 서예학과를, 미술적 감각을 키우고 싶다면 디자인 관련 학과를 추천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한다. “캘리그래퍼가 되고 싶다면 관찰력을 키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나비 한 마리를 보더라도 유심히 들여다보는 거예요. 나비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나는지 등 찬찬히 뜯어보는 거죠. 컵이 보이면 ‘저 컵은 왜 저렇게 생겼지?’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고요. 내가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느끼는 모든 경험이 글씨 쓰는 데 도움이 돼요. 우리 주변에 있는 물체나 생명에 모두 관심을 가져보세요.”
캘리그래퍼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글씨를 좋아해야 한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잘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도 이 분야를 좋아했기 때문에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다 보니 한글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더 공부해서 한글을 풍성하게 표현하고, 가치 있게 만들 꿈을 꾸고 있다.
-
중장년 창직자 인터뷰
- 퍼스널브랜드코치
스마트한 세상이 이끄는 창직의 블루오션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지금 하시는 일은 주로 무엇인지요?
현재 맥아더스쿨이라는 창직스쿨에서 퍼스널 브랜딩 코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창직을 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싶은 분들에게 코칭을 통해 직업을 찾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특히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을 활용한 새로운 직업분야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 저처럼 다른 분들의 새로운 시작을 코칭해주실 코치를 양성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창직은 중장년층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최근 인생2모작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으면서 50대, 60대의 은퇴는 또다른 준비를 위한 시작이지요. 일모작으로 열심히 일하고 난 후 50대 중후반이나 60대 초에 퇴직을 하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직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찾아내서 브랜드를 만들면 80대까지도 현역으로 충분히 일할 수 있습니다. 회사이름인 ‘맥아더스쿨’도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 맥아더 장군에게서 따온 것입니다. 맥아더 장군이 1950년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했던 당시 그의 나이가 무려 70세로 지금나이 85세에 해당됩니다. 1960년 무렵 국내 남녀 평균수명이 50 대 초반이었으니 놀랍지요. 지금 중장년층인 50,60대는 맥아더장군에 비하면 청년입니다. 저도 처음부터 이런 일을 하려고 시작했던 것은 아니지만 1차 베이비부머 세대 700만명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등대지기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다른 사람의 창직을 돕는 일을 시작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정말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09년 말 애플의 아이폰3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주변에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열심히 스마트폰과 SNS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스마트폰과 SNS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느낌이었지요. 그 후 여러 사람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무료로 알려주고, 뉴스레터도 발행하고 유투브 동영상도 만들어 업로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무료로 계속 일을 했지만 아무래도 공짜이다 보니 사람들이 그 가치와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2013년에 맥아더스쿨을 정식으로 만들면서 유료 서비스로 은퇴자에게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코칭을 해주고 있습니다. 1주일에 한번 2시간 코칭을 3개월에 걸쳐 하면서 약간의 수강료를 받으며 지금까지 4년3개월 동안 약165명을 코칭했습니다. 별도의 커리큘럼을 두지 않고 1:1 맞춤 대화식으로 코칭을 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하십니다. 특히 정부기관이나 외부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스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여러 사람을 만나야 하는 코칭 업무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그동안 외국계 은행에서 일하다 1999년 46세에 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교육사업, 부동산 등 다양한 일을 경험했었던 것이 여러 사람을 만나는 코칭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저 스스로 먼저 은퇴자였고 스마트기기를 활용하는 재미를 느꼈기에 다른 분들에게도 잘 설명하고 이끌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기억에 남는 중장년 창직자들이 있으시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화가이면서 30년 이상 농협에서 근무하신 정병길 화가는 국내 최초의 아이패드 화가로 활동하고 있고 저에게 코칭을 받은 조항수 대표(시너지온)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하기만 하면 요리가 되는 모바일 요리스쿨을 설립하였습니다. 요즘 웹툰이 인기있으면서 누구나 앱을 통해 만화를 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포츠조선 헹가래 유환석 화백을 비롯한 여러 명의 만화가들이 아이패드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시대를 맞아 여행도 단순히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상품이 아닌 좀 더 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지요. 비용도 절감하면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여행코칭도 필요하다는 것에 착안하여 남기선씨, 신영 도씨 등은 저와 함께 여행자들을 위한 코칭 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분들 모두는 스마트기기를 활용하고, 시대의 변화를 잘 읽고 트랜드를 이끌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창직이 특히 중장년층에게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장년들이 일모작 퇴직 후 할 수 있는 일은 재취업, 창업 그리고 창직일 것입니다. 이 중 재취업은 상대적으로 가장 쉽긴 하지만 재취업자와 고용주 간의 미스매치가 가장 두드러져 길어야 2년을 넘지 못하고 다시 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도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창업은 자본이 있으면 가능하지만 워낙 중장년 창업자가 많아 레드오션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자기자본 잠식은 물론 타인자본까지 손해를 끼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 세 가지 중 창직은 가장 어렵지만 백세시대에 남은 시간이 30~40년이라고 생각하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인생 이모작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가급적 많은 자본이 필요한 것보다 소자본이나 무자본으로 할 수 있는 창직을 고려해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겠지요.창직을 고민 중이신 중장년층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부양할 가족이 있고 남은 인생이 많은데 마냥 여유만 부릴 순 없겠지만 우선 자기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뜻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 시작했을 때 앞이 불투명했으나 이제 돌이켜보면 그때 판단이 그릇되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혼자 고민만하면 발전이 없습니다. 스스로 이런 창직에 대한 생각에 미치지 못한다면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멘토를 찾거나 코치를 만나 계속 대화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는게 좋습니다. 창직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누구에게 의존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작은 일부터 스스로 해결해 보려는 노력이 있을 때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앞으로는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입니다. 이제 까지 존재했던 직업에 연연하지 않고 발상을 전환하여 새로운 직업에 눈을 뜨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블루오션입니다.
