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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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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널리 이름을 알린 직업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들의 일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꿈을 찾고 미래를 계획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워크넷이 만난 사람들 - 수의사 박정윤

수의사 박정윤
동물의 아픔은 물론, 사람의 마음을 함께 보듬다
수의사 박정윤

1인 가구의 증가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인구수도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이들의 역할도 절실해졌다. 동물의 아픈 곳을 치료하는 수의사이다. 수의사는 동물 뿐 아니라 동물의 보호자인 사람의 마음까지 보듬는다. 동물을 사랑하고 사람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에게만 수의사가 될 자격이 주어진다.
수의사란 어떤 직업 이고 현재 하시는 일과 관련해서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수의사라고하면 동물을 치료하는 의사라고들 생각하는데 저는 동물에 치료 뿐 아니라 사람도 함께 치료하는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올리브 동물 병원 수의사 박정윤 원장입니다. 수의사라는 직업은 아픈 동물이 제 환자지만 아픈 동물이 스스로 찾아와서 치료 받는 것이 아니라 치료하는 동물과 그들의 보호자인 사람을 함께 상대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동물뿐 아니라 보호자들의 마음과 그들이 누군가에게 말하기 힘든 일들까지 저희가 같이 들어줘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의사는 의료적인 부분 뿐 아니라 그 보호자들도 함께 치료관리 해야 하기 때문에 동물만을 생각하고 사람을 상대할지 모르는 사람은 많이 힘든 직업입니다. 동물을 사랑하지만 사람도 사랑할 줄 알아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수의사라는 직업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요? 현재 이 일을 시작하신 동기와 관련하여 특별한 계기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꿈이 없었습니다. 보통 문과와 이과를 선택하면서 꿈을 가지게 되는데 그때 저는 수학이 싫고 과학을 못하니 당연히 문과를 가야지 이런 식으로 선택을 했고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갔습니다. 서강대 종교학과에 입학을 하였는데, 뭘 하면서 지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동물을 굉장히 좋아했던 걸로 유명했습니다.

고등학교 방학 자율학습 때 강아지를 데리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대학교 2학년 어느 날 친구들과 한강 고수부지에 놀러갔다가 주인이 애완견을 심하게 학대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가서 말리게 되면서 논쟁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내가 원하는 일이 이거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평생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면 행복할 것 같아 늦게 건국대 수의학과를 다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일과는 대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저희 병원은 오전 오후로 나누어 업무를 하는데, 아침에 출근하면 입원환자들을 먼저 돌아보고 그 다음에 오전 진료를 하고 1시부터 병실을 돌아봅니다. 입원한 동물들의 상태와 오늘 방문할 동물들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다시 오후 진료를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외과가 주 전공이기 때문에 오전엔 수술을 하고 오후에는 진료를 보게 됩니다.
일을 하며 이 일을 하길 잘 했다 하는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아픈 동물들을 잘 치료해 집으로 보내면 “평생 잊지 않겠다.” “본인이 무덤에 가서도 잊지 않겠어요.” 라고 하시는 보호자분들이 있는데 이럴 때 이 직업을 참 잘 선택했구나 싶습니다. ‘육남이’라는 열세 살짜리 발바리 늙은 개가 있었는데 다른 병원에서 포기를 해서 우리 병원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팔다리가 모두 검정색으로 변해 있고 DIC라고 파종성운구장애라는 패혈증이 오는 등 거의 마지막 단계였고 보호자 또한 각오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려보자 하며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안고 있을 정도로 극진히 간호하면서 15일간 치료하여 살리게 되었습니다. 모두 포기했던 육남이를 지극정성 사랑으로 살리게 되면서 진심이 통하는 것을 알았고 그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일을 하며 가장 힘들고 지칠 때는 언제인가요?
좋은 분들이 많지만 어떤 분들은 동물을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은 분들도 있습니다. 저희가 누구보다 동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수익이 있어야 하는 직업인입니다. 가끔 보호자 분 중에 “아니 당신이 수의사인데 아픈 동물이 있으면 치료를 해줘야지” 하시면서 보호자의 책임을 전가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도와드리는 데도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키우던 동물이 가망이 없다고 하면 “나는 그냥 죽었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동물을 키우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새벽에 어머니와 따님이 한번은 요도에 문제가 생겨 급성신부전이 걸려서 아주 심각한 상태인 수컷고양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저희가 6시간동안 힘들게 수술을 해서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있는 중이였는데, 아버님이 오셔서 퇴원을 시키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지금 퇴원하면 죽는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죽어주면 고맙죠” 라며 데리고 갔습니다. 그래서 단체에 신고를 했고 단체에서 설득을 해서 보호자가 고양이를 포기해 그 고양이를 단체에서 살렸습니다. 이런 동물들을 저희가 다 키울 수 없으니 이럴 때 한계를 느끼고 힘이 듭니다.
이 일을 위해 가장 남다르게 노력한 점은 무엇인가요?
조금 더 노력하는 점은 예전에 '하이디' 촬영을 하면서 느꼈는데, 동물들의 생각이 짧지 않습니다. 그전에 제 생각은 동물들의 생각이 어린아이 정도에 수준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든 동물들은 생각도 굉장히 깊고 자기 가족들이 어떻게 자기를 불편해 하는지도 배려를 하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고 10살 이상이 넘으면 저희가 될 수 있으면 그들이 살아온 방식을 존중해 주려고 합니다.

