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아티스트는 물감이 아닌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입니다. 디지털 미디어(digital media)를 활용해 조각, 회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미술행위를 하죠. 기존의 화가나 조각가등 미술가와 하는 일은 같지만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요. 더 이상 붓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만이 화가가 아니라 모니터에 대고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화가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죠.
과거 백남준은 “비디오가 언젠가는 캔버스를 대신할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요, 그가 말한 비디오가 모니터로 변경되었을 뿐 그 말은 지금도 유효해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디지털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는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 설치 예술 등을 주로 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에 대한 정의와 표현의 범위를 확대했죠.
디지털 아트를 포토샵을 활용한 그림으로만 한정짓는 경우가 있는데, 디지털 아트는 그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에요. 디지털 기기를 통해 작업하는 모든 예술 활동을 지칭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화가들과 범주를 달리하죠.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는 것을 비롯해 사진을 찍어 포토샵으로 편집하고 이를 다시 그린 작품이나, 3D로 입체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등 다양한 활동이 디지털 아트에 포함됩니다. 작품 중에는 관람자의 위치나 시각에 따라 반응하는 작품, 관객이 직접 터치하여 작품을 변형하는 것 등 관람자와 작가가 작품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분야도 있어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라고도 해요.
디지털아티스트는 그림이나 예술적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러스트나 그래픽 작가로 활동할 수도 있어요. 또한, 방송효과나 광고 등에서 예술과 디지털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창작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상업광고 분야 등에서 일할 수도 있답니다.
디지털아트학부, 디지털예술학과 등의 전공자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미술을 전공한 일반 예술가들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들거나 디지털 기기를 통한 전시를 하면 이를 모두 디지털아트라고 해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다고 해서 클릭 몇 번, 갖다 붙이기 등으로 작품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에요. 실질적인 채색이나 명암 등의 작업은 하지 않지만 색조합의 노하우, 명암 다루는 법, 텍스처 등 기본적인 미술에 대한 지식과 이해, 경험이 필요하죠. 그 위에 디지털 기기의 능숙한 활용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기존에 없던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순수예술작가들의 경우 디지털 아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경우가 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의 발달과 순수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많은 작가들이 디지털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디지털 아트는 사진과 구분되지 않는 그림, 강렬한 색감과 입체적 표현 등 순수미술에서는 표현하기 힘든 것이 가능하고 미술관을 찾아가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한 관람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점차 대중의 관심을 얻고 있어요.
기존의 예술작품들은 똑같은 작품을 생산해낼 수가 없고 작품의 가격도 높아 소비계층이 한정되어 있었지만, 디지털 아트는 동일 작품의 다량 생산이 가능하고 작품의 가격도 낮은 편으로 많은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죠.
또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2012년 시행된 예술인복지법 및 예산확대 편성, 예술인협동조합의 설립 등 예술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 활성화로 인해 디지털아티스트 같은 예술인의 취업자가 증가할 전망입니다.
실제 창작을 하는 업무인 만큼 열정과 창의성이 필요해요.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디지털 드로잉과 디지털 페인팅으로 그려내 완성해야 하는데, 그 과정은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만큼이나 지난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해요.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작하는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야만 이 일을 즐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