-
청년 창직자 인터뷰
- 캠퍼스멘토
하고 있는 일(사업)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는 대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정보와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직업 실무자들이 멘토로 등록되면 해당 직업군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 신청하여 오프라인에서 소규모로 만나 멘토링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현장에서 직업인으로 활동 중인 멘토를 통해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실무환경을 경험하고 필요 역량을 배우면서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직업진로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멘토링 이외에 직업에 대한 실무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을 위하여 멘토링 심화과정의 아카데미를 구성하여 실제 업무에서 도움이 되는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처음 어떻게 이 아이디어(일)를 생각하게 된 건가요?
- 공연기획사에 근무하는 동안 수많은 대학생들이 공연기획사와 공연마케팅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오는 것을 보고 2008년 ‘컬프’라는 대학연합 문화커뮤니티를 만들어 공연산업과 공연마케팅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실무자로서 알려 줄 수 있는 정보와 경험을 제공하다 보니 높은 만족도를 느끼는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거워졌고 이런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2년간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남들은 꿈에 그리는 직장이라고 어렵게 들어온 동료들이 직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정확한 정보와 자신과의 궁합을 맞춰볼 수 있는 실무자 멘토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사업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 창직 아이템의 시장성은 어떻게 파악하였나요?
- 멘토링 교육은 아니었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세미나 및 강연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었고, 학생들의 반응도 높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방적인 강연 형태의 직무소개는 학생들이 진정으로 궁금해 하는 요소까지 해소해주기는 어려웠고, 실무자보다는 전문강사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다보니 현실적인 거리감도 발생하는 것이 소규모 실무자 멘토링에 대한 시장성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소규모에다가 낮은 참가비는 어느 정도 규모가 될 때까지는 수익을 바라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참가한 학생들이 만족도가 높고 사회적으로도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기에 더 많은 학생들이 참가할 것이고, 사회적 의미에 따른 실무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50만 명에 달하는 대학(원)생들 중에 단 10%만 매월 멘토를 만난다면 이 규모 또한 만만치 않는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 창직에 도전하면서 두려움은 없었나요?
- 물론 모든 창직자들이 창직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을 수 없습니다. 기존 안정된 시장에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벤치마킹 할 수 있는 회사도 없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도 없기 때문에 뭐든지 스스로 만들어 나가면서 부딪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언제 수익이 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본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창직을 하는 사람이나 창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본과 그 분야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 아닐까합니다. - 본인의 능력, 지식, 대학의 전공은 창직과 연관성이 있나요?
- 일본어를 전공한 저로서는 대학의 전공지식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ROTC를 통해 장교로서 군대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경험은 사람을 이끌고 밀고 일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런 능력을 통해 5년간 200명의 대학생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대학생들의 생각과 가깝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이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마케터로서 10년간 근무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창직을 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 창직 준비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 멘토링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학교나 정부기관 차원에서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는 유사 프로그램들이 있었기 때문에 과연 우리의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학생들이 있을까하는 걱정이 컸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장규모가 형성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력구성 및 사업운영비에 대한 규모를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그러한 난관, 고비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사업이었기 때문에 실제 구매대상인 대학생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처음 기획단계부터 대학생 파트너들을 구성하고 서비스 기획, 가격정책 결정, 마케팅·홍보 계획까지 모두 대학생 파트너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초기 자본금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기능적으로 필요한 최소 인원만 뽑고, 대부분 대학생 파트너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운영하였습니다.
멘토를 섭외하는 역할은 멘토파인더라는 명칭으로 대학생 인턴 4명이 지속적으로 멘토를 섭외하러 다녔고, 멘토링 운영 및 홍보와 관련해서는 20명의 대학생 파트너들이 함께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큰 자본의 투입 없이도 지금의 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은 사항이 있다면?
