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의료마케팅전문가는 외국인 환자를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국내 병원의 의료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를 잘 홍보해서 외국인 환자들이 국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담당한다. 병원국제마케터, 해외환자유치전문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기획을 해야 한다. 속한 병원의 의료기술 등을 바탕으로 병원의 의료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친다. 이때 국제컨퍼런스 등에 참여해 외국인 환자의 진료 요구 및 국가별 환자 성향 등을 파악하기도 한다. 또 외국인 환자에게 해당하는 보험료 및 진료비를 산정하고, 의료사고와 분쟁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조정하는 일도 한다. 때론 해외기관과 국제협력 등을 맺는 업무를 맡기도 한다.
국제의료마케팅전문가 관련 교육은 병원컨설팅 사설학원을 통해 받을 수 있다. 보통 교육 프로그램은 병원 국제마케팅 분야에 대한 실무중심의 강의 및 실습, 사례연구, 국내외 의료시장 분석 등을 통해 기본역량, 전문역량, 서비스역량 등을 두루 기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일부 의료관광 에이전시에서 진행하는 병원홍보마케팅전문가 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지식은 마케팅 지식이다. 따라서 마케팅 용어나 마케팅 사례, 기법 등에 대해 공부해두면 좋다. 또 의료지식도 어느 정도 갖춰두면 좋다. 실제 현장 경험이 있다면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업무를 하기 때문에 유창한 외국어 능력과 각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로 요구된다.
특히 영어를 기본으로 환자의 수요가 많은 중국 및 일본, 러시아 언어를 구사한다면 진출에 유리하다. 업무시간이 불규칙하고 해외 출장이 잦기 때문에 환자를 섬세히 배려할 줄 아는 서비스 정신도 필요하다.
국제의료마케팅전문가는 의료관광 에이전시, 각 지역별 의료관광 기관병원 내 홍보 및 마케팅부서,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사업단 등에서 일한다. 아직 우리나라에 국제의료관광 전문 마케팅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지 않지만, 상품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일을 하다가 회사의 홍보 · 마케팅 부서에 입사하거나 직접 에이전시를 차려 한국 병원에 해외 고객을 보내주는 일을 할 수도 있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국경이 없다고 할 정도로 세계 의료시장이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기준으로 외국인환자 36만 4000명을 유치해 연간 8606억원의 진료수입을 거두었다.
2016년 6월 정부에서 발표한 ‘보건산업 종합발전전략(2016~2020)’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에 특화된 미용·성형, 관광 등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해 외국인 환자 유치 인원을 연간 30만명 수준에서 향후 70만명 수준으로 늘리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17년 6월 기준으로 등록갱신 및 신규 등록한 전국의 외국인환자 유치기관은 총 2,607개소로 이 중 유치의료기관은 1,560개소, 유치업자는 1,047개소이다. 아직은 시장이 태동기여서 전망하기 어렵지만 정부가 의료관광 산업을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육성한다면 이 분야의 직업의 일자리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Q) 국제의료마케팅전문가로서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인하국제의료센터 국제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해외고객이 저희 병원으로 올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보면 국제 의료관광설명회나 컨퍼런스 등에 참가해 상대 국가나 에이전시, 해외병원 또는 의사들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병원을 알리고 있습니다. 대외 활동 외에 국가별 환자 특성에 맞춰 다양한 의료관광 상품도 개발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홍보 브로슈어나 동영상 제작 등도 하고 있습니다.
Q) 해외환자들은 보통 어떤 치료를 위해 한국에 오나요?
뉴스에서는 성형이나 미용 분야만 부각해 보여주지만 실제로 의료서비스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 중엔 중증치료를 받아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의료수준이 높다는 반증이겠죠. 미국이나 러시아에서도 많이 옵니다. 치과치료부터 생사가 걸린 의료수술까지 분야도 다양합니다.
