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는 일반적인 수사기법으로는 풀기 힘든 강력사건에 투입되어 자료와 증거를 토대로 범죄자 타입을 유추함으로써 용의자의 범위를 축소하고 수사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사건 현장에 출동해 범행준비부터 범행수법, 시신처리방법 등 범죄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재구성하여 범행동기와 용의자의 특징 등을 분석해요. 또한, 축적된 자료와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용의자의 성격, 행동유형을 분석하고, 도주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여 수사진에게 제공합니다. 용의자의 범위를 좁혀 수사가 쉽게 진행되도록 돕거나, 수사 가치가 있는 목격자와 진술을 가려내기도 하죠. 피의자가 검거된 후에는 심리적 약점을 공략해 자백을 유도하고, 여죄를 밝히는 심문에도 참여합니다. 또 향후 유사범죄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범행동기나 범행장소, 범행수법, 범인의 성장배경 등 관련 자료를 축적해두는 일도 이들의 역할입니다.
업무 강도는 무척 센 편입니다. 근무시간이 길뿐만 아니라 범죄자가 언제 사건을 일으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춰서도 안 되지요. 끔찍한 범죄현장을 감식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인 강인함이 요구된다고 해요.
프로파일러는 대개 경찰공무원 신분으로 경찰청 과학수사센터나 경찰서의 과학수사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서 일합니다. 과학수사 경력을 쌓은 경찰관 중에서도 범죄분석 전문교육을 이수한 사람에 한해 프로파일러 자격이 주어지며, 이후 경찰학교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고나면 지방청 과학수사계 등에 배치되어 프로파일링 업무를 맡게 된다고 해요. 특채로 입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6년부터 매년 12명 내외로 선발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경찰학교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은 후 프로파일러로 활약하게 된답니다. 특채된 범죄심리 분석관들은 심리학, 사회학 전공자들이 많으며, 석사 이상의 학위소지자가 우선 대상이라고 해요. 심리학 중에서도 범죄심리학이 가장 관련이 깊으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일부 대학원에만 범죄심리학이 개설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 외에 인류학이나 상담기법을 전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최근 특별한 범행동기가 없는 ‘묻지마 살인’ 등의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범죄현장에 증거를 남기지 않는 지능범이 늘어나면서 범죄심리 분석업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프로파일링이 초기 단계여서 축적된 자료가 많지 않고, 인력 부족으로 피의자와 면담을 하지 못하는 강력사건도 많지요. 이처럼 사회적으로 프로파일러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경찰청 내에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받고 있으므로 향후 채용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기존 인력의 전문화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요. 또한, 모든 범죄수사에 프로파일링 기법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인력 증원에 일정한 제한성은 존재한다고 하네요.
회사원들은 ‘회사에 다녀온다’고 하지만 프로파일러는 ‘집에 다녀온다’고 표현할 정도로 야근이 잦고 긴급출동에 대비해야 하는 등 노동강도가 세다고 합니다. 또 처참한 범죄 현장이나 이를 경험한 피해자와 마주해야 하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고 해요. 그러나 사회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보람이 큰 만큼 정의감과 책임감이 투철한 사람이 도전해볼 만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