- 2011년 중소기업청 산하기관인 소상공인진흥원에서 주최한 ‘2011 아이디어 상업화’에 제안하여 우수아이디어로 선정되어 3천만 원의 개발비를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창직인턴제도의 지원을 받아 인턴들의 월급을 주는 데 쓸 수 있었습니다.
- 창직 준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정보가 있다면?
- 사실 외부업체 및 기관에서 정보에 대한 도움을 받은 건 별로 없습니다. 제가 5년 전부터 대학생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하다보니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획하게 되었고,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무료로 진행되다보니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한다면 유료로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어떤 인물, 어떤 기관?
-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대학생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 중 제가 5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었던 대학생연합 문화커뮤니티 ‘컬프(CulP)'의 회원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프로그램 명칭부터 서비스 기획, 운영에 이르기까지 자발적인 참여로 많은 아이디어와 실제로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창직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면?
-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일인 만큼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상이 적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두려워한다면 절대 좋은 결과는 나올 수가 없습니다. 사업인 만큼 초기에는 버티기가 중요합니다.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서 동시에 사업이 안정화 될 수 있을 때까지 집중해야합니다.
대부분의 초기 사업가들은 자신의 사업아이템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그 아이템이 무너질 경우 사업 자체가 무너집니다.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건 그 아이템으로 인해서 발생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을 잡아야 하는데, 기회가 오기 전에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창업한 지 1년도 안 되서 문을 닫는 사업가들이 많습니다. - 창직 과정에서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다면?
- 창직자가 최초에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수익모델의 1/100밖에 안 된다고 보면 맞습니다. 뚝심을 가지고 본원적인 비즈니스 모델만 잘 가지고 간다면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기회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야를 넓게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병행해야합니다.
본인의 아이디어라고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모르는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효율적으로 잘 얘기해야 합니다. 그러면 주변의 사람들이 많은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창직아이디어 도출 후 창직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아이디어 도출 후에 과연 이 아이디어가 현실적으로 구현이 가능한지와 실현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립된 계획에 있어서 단계별로 구현할 수 있는 스케줄을 짜야 합니다. 회사 설립이 필요한 아이템이라면 사무실 임대 및 조직을 구성하고 법적인 설립절차를 통하여 등록하면 됩니다. 그리고 아이템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을 축적하고 영업을 통하여 돈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아이템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회사설립이 필요하지 않다면 아이템을 구현할 수 있는 다른 기업이나 조직을 찾아 아이템을 제안한 후 수익에 대한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 창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있다면?
- 실제로 아이템만 가지고 있다고 창직을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하지만 젊은 창업가들은 아이템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큰 착오에 빠져있죠.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시장에 그 직업의 활동영역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직업이 시장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소비시장이 있느냐와 경쟁구도에서 버텨낼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저는 무료로 진행되는 수많은 강연 및 멘토링을 보면서 듣고자 하는 수요층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멘토링을 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비싼 수강료를 내고라도 취업 아카데미를 다니고 취업스터디를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확실히 시장이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아직 유료로 오프라인 멘토링을 진행하는 서비스가 없기에 우리가 선점한다면 더 많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학생 파트너들이 없었더라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사업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 하는 대학생들이 함께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사람이 곧 재산이다’는 말에 절절히 공감합니다.- 창작아이디어 도출 후 창직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면?
- 아이디어 도출 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많은 사람들이 처음 접해본 사업이라 사업구조를 이해하지 못하여 이해를 시키는 데 오래 걸렸습니다. 그리고 투자를 받으려 해도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없었죠. 그래서 자금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컸습니다. 시스템을 만들고 상품을 올리고 판매를 해봐야 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아는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부터 너무 많은 비용이 드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죠.
- 이를 어떻게 극복하였나요?
- 다행히 소상공인진흥협회에서 주관하는 우수아이디어상업화지원사업이 있었는데 그곳에 신청을 하고 발표를 통해 우수아이디어로 선정되어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그 돈으로 조그만 사무실을 얻고 사이트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 창직 과정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 처음 사업초기 변변한 사무실도 없었지만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습니다.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을 마냥 뽑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투자를 해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딱히 없었기 때문에 지인들 중에 함께 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야했습니다. 그러다 평소 커뮤니티 활동에서부터 눈여겨 본 친구가 군대에서 말년 휴가를 나온 차에 아이디어와 비전을 얘기했더니 상당히 관심 있어 했고, 사업기획안과 앞으로의 스케줄을 보내줬습니다.
그리고 제대 후 다음날부터 복학하기까지 1년 남짓한 시간을 그 친구는 캠퍼스멘토와 함께 보냈고, 군대에서 꿈꿔왔던 배낭여행과 다양한 활동들을 모두 포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복학한 지금도 우리의 기획팀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스스로 이 사업을 통해 느낀 점이 많아서 이 분야에 전문가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군대를 제대하고 제대로 놀 수 있는 시간을 못준 것이 미안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새로운 꿈을 위해 열심히 땀 흘리고 있는 친구를 보면 흐뭇해집니다.
