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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직업·진로 직업정보 직업인 인터뷰
'직업인 인터뷰'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널리 이름을 알린 직업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들의 일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꿈을 찾고 미래를 계획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김은희 | 한국난독증 연구소 대표

은희야, 넌 이렇게 살 애가 아니야...
제가 대학을 다니던 80년대 당시 사회적 분위기가 강의실에서 공부만 하기에는 불편한 시대여서 동아리회장, 학교 대표로서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전공에 대한 깊은 지식을 쌓을 수가 없었고 불문학 전공으로 취업을 할 만한 마땅한 곳이 없었습니다. 대학졸업 직후 바로 결혼해서 1남 1녀를 낳고 아파트 평수 늘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아줌마로 살아가던 그러던 어느날, 대학시절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모처럼 집에 놀러왔는데 계속 해서 쉬지 않고 해대는 시댁과 자식이야기, 아파트나 땅 이야기, 그러다가 왠지 우울하고 화가 많이 난다는 나의 말을 아무 말 없이 듣더니 내 손을 꼭 잡고 “은희야, 너는 이런 애가 아니야, 너는 이렇게 살 애가 아니야” 진심으로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말하는 친구를 보며 순간 부끄러움이 확 몰려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니야, 이런 모습은 진짜 나의 모습이 아니야, 20년 후 분명 나의 모습에 실망을 하고 우울해 질거야, 하지만 아이들이 이제 4살, 8살인데 내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뭘 해보려고 해도 돈도 없고....
친구를 만난 그날부터 ‘나는 누구일까? 나의 예전 모습은 어땠을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현재의 나의 모습이 내가 나이 들어서도 만족스러울까?’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신문기사를 보았는데 미국에는 언어치료사가 활발한데 국내에는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순간 머릿속으로 빛이 반짝이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래 이거야 내가 언어에는 좀 소질이 있잖아, 가르치는 것도 좋아하고, 내가 대학 때 그렇게 소외계층 어쩌구 했는데 이런 소외받는 장애아들을 치료 한다면 좋겠구나 그리고 아직 이런 직업군이 없다고 하니 앞으로 전망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어치료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그리고 난독증 전문가가 되기까지...
1994년쯤 신문기사를 통해 발달장애아치료전문가 과정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강좌를 들으면서 언어치료사도 별도로 취득하고, 평생교육원을 통해 사회복지사도 취득하고 건강가정사도 함께 취득하였습니다. 상담을 하다보니 심리학이 반드시 필요했고, 다시 평생교육원의 학점은행제 심리학과정을 등록하였습니다.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나의 문제의 원인에 대한 통찰을 하는 시간을 가졌고 아동과 부모의 심리에 대하여 좀 더 전문적으로 상담을 하게 되었으며 임상심리사 시험에도 합격하여 심리 전문가로서의 자신감이 커지는 것을 체험하였습니다.
