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컨설턴트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콘셉트를 구상하고, 실물로 구체화시키는 일을 한다. 기존 경영컨설턴트와 가장 구별되는 특성은 ‘혁신’이란 과정을 통해 소비자를 중심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진단하고 기획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고객 중심의 가치를 낼 수 있도록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구성하고 구체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컨설팅 과정은 고객이 요청한 프로젝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의 콘셉 개발, 소비자경험(User Experience)개선, 미래 시나리오 도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새로운 ○○서비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0년 뒤 ○○는 어떻게 변할까?’ ‘소비자들은 ○○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에 대답하는 과정이다. 아이디어는 즐거운 물리적, 심리적 환경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즐겁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는 일반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사무실에서 일하지만 딱딱하고 건조한 공간이 아닌 편안하고 즐거운 공간에서 일하게 된다.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고객사에 프로젝트 룸을 신설하고 그곳에서 함께 의歐竪?한다.
창의성이 생명이다.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을 똑같이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의 방식이나 틀에서 변화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에 대한 책을 읽거나 사회의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창의성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생각들을 나눌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타인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능력 등도 필요하다. 특별히 요구되는 자격증이나 선호하는 관련 학과는 없다. 오히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므로 전공이나 자격보단, 얼마나 열린 사고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어떤 일이든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경험이 있거나 모두가 그냥 지나치는 것에 의문을 갖고 통찰력을 발휘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이 경력이 된다.
국내 이노베이션(innovation) 컨설팅을 하는 업체에서 일하며, 주로 국내 대기업과 프로젝트 형태로 일한다.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기업은 가전제품 제조사에서부터 IT, 통신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며 공공기관 및 중소기업 등으로 서비스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임금수준은 실력 및 경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국내기업의 평균 연봉 수준과 비슷하다. 현재 산업 규모는 국내에서는 막 시작한 단계라 산업 초기 단계로 생각하면 된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상상력, 창조력, 창의력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기업 및 다양한 조직의 창의력 향상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의 창의성도 높여주는 아이디어컨설턴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어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
(주)크리베이트 파트너스, CEO 박성연 씨. “상상 속 아이디어를 현실로 실현하는 일”,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기업 또는 개인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이 일이 “여러 사람한테 도움을 줄 수 있어 좋다”고 강조한다.
Q) 아이디어컨설턴트로 현재 어떤 일을 하는지 말씀해주세요.
A) 새로운 기능의 휴대폰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깜짝 놀랍니다. 우리가 상상만 하던 것을 어쩜 저렇게 실제로 구현해냈을까 싶죠. 저는 사람들이 상상만 하던 기능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상하고, 실제 물건이나 서비스로 구체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내놓는 건 아니고요. 오랫동안 아이디어를 내놓고 구체화시키는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여러 방법론 등을 기업이나 대학 등에서 강의하기도 합니다. 또 기업이나 대학에 상담해준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디어가 실제 적용되도록 ‘creative workshop’이란 이름의 창의력 교육도 하고 있어요.
Q) 보통 새로운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나올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요?
A) 프로젝트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4개월 정도 걸려요. 새로운 아이디어는 가만히 앉아서 떠올리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 조사 및 트렌드 리서치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알아내는 게 첫 번째 순서죠. 소비자의 요구를 열쇠 삼아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그다음에도 소비자의 반응을 계속 살펴가면서 실제 상품을 완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소비자에게 이 제품을 어떻게 알리고 소통할지도 함께 고민하고요.
Q) 어떤 준비와 노력을 통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A) 기존의 마케팅과는 다른 방식의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해외에 아이디어 컨설팅을 하는 회사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그걸 계기로 회사를 만들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죠. 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아이디어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업무,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가고 있단 걸 알고, 이 분야에 더 도전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동료를 경쟁상대로 보는 게 아니라 협력자로 여기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어요.
Q) 아이디어컨설턴트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A) 기존에 없는, 또는 기존과는 다른 것을 구상하고 만들어 간다는 점이예요. 업무 자체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새로운 아이디어 구상을 위한 학습이 중요합니다. 학습에선 새로운 트렌드, 아이디어 방법론 등을 공부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기 계발과 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이 직업의 큰 장점이죠.
Q)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려면 특별한 환경에서 일해야 할 것 같은데 실제 어떤 분위기 속에서 일하시나요?
A) 맞아요. 일을 하면서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새롭고 혁신적인 것들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업무 과정 자체가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면이 많죠. 그래서 회사 분위기도 자유로운 편입니다. 그 점이 큰 매력이기도 해요. 예를 들어볼까요? 새로운 시각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오잖아요. 그런 점에서 저희 회사에선 나이, 직위 등과 같은 서열에서 오는 딱딱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직위를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대표이사 아래 모든 직원은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고 있죠. 그리고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새로 알게 된 정보나 지식 등을 자주 공유합니다.
Q) 자유롭고 창의적인 반면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A)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어요. 특히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구체적인 서비스나 제품 안에 담아내야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머릿속에 있는 개념을 이해시키고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어렵죠. 우리끼리 소통했다고 일이 마무리되는 것도 아닙니다. 팀원들끼리 치열하게 고민해서 구상한 아이디어를 고객한테 전달하고,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도 어렵죠.
Q)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맞아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과정이 어렵긴 하지만 그만큼 보람과 성취감이 큽니다. 과학자가 새로운 뭔가를 발명하거나 탐험가가 미지의 땅을 발견해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희에게 아이디어 컨설팅을 의뢰한 고객이나 그 고객들이 상대하는 소비자의 숨은 니즈(needs)를 발견하고,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끊임없이 생각하는데, 그들이 원하는 뭔가를 정말 제대로 찾아냈을 때 미지의 세계를 처음 발견한 기분이 듭니다.
Q)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모든 사람들이 쉽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디어카드(IDEA CARD, http://ideacard.crevate.com)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배포한 적이있어요. 다운로드 사이트를 만든 지 일주일 만에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카드를 다운받아 갔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카드를 필요로 했다는 것도 알게 됐지만, 그보다 더 놀라웠던 건 정말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 카드를 찾았다는 거예요. 학교 선생님, 디자이너, 회사원, 사업가, 개발자는 물론 의사, 변호사 심지어는 군인까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카드를 받아갔더라고요. 아이디어를 낼 때 겪었던 어려움, 아이디어 카드의 응용 방안 등 아이디어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만날 수 있었어요. 이 일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고, 저 역시 이분들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어요.
Q) 미래 아이디어컨설턴트에게 꼭 해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A)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는 거잖아요. 직업 선택을 할 때에도 적극적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스스로 미래 지도를 그려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신중함도 필요하겠죠.
아이디어컨설턴트라는 직업은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선 직업입니다. 하지만 외국에선 비슷한 유형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런 점에서 직업 전망이 밝은 편입니다. 또 앞으로는 우리 앞에 던져진 과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점점 더 뚜렷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아이디어컨설턴트가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나 역할은 더 커질 수 있겠죠.
스스로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