창직 과정에서 제3기관, 인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면?
어떤 인물, 어떤 기관, 어떤 내용인가요?- 우선 멘토링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재능기부를 해줄 멘토들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하지만 멘토링을 어떻게 진행하는지도 모르는 실무자들이 실체도 없는 프로그램에 재능을 기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더군다나 회사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해를 살수도 있는 상황이구요.
하지만 그동안 알고 지냈던 많은 지인들이 사업의 취지를 듣고는 흔쾌히 동조해줬고, 자발적으로 재능기부를 해주어서 지금은 더 많은 실무자 멘토들이 캠퍼스멘토에 동참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소상공인진흥협회에서 진행한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초기 개발비를 지원받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정책결정에서부터 홍보, 마케팅, 그리고 운영까지 서포터즈로 활동해준 대학연합 문화커뮤니티 ‘컬프(CulP)’가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창직 구체화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면?
-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직업 실무 멘토링을 기획하고 사이트를 개발하는준비기간 동안 경쟁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이트 개발과 동시에 대기업에서 저희와 같은 모델을 수만 명의 대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 오픈하였고, 막대한 광고비를 앞세워 홍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유료서비스이고 더군다나 대기업의 실무자들이 나와 무료로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 오픈되면서 잠깐 위기도 느꼈지만, 오히려 직업실무 멘토링이라는 생소한 영역을 넓게 퍼뜨려준 대기업이 저희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그 프로그램을 지지하면서 사업을 준비해갔습니다. 만약 그때 지레 겁먹고 사업을 접었다면 지금의 모습은 존재할 수 없었겠죠.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꼭 명심해야합니다.
창직인이 반드시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우선 긍정적인 마인드는 필수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이지 않은 마인드는 절대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없습니다. 나 혼자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마음도 버려야합니다. 신이 아닌 이상 개인이 할 수 있는 범위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이라는 것이 내가 볼 수 있는 범위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내가 바라보지 않고 있는 곳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잘 활용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업을 하고 있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사항은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겠지요.
- 창직의 장점, 매력이 있다면?
-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매력입니다. 그리고 실패했을 때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내공이 생긴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이미 누군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따라갈 경우에는 개척하는 힘보다 따라가는 힘이 더 필요한데 그럴 경우 실패했을 때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키우지 못합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쌓인 내공은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나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데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훨씬 수월한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자 매력입니다.
- 롤모델이 있나요?
- 롤모델은 없습니다. 어차피 새로운 길을 개척해낸 것이기에 제 스스로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야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느끼게 되고 그만큼 사람과의 만남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게 됩니다. 특정 인물이 롤모델이 아닌 내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진 모든 사람이 제 롤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있다면요?
- 첫째도 신의, 둘째도 신의, 셋째도 신의입니다. 남을 속이려는 나부터 완벽히 속여야 상대방이 알아채지 못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을 완벽히 속이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를 읽히고, 사이가 소원해지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떳떳해야 남에게도 떳떳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사람들과 오랜 시간 함께 갈 수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속이지도 않으며, 사람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반드시 상대방도 나를 그렇게 대하며 후에는 정말 커다란 뒷받침이 되어줄 것입니다.
- 평소 성격은 어떤 편인가요?
- 너무나도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이 나면 우선 실행에 옮깁니다. 해봐야 옳은지 그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내공도 쌓입니다. 다행히 제가 선택하고 실행하는 부분에 있어서 지지를 해주는 응원군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평소에 사람을 많이 만나고 가까이 두려는 편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성공의 기쁨을 만끽하고자하는 욕구가 더 큽니다. 그리고 실패 또한 금세 만회하는 긍정마인드로 살아가 있습니다.
-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있어서 전문가가 되고, 사업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고, 후배양성에 힘쓰며, 최후에는 제가 가고 있는 업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멘토링 사업과 문화마케팅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좀 더 내공이 쌓이면 주위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문화를 통한 꿈을 이루는 조언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
- 절대 급하게 단정 짓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문화마케팅이라는 한 분야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이제야 문화마케팅을 좀 할 줄 안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후배들은 잠깐 경험한 것을 가지고 마치 모든 걸 경험한 냥 너무 섣불리 판단을 내려버립니다. 인생은 길고 할 일은 많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안 된다면 그때 방향을 바꿔도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향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간 자신에게 맞는 길이 나타나게 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보내왔던 시간들이 새로운 길을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
창직 성공기
- 펀드레이저
-
하고 있는 일(사업)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우리 사회에는 정부의 사업, 기업의 영리 활동이 미치지 못하는 다양한 영역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교육, 의료, 사회복지, 소수자보호, 환경, 인권, 종교 등이 그 대표적인 예지요. 이러한 사회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며, 모금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요. 모금은 이러한 필요를 알리고,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고, 참여하게 해서, 재정적인 후원까지 이끌어 내는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펀드레이저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공공의 가치를 주목하게 하고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관심을 갖도록 하며, 나아가 기부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좋은 일할 곳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적절한 기부처를 안내해 줄 좋은 가이드가 되어야 하는 거죠.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에너지 흐름을 만들어내는 활동가라 할 수 있습니다. 펀드레이저는 대학, 병원, 국제구호단체, 복지기관, NGO 등 비영리 기관에 소속되어 활동합니다. 기관의 존재 이유과 사명, 추구하는 가치들을 메시지로 담아 기부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관심을 이끌어내야 하죠. 나아가 사람들을 기관의 활동에 참여시키거나 재정지원을 받음으로써 기부자를 장기적인 파트너로 개발하는 일을 합니다. - 처음 어떻게 이 아이디어(일)를 생각하게 된 건가요?
