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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상세
직업명 전통가옥기술자
최종수정일시 2016-09-07 14:37:36.0
도편수 | 안광훈

"건축가보다는 고집스런 장인이 되어야 합니다"

Q)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한옥을 짓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옥의 주 건축재료가 나무이다 보니 목수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목수 분야도 궁궐, 사찰 등 여러 분야로 나뉘는데, 저는 그중 집의 형태를 궁으로 잡아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잘 지어진 형태가 궁이기 때문에 궁이 가지고 있는 구조를 민가로 옮겨 짓는다고 보면 됩니다. 현장에서는 공사와 인력을 총 관리하는 도편수로서 건축주와 상의 하에 전체적인 계획부터 설계, 시공 등을 다 맡고 있습니다. 문화재 쪽에서 일한 경력도 있는데, 그때는 목수 일만을 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30평 기준의 집을 짓는다고 했을 때, 설계기간을 빼고 순수 공사기간만 1년 정도가 걸립니다. 또 계절별로 공사일정이 다른데 겨울에는 마루 장을 끼울 때 틈이 덜 벌어지기 때문에 겨울에 하는 것이 좋고, 여름에는 나무관련 일보다는 흙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계절과 같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야 하는 일이라 도편수가 되려면 최소 10년 이상을 일하며 노력해야 합니다.

Q)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현재 이 일을 하게 되었나요?
A) 그저 목수일이 좋았습니다. 20대 때 첫 직장은 금속 회사였는데 그때도 목수일, 집짓는 일을 하고 싶었고, 주위에는 목수가 없어서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유명목수를 찾아다니다가 30대 중반에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늦게까지 일해야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휴일도 없이 몸을 쉬지 않고 움직여야 했고, 씻는 것도 불편했습니다. 대패질로 시작해서 몸에 익을 때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는데, 15년 정도가 지난 후에야 도편수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이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말 그대로 전통가옥, 한옥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전통’이라는 기준에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타협하지 않고 힘이 들어도 계속해 나가야 앞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며 자꾸 타협하다보면 그대로 집에 드러나기 마련이어서 결국 하자가 생기더군요.

Q)일을 하며 힘든 점과 보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제가 추구하는 한옥은 대중적이지 않습니다.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같이 누리기 힘들지요.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있고 이런 부분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옥은 3개의 소재, 즉나무, 돌, 흙으로 다 짓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30평짜리 집을 지으려면 200평 정도의 땅이 필요하지요. 양식 건물에 비해 처마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 때문에 땅이 100평이면 처마를 포함해 집이 땅을 다 차지하게 되어 남는 공간이 없게 됩니다. 또 한옥에는 직접 조명이 없고 전부 간접조명이 쓰입니다. 때문에 마당이 있어야 빛이 반사돼 집이 어둡지 않고 한옥 고유의 느낌이 살게 되지요. 그러려면 200평 정도가 필요한데, 건축주는 양식집처럼 100평 땅에 30평 집을 지어달라는 경우가 많아서 난감합니다.
위와 같은 건축적 차이로 집을 짓는 과정에 건축주의 불만이 커질 때도 있는데, 그래도 완성 후엔 최고라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볼 때 큰 기쁨을 얻습니다. 과정에서 많이 부딪힐 때가 많지만 결과물이 나올 때 마다 내 신념이 옳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한옥 건축에 대한 실제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도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개인이 상담을 의뢰하고 실제 건축에 들어가는 경우는 50건 중 한 건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격문제가 크기 때문인데요. 한옥의 경우 제대로 지려면 30평 기준으로 평당 2천 정도로 고가이기 때문입니다.

Q)이 직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A) 긍정적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건축물이 최고라는 점에서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옥이 우수하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겁니다. 경남 하동에 있는 집같은 경우는 목수 일만 3년을 했고 평당 3천만 원이 넘는데, 그런 집은 보수가 거의 필요가 없습니다. 일반적인 한옥도 평당 700만 원 정도인데 그런 집과는 또 다르지요. 잘 지은 집을 지어야지 ‘싸구려’는 짓지 말아야 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최고의 우리 한옥을 짓는 일은 계속 되겠지만, 다른 유망한 직업처럼 ‘밝다 아니다’를 논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Q)이 직업에 도전하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건축가보다는 고집스런 장인이 되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렵고 오래 걸리는 걸 매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일이 쉬웠다면 도전하지 않았을 겁니다. 한옥 목수라는 건 환경이 열악하지만 정말 깊이 있고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일입니다. 하면 할수록 힘들고 어려운 걸 깨닫게 되면서도 한옥이 우수하다는 걸 알게 되지요. 정말 잘 지어진 한옥과 모양만 한옥인 집은 구분되어야 하므로, 우리 한옥에 대해 잘 알고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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