Q)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저는 중국 상해에서 경제무역을 전공하며 대학을 다녔습니다. 그때부터 8년 정도를 중국, 미국, 호주 등 외국에서 생활했고 사업도 했는데 실패를 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한국에 오게 됐고, 텔레비전을 통해 한국의 의료관광 통역에 대한 정보를 접했습니다. 재밌겠다 싶어서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 입사한 게 3년 전입니다. 한 성형외과에 다니면서 외국인 환자들에게 통역하는 일을했죠. 일이 재밌더군요. 당시 집과 직장 사이가 멀어서 집 근처 직장을 알아보다가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인하대 병원의 투자 및 후원으로 세워진 인하국제의료센터를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통 · 번역 업무를 주로 하다가 마케팅, 홈페이지 제작 등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필요한 여러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국제마케팅팀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Q) 어떤 준비와 노력을 통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전공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엔 많이 배워야 했습니다. 마케팅 서적을 사서 공부도 했고, 국제마케팅전문가 등을 찾아가서 조언도 구했습니다. 지금 직장에 입사하기 전, 국제의료관광 코디네이터 교육을 받고, 자격도 수료했습니다.
Q)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현황은 어떤가요?
우리나라는 의료관광을 좀 늦게 시작한 편입니다. 싱가포르, 태국, 인도의 병원 같은 경우, 오래 전부터 해외 마케팅을 했었죠. 다른 나라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각 나라 병원을 직접 방문도 해보고 인터넷으로 리서치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마케팅 관련 지식이 중요하겠네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좋은 상품이 개발돼야 하고, 개발한 상품을 어떤 포인트로 판매할 것인지 파악하는 마케팅 능력이 필수입니다. 관련 학과로도 마케팅학과를 추천합니다.
Q) 국제사회에서 활동했던 경험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빠른 시간 안에 파트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국제적인 경험이 많았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각 나라의 민족성이라든가 특성을 직접 경험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됐죠. 국제의료마케팅을 하려면 타깃 국가의 한 가지 언어는 기본으로 잘하면 좋습니다. 한국에 있으면서도 관심 있는 나라의 친구를 사귄다거나, 그 나라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두면 좋겠습니다.
Q) 이 직업만의 매력은 뭔가요?
다양한 해외 환자와 바이어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입니다. 해외 바이어와의 미팅, 국제의료관광 컨퍼런스 참가, 해외사업 설명회 참가 등 대부분의 업무가 해외 관련 업무이다 보니 출장이 많습니다. 주변에서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Q)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하국제의료센터는 한진그룹 계열사입니다. 그냥 로컬 병원이었으면 다양한 에이전시를 통해 쉽게 마케팅을 했겠죠. 근데 혹시나 기업의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에이전시를 통해 일하는 게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커미션 베이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 국외 VIP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점이 힘듭니다.
에이전시에게 기대지 않고 다양한 루트와 방법을 통해 해외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더디게 진행되는 부분도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저희가 만든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몇 달 전에 중국 상해에서 미국 USC동문 행사가 열렸습니다. 센터가 행사 후원을 해주었고 제가 대표로 참석을 했죠. 그런데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다음날 새벽 응급실에 실려 갔었습니다. 그날 저녁이 행사였는데 혼자 링거를 맞고 누워 있었죠. 퇴원을 하고 한복을 입고 힐을 신고 화장을 하고 행사장에 가서 영어로 스피치를 하는데 너무 힘들더군요. 힘들게 치렀던 행사지만 무사히 마무리가 됐고, 그 때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과 아직도 연락을 하면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이 직업의 전망은 어떨까요?
한국은 메디컬 분야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국가입니다. 드라마를 보면 돈 많은 재벌이 미국에 가서 수술을 받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죠. 사실 한국에서 치료 및 수술을 받는 게 더 좋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의료 수준을 자랑합니다. 또 호텔비용 등 전반적인 옵션들이 미국이나 태국,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좋고 가격부담도 적어서 꾸준히 경제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분야 에서 필요한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전망이 밝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부하고 도전해보길 추천합니다.
Q) 이 직업을 선택하려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지만 ‘재밌겠다’, ‘난 할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부딪쳤고 꾸준히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사무실에서 하는 업무도 있지만 많은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교성은 필수입니다. 직업에선 적성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 일에 적합한 성격이고, 스스로 노력한다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