- 우리나라에 기부가 활성화되기 전부터 많은 기관들이 오랫동안 모금을 해왔지만 적극적이지 않았고, 대기업과 정부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최근 10년간, 정부의 기부 조세 정책이 많이 변했고 우리 사회의 주요한 키워드로 ‘기부’가 떠올랐죠. 또 연예인들과 언론의 적극적인 참여와 홍보 등이 기부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데 한몫했고요. 우리 사회에 기부 친화적 환경이 조성되는 속도에 비해 모금기관들의 태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 지금 펀드레이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모교인 한국외대에서 직원으로 근무할 때 동문관리부서 발령을 받았어요. 동문관리와 기부금 업무를 하면서 업무처리가 형식적이고 행정적이라는 점이 문제라는 생각을 했어요. 왜 더 적극적으로 기부자들과 소통하지 않을까, 대가 없이 호주머니에서 돈을 내어 놓는 분들은 왜 그렇게 할까 궁금했고, 몇몇 분들과 통화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이 일은 돈도 중요하지만 사람중심의 업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정성과 관심에 비례해서 기부자들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기금조성에 영향을 미치니, 돈 자체보다 사람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잘 설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많은 기관들이 모금을 돈의 문제로 보고, 기부자를 ‘운좋게 한 번 기부한 사람’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기부자들이 오히려 상처를 입고 영원한 파트너가 아닌 일회성 기부자가 된 것을 보았습니다. 결국 기부자의 성장은 모금가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모금가는 반드시 교육되고 훈련되고 준비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 창직 아이템의 시장성은 어떻게 파악하였나요?
- 우리 사회에는 정부와 영리가 다 다루지 못하는 사업들이 있습니다. 교육, 의료, 환경, 복지, 아동과 어르신 지원, 장애와 구호, 생존과 인권, 소수자 문제 등등의 이슈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일들이고, 이를 위한 모금도 계속될 겁니다. 실제로 모금을 필요로 하는 기관들, 즉 대학, 병원, 사회복지기관, 국제구호단체, 공익단체, NGO 기관들은 점점 더 왕성하게 활동력을 키워가고 있고,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펀드레이저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지요.
제가 모금을 시작하던 때에도 상황은 비슷했어요. 기관들이 모금을 해야 하고 또 잘 하고 싶은데, 막상 잘 하는 사람도, 경력자도 거의 없었는데 이 영역은 점점 더 확장되니 언젠가 틀림없이 전문 펀드레이저를 찾는 곳이 많아질 거라고 예상했어요. 모금이란 것이 경제원리, 제도적 이해, 사람에 대한 이해, 윤리 및 정책적 판단력, 그리고 테크닉이 필요한 종합예술인 만큼 결코 단시간에 좋은 펀드레이저가 태어나고 큰 성과를 이루어긴 어려운 일이고, 경험과 준비가 된 사람이 경쟁력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영리기관의 리더에게 모금은 점점 더 중요한 과제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펀드레이저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사회적 기업 내지는 협동조합 등 모금과 영리를 넘나드는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시장성을 넓히는데 한 몫하고 있습니다. - 창직에 도전하면서 두려움은 없었나요?
- 교직원으로 일하다가 직업 모금가가 되기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했던 때가 있었죠. 과연 내가 이 일을 프로답게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잘 할 수 없다면?’‘, 모금을 해도 반응하는 사람이 없다면?’ 등의 질문을 스스로 해보았는데, 결론은 그래도 한번 해보자는 거였어요. 모금은 확률입니다. 제가 이 분야에 도전하고자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미국의 모금현장에서 수십 년 간 이루어진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들의 기록과 경험담을 참고하건대, 그들은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프로답게 하더라고요. 어차피 기존에 다른 펀드레이저가 없어서 비교 대상도 없으니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본인의 능력, 지식, 대학의 전공은 창직과 연관성이 있나요?