20여 년간 발달장애, ADHD, 학습장애 등을 치료하면서 아무리 열정을 다해 가르쳐도 좋아지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좌절감을 느끼던 중 많은 학습부적응 학생들의 문제가 단순히 게으르고 산만하고 자기주도적이지 못하고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난독증이라는 신경생리학적인 문제로 인해 노력해도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학습부진 대책이 있고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는 데도 해결이 되지 않고, 학습부적응이 학교부적응과 학업중단, 사회부적응으로 연결이 되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취약계층에 분포되어 있는 난독증 아이들을 도우려면 정책적 도움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전반적으로 난독증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것이 가장 어려워
아직 난독증에 대한 선별조사 조차도 안 되어 있어 난독증 학생들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고 있고, 엄마들도 단지 공부를 못할 뿐인데 무슨 학습장애라고 못박는 건 아닌지 또는 이름도 생소한 난독증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관련되는 교수들에게도 질문을 했지만 이미 특수교육에서 학습장애 부분으로 하고 있었다 라든지 언어치료에서도 이미 언어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는데 굳이 난독증 전문가가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고 독서치료를 하시는 분들도 자신들 영역이라고 주장하거나 교육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도 학습부진이나 이에 따른 학습코칭은 이미 자신들이 해오던 분야라고 주장하여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에 굴하지 않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합하고, 그에 따라 난독증 학생들을 돕기 위한 법률적 근거를 만들고 난독증 바우처를 만들어 난독증 전문가가 일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으며 교육청별로 난독증 선별 및 심화검사를 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교사, 학부모, 담당 공무원들을 상대로 인식전환을 위한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좀 더 체계적으로 난독증 분야를 전문화시키고 한국적 도구개발도 하기 위하여 뜻을 같이 하시는 전문가들과 함께 난독증 협회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대학에도 난독증 치료학과 개설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모든 교육관련 분야에서 난독증 전문가가 일 할 수 있는 많은 장을 만들어 그들이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난독증 전문가 역시 끊임없는 공부와 애정이 필요한 직업
저의 경우는 창직에 앞서 우선 배출한 전문가들이 합법적으로 일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법률과 바우처라는 제도, 교사나 학부모의 인식전환, 교육청에서의 난독증에 대한 인식과 전수조사 및 전문가를 통한 치료방법 모색 등을 할 수 있도록 큰 틀에서 우선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현재는 난독증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져 교육과학부에서 전국 8,500명 대상으로 한 난독증 선별검사를 하였고 이에 따른 전문적 심화검사와 함께 치료를 담당할 전문가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법률 제정 이후 난독증에 대한 진단도구도 많이 출시가 되고 있고 후속 연구가 뒤따르고 있어서 예전보다 쉽게 진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난독증 전문가가 되면 난독증이라는 제도와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서 관련 공무원, 전문가들, 학부모에 대한 인식전환에도 노력을 해야 됩니다. 생소한 개념이라 한 번에 안되면 수회를 반복해서라도 납득하실 수 있을 때까지 설명을 해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난독증 전문가는 언어, 두뇌신경생리학적 지식, 심리 등의 지식이 골고루 필요한 분야입니다. 전문가로 인정을 받으려면 경험과 함께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와 도와주면 극복이 가능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난독증 아동·청소년에 대한 애정과 이들을 돕기 위한 열정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학문에 대한 끊없는 호기심과 문제를 가진 아이들을 돕기 위한 열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난독증 아동의 문제를 훗날 사회적 문제와 결부하여 이해하고 도움을 줘야 된다는 사회적 책임감이 저를 채찍질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많은 일을 해낸 데에는 결코 저 혼자 힘으로는 할 수가 없었는데 관계를 가졌던 학부모들과의 계속되는 교감과 지역사회에서 크고 작은 교육관련 위원회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부분의 학생들의 문제와 그 원인을 찾아보는 과정들이 도움을 줬고 여기서 알게 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지지를 해주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험과 좌절이 창직의 원천
어느 날 혼자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단번에 창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20여 년 동안 문제를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끝없는 의문을 가지고 연구를 한 결과 난독증을 알게 되었듯이 경험과 좌절 등을 통해서 새로운 일에 대한 영감이 떠오른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창직과 확산에 있어 주변의 우호적 지원군을 많이 만들고 함께 해나가야 되며 그동안 해오던 것들의 복제가 아닌 좀 더 창의적이고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개념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구해서 더욱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진화를 해야 창직이 자리를 잡고 사회에서 도움이 되는 분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괴테가 말했습니다. ‘재능은 고독속에서 이루어지고, 인격은 세파 속에서 이루어진다’모든 일은 첫발을 내딛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암스트롱처럼 누군가는 좌절과 고독을 이겨내고 첫발을 내딛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선택하는 그 순간 이루어진다’ 라는 긍정적 마인드로 열정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내 개인적 성취가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기바랍니다.

담당부서 : 미래직업연구팀
담당자 : 이랑, 이유진(1577-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