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힌트. 호텔에서는 로비에 발을 들이기도 전에 투숙객을 위한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직업명만 들어도 어떤 일을 하는지, 얼핏 짐작이 가는 분들, 바로 도어맨(Doorman)입니다. 출입문 가까이에서 고객을 맞이하여 고객의 시중을 든다고 하여 도어맨이라고 하는데요, ‘현관안내인’이라고도 불립니다. 도어맨은 고객의 차가 도착하면 차문을 열어 고객이 안전하게 내릴 수 있도록 돕고, 벨맨에게 고객의 짐을 운반하도록 지시합니다. 고객이 호텔을 나설 때는 자가용을 호텔 입구에 대기시키고, 차문을 열어주고, 필요시 택시를 호출해 주기도 합니다. 호텔 현관 앞이 혼잡하지 않도록 주정차를 통제‧관리하고, 고객의 요청에 따라 차량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인근 관광지, 교통편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일도 이들의 몫입니다. 호텔의 입구 밖에서 가장 먼저 고객을 맞이하는 도어맨, 호텔의 첫 인상을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군요!
호텔에는 투숙객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바로 벨맨(Bellman)인데요, 호텔을 방문한 고객을 현관에서 맞아 객실로 안내하고, 호텔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업무입니다. 도어맨의 신호를 받으면 고객의 짐을 대신 들고, 로비에 있는 프런트데스크로 고객을 안내합니다. 고객이 숙박에 필요한 등록절차를 밟는 동안 대기했다가, 등록절차가 끝나면 프런트데스크 사무원으로부터 객실열쇠를 건네받아 고객을 객실까지 안내합니다. 객실 내에 손님이 원하는 위치로 짐을 옮긴 후에는 TV, 에어콘, BGM BOX(침대 옆에 있는 라디오가 달려있는 책상)의 조작방법, 전화통화 방법, 도움요청 방법, 긴급상황 발생 시 대처방법, 비상구 위치 등을 알려줍니다. 장기투숙객 등 짐이 많은 경우도 있는데요, 이때는 중요한 짐을 먼저 옮기고, 나머지 짐은 손님을 객실로 안내한 후에 벨보이 웨건(bell boy wagon: 수하물을 옮기는 바퀴달린 수레)을 이용해 옮깁니다. 고객이 퇴실할 때에도 벨보이들이 고객의 짐을 호텔 입구까지 운반해 줍니다. 이외에도 손님에게 온 메시지와 우편물 전달, 세탁물 배달 등 잔심부름도 수행합니다.
도어맨이나 벨맨 채용 시 일반적으로 학력이나 전공에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호텔 관련 전공들이 많이 생기면서 관련 전공자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호텔의 경우 외국인이 자주 출입하는 곳인 만큼 외국인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어학능력이 필요합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의 외국어 실력을 쌓아두면 좀 더 취업에 유리하겠지요? 또 나라별 정중한 인사법 등 국제적 매너를 익혀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궂은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서비스마인드를 갖추는 것입니다. 업무 특성상 투숙객에게 우편물을 전달하고, 세탁물을 배달하는 등 잔심부름도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각종 서비스업종에서 경험을 두루 쌓으며 서비스마인드를 기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호텔 정문 앞에 차량이 도착하면 차 문을 열어주고 깍듯이 인사하는 도어맨, 투숙객의 짐을 운반하고 객실 내 시설물 및 서비스 안내를 담당하는 벨맨. 이들의 일자리는 호텔 등 관광숙박시설의 증감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전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 대비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객실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 숙박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관계부처간의 노력으로 2014년 기준 서울의 호텔 객실 수는 3만 2482실로 2010년 2만3176실에 비해 40.2% 급증했고, 2017년까지 5만 3000실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도어맨과 벨맨의 일자리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에 호텔 관련 학과가 많이 개설되어 매년 많은 인력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규모가 큰 특급호텔에 취업하려면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특급호텔의 경우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숙객이 많은 만큼 채용과정에서 외국어능력을 갖추면 유리합니다.
도어우먼, 벨우먼은 없나요? 남녀평등 문제에 민감한 사람은 이런 의문도 가질 수 있습니다.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일반적으로 도어맨과 벨맨은 하루 24시간 3교대에 따라 밤이나 새벽에도 일해야 하고, 근무시간 대부분 서서 일하는 등 육체노동의 강도가 센 편입니다. 고객 출입이 잦은 오전, 오후, 식사시간 등에는 특히 더 바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전직을 하는 경우가 잦은 등 강인한 체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버텨내지 못한다고 합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도전하기에 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종사자의 대부분이 남성이라고 합니다.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 하나 더 할게요. 특급호텔의 도어맨들이 중요하게 갖춰야 할 능력이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바로 눈썰미라고 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 많은 만큼 모임을 자주 가집니다. 일정이 많고 바쁜 사람들이기에 조찬모임, 오찬모임 등 식사를 겸하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호텔을 즐겨 찾습니다. 호텔 입장에서는 중요한 고객일 수밖에 없겠네요. 특히 정권이 교체된다거나 대기업 임원의 인사이동이 있을 때 모임이 잦기 때문에 신문이나 시사주간지 등을 통해 새로 부임하는 인물들의 사진부터 챙긴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