- 사실 모금에서 활용되지 않는 영역은 거의 없습니다. 전공지식을 중심으로 다른 지식들을 확장해 갈 수 있죠. 제 전공은 영어학이었는데, 언어학과 문학 모두 소통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원서로 된 모금서적들을 읽는데도 좋았고요. 대학 다닐 때 전공 외에 사회학, 심리학, 철학, 경제·경영, 회계, 커뮤니케이션학, 정치학, 법학, 음악과 미술 등에 대해 개론수업을 많이 들었어요. 그 얄팍하지만 폭넓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 독서로 얻은 지식들 모두 교양 수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죠.
하지만 실제로는 전공보다는 다른 재능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먼저, 개인기가 뛰어나면 모금에 유리합니다. 재치와 유머, 아이디어가 번뜩이고, 활동적인 성향, 타고난 재담가 등은 큰 장점이 됩니다. 외향적이고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은 매우 도움이 되지만 타고난 재능이 없더라도 노력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상식도 풍부해야 하고 학습도 계속해야 합니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과 소통하려면 고전도 알고 최신 트렌드도 알고, 관심사가 넓을수록 유리하죠. 편견 없이 폭넓게 사회적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고요. 또한, 본인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고 동기부여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열정이 없는 것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한다는 것은 넌센스니까요. - 이 일을 위해 가장 남다르게 노력한 점은 무엇인가요?
-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읽습니다. 비법 따위는 없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가듯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하는 것 이에의 다른 무엇이 없습니다. 멘토라고 하는 사람들이 강연장에서 이것만 알면 된다고 부르짖지만 그런 말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계단을 차근차근 다 밟고 올라가야 합니다.
- 창직 준비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그러한 난관, 고비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 모금은 개인 사업이 아닙니다. 어느 기관에든 소속되어 기관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 사업을 이루기 위해 구성원 중의 한 사람으로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이죠. 아무리 훌륭한 모금가라도 소속된 곳 없이 혼자 다니며 모금도 하고 모금액을 집행하는 것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란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고민이 항상 컸습니다.
특히 모금은 사람 마음을 움직여야하는 일이지만 현혹시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모금하는 기관, 펀드레이저, 그리고 기부자 간의 약속과 신의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형성하는 것이 어려웠지요. 따라서 모금 가는 외부와 신뢰를 쌓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기부자는 펀드레이저 개인을 보고 기부하기보다는 펀드레이저가 속한 기관, 그곳에서 하는 일을 보고 기부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아직도 많은 조직들이 모금은 원하지만 기부자와 소통하는 것에 취약합니다.
모금이전에 신뢰를 쌓는 준비가 안 된 기관이 많다는 거죠.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소비자 연구를 하고 소비자 만족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데 비해 모금기관들은 기부자들의 심리도 잘 모르고 소통방법도 취약하죠. 목적사업에 집중하다보니 기부자보다는 조직내부와 사업에만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의 틀을 새롭게 하는 것이 펀드레이저의 숙제입니다. 모금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 자신이 아닌 기부자와 수혜자(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 방법도 그렇게 바꾸어야 합니다. 지속적인 교육과 교류, 적절한 제안 등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쉽게 바뀌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도 필요하죠. -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은 사항이 있다면?
- 국가차원의 지원을 받을 만한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없었죠. 오히려 대학에서 모금에 대한 교육경비를 제공해 주었지요. 지금은 국가 차원의 지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금 활성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저렴하게 제공되도록 지원하기도 하고, 정부산하 기관들과 몇몇 재단들에서는 젊은 모금가, 사회적 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 공모도 있습니다.
- 창직 준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정보가 있다면?
- 맨 처음 모금 관련 일을 시작할 때 미국에서 오래 사셨던 교수님으로부터 미국의 모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미국사회에 보편화 되어 있는 기부에 대한 정서와 모금활동에 대한 이야기였죠. 또, 그 즈음에 (주)도움과나눔 최영우 대표님의 강의를 통해 모금에 관한 미국 원서들을 소개받아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일이지만 이미 미국에서는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점이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주었던 것 같습니다.
- 창직 과정에서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다면?
