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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상세
직업명 화면해설방송작가
최종수정일시 2016-02-29 09:06:16.0
Q) 화면해설방송작가로서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프리랜서 화면해설방송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방송뿐 아니라 영화 등 시각적 기능이 온전한 사람들만 누리고 있는 매체를 모두 문자화해서 시각장애가 있는 분들도 영상을 귀로 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매주 1,2회 화면해설작가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홈쇼핑에서도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준비중인데 제작진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러 외부에 나가기도 합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언어로 옮겨주시나요?
A) 영상을 보다 보면 대사 없이 음악만 나오는 부분, 묵음으로 영상만 흐르는 부분 등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말로 설명해서 영상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어떻게 서비스를 접할 수 있냐고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일반 텔레비전에서 음성다중 메뉴를 선택하면 화면해설이 들어간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미디어센터에서 수신기를 별도로 제작해서 신청자에한해 무료로 배포하기도 합니다.

Q) 모든 프로그램에 화면해설이 있는 건 아니죠?
A) 아닙니다. 시청자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면 좋은데 현재 상황은 방송사 형편에 따라 화면해설을 할 프로그램이 정해집니다. 방송사에서 어떤 프로그램에 화면해설을 넣자고 통보하면 그 프로그램의 특성, 제작 시간 등을 고려해서 그에 맞는 화면해설방송작가가 선정됩니다.

Q)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A) 대학교에서 극작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방송구성작가, 홍보영상작가 등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일을 해왔습니다. 호기심이 많아 성우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다가 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녹음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그때 노원시각장애인센터의 센터장께서 미국에 있는 ‘화면해설’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고 돌아오셨고, 우리나라에도 도입되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그걸 계기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화면해설방송작가라는 직업은 언제 처음 생긴 건가요?
A) 제가 국내 도입을 제안했을 때가 1999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화면해설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죠.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서비스가 되고 있더군요. 그래서 화면해설 국내 도입을 협조받기 위해 방송사를 찾아다니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가 제정되고, 2012년도에 법령이 정비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음 도입을 제안했을 때가 13년 전인데 지금은 규모가 많이 커졌습니다.

Q) 이 일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나요?
A) 화면해설을 도입하고 방송사의 협력을 얻어서 한 두 작품 제작을 시작했을 때 시각장애인들이“새로운 세상을 얻은 것 같다”며 기뻐해주시더군요. 이게 내가 할 일이구나 싶어서 2004년부터는 다른 일을 모두 접고 화면해설에만 매진했습니다.

Q)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들을 하셨어요?
A) 텔레비전을 볼 때 오디오를 끄고 보는 것은 기본이고, 제가 눈으로 보고 있는 모든 사물들을 말로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모습을 관찰하고 유추하는 연습, 광고판을 보면서 그것을 설명하는 연습 등을 일상적으로 합니다.
일반적으로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모든 사물이 제게는 설명을 해야 하는 대상, 숙제거리입니다.

Q) 이 직업만의 매력은 뭔가요?
A) 이 직업을 통해서 가장 크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자기 보람, 자기 만족감입니다. 내면을 속속들이 모르는 사람들은 일단 작가라고 하면 멋있다고 합니다. 일의 내용을 얘기해 주면 굉장히 좋은 일을 한다고들 말합니다.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필요로 하고,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등 나름 고충이 있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Q) 힘든 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A) 외국에선 방송을 사전에 제작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그렇지 않습니다. 미리 대본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작가가 직접 대본을 구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상황이 나아져서 대본을 받아 보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영상물 제작에 참여하는 작가는 제작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글을 쓰지만, 저희는 전날, 밤 11시에 드라마가 끝나면 그때부터 대본을 쓰기 시작해서 그 다음날 아침 9시에 대본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스튜디오에서도 빨리 방송용으로 테이프를 만들고, 빨리 송출하죠. 언제나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게 됩니다.

Q) 시각장애인들의 반응도 살피시나요?
A) 그렇죠. 저 나름대로는 한참 고민한 끝에 방송물을 만드는데 아무래도 보이는 사람 입장에서 쓴 글이라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많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Q)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연예인들이 촬영하면서 ‘링거투혼’을 한다는 얘기 많이들 하죠? 저 역시 링거투혼을 하며 글을 쓴 경험이 있습니다. 극장용 영화는 집에서 작업을 할 수 없습니다. 개봉 전에 사전영상 노출을 막기 위해서 영상제작위원회에서 정해준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작업을 하죠. 언젠가 극장용 영화 화면해설 작업을 할 때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와서 쓰고, 또 주사를 맞고 와서 쓰고 그렇게 며칠을 작업했던 적이 있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어떤 건가요?
A)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대본이 거의 시놉시스에 가까웠어요. 대본, 대사나 씬 구분이 안 되어 있는 반쪽짜리 대본인 데다가, 뭔지도 잘 모르는 전쟁에 사용되는 무기 이름, 전쟁 상황들을 혼자 찾아가며 공부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4일 밤낮을 꼬박 새웠는데 그 영화를 끝내고 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Q) 이 직업을 선택하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교육생들에게 제일 먼저 체력단련을 하라는 얘기를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칼로리 소비가 많습니다. 자기 관리를 스스로 잘 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체험하지 못한 것을 쓰는 일이 어렵다보니 사회경험이 많은 분들이 도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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