고정을 한다거나 피를 뽑을 때에도 갑자기 하지 않고 말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제부터 피를 뽑을 거야” 라고 안정을 시킵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갑자기 누군가가 갑자기 저를 잡고 피를 뽑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반항을 하겠죠. 동물들도 미리 이처럼 애기를 해주면 확실히 반응이 다릅니다.
이 일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능력이나 자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수의학과도 내과 외과 전공이 있지만 동물병원은 종합 병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는 평생 이 일을 하는 한 계속 공부를 해야 합니다. 저는 치과, 내과, 소화기과, 산부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등 모든 진료과를 전부 봐야 하는데 혼자서는 다 못 보기 때문에 계속 공부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 정보도 얻어야 하지요. 이런 노력을 게을리 하면 신뢰를 잃을 까봐 모르는걸 아는 척하면서 결국엔 거짓말만 늘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연민과 배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민과 배려가 없으면 동물들이 아픈 것은 내가 아픈 것도 아니고 아픈 동물들을 보는 게 일상이 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안타깝지만 10년 15년 되다 보면 숨이 깔딱 깔딱 넘어가거나 수술을 해도 많이 무뎌지게 됩니다. 그래서 연민이 있어야 하고 동물만이 아닌 보호자들도 함께 배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평소 더 나은 자기의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점은 무엇이 있나요?
저희 병원엔 사람이 많습니다. 수의사가 8명입니다. 이 일은 지치고 힘들고 몸도 생각보다 많이 고단합니다. 방광염을 달고 살아야 하지요. 수술 방 들어가면 4~5시간은 서있어야 해서 혼자라면 많이 외로운 직업입니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매일 동물 얘기만 할 수 없고 보호자를 배려하고 마음을 나누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저희 병원 식구들끼리 운동회도 하고 선생님들하고 야유회도 가고 저희 병원 동물친구들하고 캠핑장도 가고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합니다.
일을 통해 가장 마지막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저는 나이가 많은 동물들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도 수명이 점점 늘어 가잖아요. 저의 꿈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나이든 동물들이 같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소일거리로 동물들을 돌봐주고 목욕시켜 주면서 자신도 힐링이 되고 나이 들고 버려진 동물들도 같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반려 동물을 키우는 문화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동물을 학대하는 분 중에 ‘나는 동물을 사랑 한다’ 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부터 제대로 동물을 키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런 부분에 문화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중고생들이 수의사가 되고 싶은데 뭘 하면 좋을까요? 질문들을 하는데 해줄 수 있는 답은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라는 답입니다. 저는 “내신이 9등급인데 수의사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러면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도 수의사가 되는 건 아닙니다. 제 주변에도 막상 수의학과에 들어와도 임상을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입니다.

6년 동안 과정을 거쳐서 임상을 마지막 까지 남아 있는 사람은 10%도 안 됩니다. 그렇게 봤을 때 이 일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수의사만 꼭 동물을 좋아하는 직업은 아니거든요. 수의테크니션, 사육사 이런 직업들도 있으니까요.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봉사단체나 보호소에서 직접 부딪혀 보는 것입니다.

내가 정말 동물 대소변을 접할 수 있고, 더럽고 지저분한 동물을 만질 수 있는지, 그들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 등 이런 것들부터 해봐야 합니다. 세 번째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람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의사가 되려면 사람의 마음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의사로 되고 싶어 공부를 하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친구들도 많은가요?
저도 쉽게 생각했다가 해부나 동물을 다루는 방식이 완전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겁이 많고 사람을 해부하거나 공포영화 같은 것들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런데 인턴 때 치료하면서 혈관도 못 잡던 제가 내가 안하면 아픈 동물들을 고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수술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후 수많은 교육과 연습으로 익숙해졌습니다. 어렵게 공부해서 갔는데 피보고 쓰러지고 그런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람을 존중할 줄 알고 사람에게 연민을 가지고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본 사람이 더 좋은 수의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의사

수의사는 동물 내, 외부 기관의 질병, 장애 및 상처를 검사, 진단, 치료하고 수술하며, 동물의 분만을 돕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축산농가의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폐사되는 일이 없도록 방역업무를 도맡는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검사를 수행하며 돼지 열병 및 광견병 등과 같은 전염병에 대한 예방접종도 수의사가 해야 하는 업무이다. 동물의 분만을 돕거나 외과수술도 시행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육류, 우유, 계란 등 다양한 축산물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동물원의 동물과 수족관의 수생동물 등 각종 동물의 영양 상태를 관리하고 이들의 번식 및 사육, 질병과 관련하여 일을 하기도 한다.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의학과를 전공하고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담당부서 : 미래직업연구팀
담당자 : 이랑, 이유진(1577-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