- 멘토가 필요합니다. 모금에서는 판단력이 필요할 때가 많은데 그 기준들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윤리 및 도덕, 신뢰의 문제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판단에 대한 가이드 및 로드맵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멘토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한 가지 더, 모금의 한 분야를 충분히 섭렵한 후에 다른 분야로 이동하는 것은 좋지만 어설프게 영역을 넘나들다보면 좋은 경력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모금 중에서도 자신에게 적합한 분야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점차적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장기적 경력설계를 해야 합니다. 또한, 많이 배우고 경험해야 합니다. 모금은 변화를 동반합니다. 더 나은 세상, 더 발전된 사회를 위해 가치실현을 위해 모금을 하고, 기부자 역시 긍정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활동에 기부하게 됩니다. 모금의 속성 자체에 변화가 포함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하고 도전하는 사람이 훌륭한 펀드레이저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든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100% 성공하는 펀드레이저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단 한 번의 성공 뒤에는 수많은 거절과 실패가 있습니다. 모금가는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패 속에서 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모금이 성공하지 못했는지를 알게 되면 성공을 만들어가는 답 또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실패를 통해 기부자와 세상과 소통하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사한 영역에 있는 많은 선험자들을 만나 경험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정보와 활동 내용, 새로운 트렌드, 또래집단(peer group)의 현황 등을 알고나면 본인에게 적합한 영역과 활동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창직아이디어 도출 후 창직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이벤트 모금, 정기후원 모금, 거리모금, 편지모금, 전화모금, 온라인모금, SNS모금, 언론매체를 통한 모금, 모금의 홍보활동, 기부클럽운영, 개인고액모금, 기업모금, 모금글쓰기 및 자료의 제작, 데이터베이스관리, 후원자예우, 프로파일링, 모금컨설팅 등 펀드레이저의 특기 분야는 매우 다양합니다. 이 일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분야별로 현업의 펀드레이저들로부터 직업 특성과 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많은 펀드레이저들이 활동하고 있으므로 모금분야에 대한 정보파악이 가능합니다. 정보수집을 통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영역을 알아보고, 그 분야의 인력을 채용을 하는 기관들을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동시에 적절한 교육·훈련을 받으며 능력을 쌓아야 해요. 모금일반교육과 심화학습 등을 제공하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이론과 실습을 포함하는 교육을 받으면 좋고 모금관련 용어, 법률, 지식 및 테크닉 등을 습득해야 합니다. 이후에는 적절한 기관에서 인턴 또는 주니어 펀드레이저로서의 모금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모금지원 또는 보조활동부터 시작하지만, 모금에 대해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직접 모금에 가담하거나 주도적으로 모금기획과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기관에 따라.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2~5년 정도 보조역할을 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도적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습니다. 주도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좋은 성과를 낼수록 경력개발에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만의 장점이 있고 차별성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 전문 영역을 개발해야 하는 것입니다. 전문 영역을 가지고 펀드레이저로 경력을 쌓으면서 모금교육과 컨설팅, 도서출판 등을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 창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있다면?
- 다양한 업무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사 초년에 고생스러울 정도로 많은 부서를 다니며 힘들다는 일만 골라서 했었습니다. 다들 저보고 운이 없다고들 했었는데 지나고나니 그 경험이 막강한 정보력이 되었습니다. 또한, 폭넓은 독서와 지속적인 학습의 힘이 컸습니다. 독서는 모든 면에 유용합니다.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인간을 이해하며, 논리적 사고를 배양하고, 표현능력을 길러주지요. 간접경험을 통해 전문적 식견을 기르는 데도 효과적이고요. 독서와 학습은 특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쉽게 대화할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매우 훌륭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나고 주옥같은 인생 경험을 전해들은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다 저의 스승이고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마주앉아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했어요. 한 수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면 상대를 존중하고 진지하게 듣게 되며, 신뢰가 싹트고 좋은 관계가 형성이 됩니다. - 창직아이디어 도출 후 창직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를 어떻게 극복하였나요?
- 전문적으로 펀드레이저가 되겠다고 결정한 것은 (주)도움과나눔의 ‘최영우’대표님을 만나고 나서입니다. ‘도움과나눔’은 모금컨설팅회사, 즉 비영리기관을 돕는 영리기업이죠. 모금을 하고 싶어도 전문 펀드레이저를 채용하고자 하는 기관이 있는 줄 몰랐고,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곳이 마땅치 않았던 상황에서 최영우 대표님께서는 제가 서울대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어주셨어요.
당시 서울대는 전략적으로 모금에 나서기로 결정하고 ‘도움과나눔’의 컨설팅을 통해 모금역량을 업그레이드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죠. 전문 펀드레이저를 찾고 있었어요. 최대표님이 펀드레이저를 필요로 하는 곳과 펀드레이저가 되고자 하는 사람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해 주신 거죠. 또한, 결정적으로 제가 모금가의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조언해 주셨죠. - 창직 과정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 저는 창직의 여러 유형 중에서도 저만의 독특한 직무를 가지고 기관에 취업을 한 경우입니다. 맨 처음 일할 기관과 계약할 때 본인의 보수와 근무조건에 대한 협상을 직접해야 하는 게 상당히 부담이었어요. 얼마만큼이 적정 임금 수준인지 잘 몰랐지요. 너무 많은 것을 요청하면 탐욕스럽게 보일까봐 걱정스럽고, 너무 적게 요구하면 스스로의 만족도가 떨어져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될까봐 우려되더라고요. 희망보다 낮은 조건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고 나서 기관이 기대했던 역할 이상을 했다고 인정받는 순간, 오히려 더 나은 조건을 제공받게 되었죠.
이 경험을 통해 제가 배운 것은 협상에 앞서 역량 있는 펀드레이저가 되어야한다는 것과, 좋은 근무조건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력관리를 체계적으로 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문 펀드레이저가 되면 업무 권한과 책임, 기관이 기대하는 역할에 대해 충분히 논의가 되어야 합니다. 상호 기대치가 다른 상태에서 섣불리 일하게 되어 서로 실망만 커지는 결과를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 창직 과정에서 제3기관, 인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면?
- 펀드레이저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직업입니다. 저 역시 지금도 새로운 직업적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데, 한국기부문화소의 비케이안 소장님께서 저에게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비케이안 소장님은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으로 CFRE(Certificate for Fund Raising Executives)자격증을 갖고 계시죠. 현재 한양대 등에서 강의를 하시고 모금강의와 컨설팅도 병행하시지요. 비케이안 소장님은 미국의 펀드레이저들의 활동상과 경력 개발에 대한 설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펀드레이저가 좋은 직업군으로 자리 잡기 위해 바람직한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말씀해주고 계시죠. 안 소장님 덕택에 저 또한 계속해서 도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창직 구체화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면?
- 청년기에 겪은 실패와 어눌함은 용납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하는 일에서 실수와 실패는 자칫 자신감을 떨어뜨리거나 능력부족의 인식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취업준비생의 도전은 얼마든지 건강한 경험이 될 수 있겠지만 3~40대 이상의 신규 진입자들은 자신의 준비도를 충분히 확인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개인마다 직업을 선택하거나 바꾸는 데 적절한 시기와 기회가 다 다른 것 같습니다. 펀드레이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본인 스스로 자신감과 열정, 구체적인 비전을 가진다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전과 열정, 자신감, 본인의 목표와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작하게 되면 오히려 좌절할 수 있습니다.
창직인이 반드시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프로페셔널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어설픈 자세로는 기부자의 마음을 얻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매사에 적극적이고 최선을 다하여 기부자에게 최고의 감동을 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좋은 습관 또한 중요합니다.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습관입니다. 습관은 일단 몸에 배어버리면 별로 힘들지 않고 반복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관리, 인간관계, 자기관리, 학습 등에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습관처럼 편안하게 즐기는 활동이 되면 모든 게 쉬워지고, 부담 없이 즐기는 활동이 되어야 오래 잘 할 수 있습니다.
윤리적, 도덕적 기준과, 조직의 대원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모금은 최대한 자유롭고 창의적일수록 좋습니다. 많은 모방과 간접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나만의 독특함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단, 실패를 줄이고 성공을 높이기 위해서 인적교류를 바탕으로 다른이들의 경험치를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 창직의 장점, 매력이 있다면?
- 성공과 실패에 관한 것이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점이 매우 큰 장점입니다. 투입하는 노력만큼 거둬들이게 된다는 거지요. 그런 면에서 농사하고 비슷한 것 같습니다. 씨를 뿌리고 잘 가꾸고 정성을 들이면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잘 결실하게 되듯이 모금도 오랫동안`1 성실하게 정성을 기울이고 관계를 가꾸어 가면 때가 되어 좋은 성과를 얻게 됩니다.
- 롤모델이 있나요?
- 닮고 싶은 직업적 롤모델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어요. 저는 제 꿈을 롤모델로 삼고자 합니다. 제 꿈은 나이가 들더라도 모금현장을 떠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금개발에 봉사하는 동시에, 역량 있는 모금가 양성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것과, 미국적인 모금지식이 아닌 한국에 최적화된 모금지식을 책으로 펴내는 것입니다.
-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있다면요?
- 작은 것을 소중하게 여기라. 작은 일을 대충하면 큰일도 대충하게 됩니다. 작은 것을 귀하게 여기면 큰 것도 귀하게 여길 줄 알지요. 기부자의 돈 천원이 귀중한 줄 알아야 백만원, 천만원도 귀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간 1분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내 시간 1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할 줄 알게 되고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거절하지 말아라. 도움이 필요하다고 찾아와서 요청하는 사람은 정말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돕습니다. 부득이하게 돕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급적이면 도우려고 힘씁니다. 제가 도움을 요청해보니 요청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 평소 성격은 어떤 편인가요?
- 업무에는 지나치게 까다롭고 꼼꼼한데 사적인 일에는 대충 따지지 않고 모든 것을 양보하고 삽니다. 사교적인 성격이며 관심분야가 매우 폭넓습니다. 매우 급한 성격인데 예전보다 많이 누그러졌다고 합니다. 많이 웃고 농담하고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이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과 친해지는 편입니다.
-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
-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하기를 바랍니다. 직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어떤 선택이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 포기하지 않으려면 내적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간절히 원하고 계속해서 노력하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