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세계를 움직여요
한류를 이끄는 세계적인 안무가 정진석
미국의 한 음악전문 매체에서 ‘눈을 놀라게 만드는 케이팝의 멋진 안무13’라는 제목으로 뉴스와 영상이 공개되면서 세계인의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2010년 케이팝 영상의 시청자수는 7억뷰에서 2015년 55억뷰까지 올랐다. 케이팝 영상 속에는 우리 눈을 놀라게 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춤이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케이팝의 춤을 만들고 가르치는 사람, 방송 안무가에 대해 알아본다.

안무가 _ 춤은 나의 언어
안무가는 음악을 춤으로 표현하는 직업으로서 같은 안무가라도 춤에 따라 종류가 많고 다양한 곳에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방송안무를 하고 있는데, 방송안무가란 춤을 통해서 음악이 더 좋게 들릴 수 있도록 이미지를 창조하는 사람입니다. 대중음악을 춤으로 표현해서 사람들이 그 음악을 더 좋은 이미지로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직업입니다. 그동안 2NE1, 빅뱅, 보아, 이효리 등 많은 톱가수들이 방송이나 무대 등에서 공연하기 위한 춤동작을 만들어 지도했고 세븐, 신화, 이민우, 신혜성 등의 콘서트 안무와 다양한 CF안무를 만들고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안무가의 일과 함께 한국 종합 예술학교 실용무용예술학부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릴 적 꿈 _ 음악에 빠져 지낸 어린 시절
어렸을 적 음악에 빠져서 음악을 듣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평생 새로 나온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는 레코드점 사장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원래 안무가가 꿈은 아니었는데, 음악을 자주 듣다보니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 춤을 추는 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축제에서 공연을 해보라는 제안이 들어와서 용기를 내어 무대에 서게 되었고 그것이 이세계로 들어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때 부모님의 반대가 굉장히 컸습니다. 부모님은 미래가 불투명한 춤보다는 제가 계속 공부를 해서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하길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미래보다는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고 춤으로도 잘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춤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보람 _ 나의 안무를 보는 큰 기쁨
우리나라 가수들이 국제적으로 인기를 끄는 데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안무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많은 가수들에게 이바지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자부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했기에 딱히 어떤 이유가 없어도 항상 이 일을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대외적으로 큰 상을 받을 때 더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제가 만든 무대가 제 맘에 들었을 때 가장 큰 만족을 느낍니다. 제가 만든 안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을 때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슬럼프를 느낄 때 _ 육체적으로 고단할 때
몸을 움직이기는 일이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고단하다는 기본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춤추는 사람은 특히 몸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일에 몰두하다 보면 몸을 상해가면서 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강이 나빠지면 일을 하기 힘들게 되는데 그때가 가장 힘듭니다. 춤을 춰야하는데 몸이 아파 춤을 추지 못하고 쉬고 있으면 혼자 멈추는 느낌이 들어서 우울해지고 슬럼프에 빠지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자질 _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먼저
안무란 음악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므로 안무가가 되려면 우선 음악을 좋아해야 합니다. 춤을 잘 추는 것과 안무를 잘 하는 것은 다릅니다. 춤을 잘 추려면 노력을 얼만큼 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안무는 일반인과 좀 다르게 사물을 표현하는 능력을 타고나야 합니다. 안무는 음악에 맞춰 동작들을 어떻게 나열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집니다. 주변에 보면 좀 엉뚱한 친구들이 안무를 잘 하는 것을 종종 봅니다. 무엇인가 특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친구들이 춤동작을 만들 때도 자기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잘 표현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건강을 위한 노력 _ 가장 중요하게 건강을 챙기는 중
이 일을 하는 데는 건강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매일 밤새고 무대 위에 서서 공연하다보니 건강을 잘 챙기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열정이라는 핑계로 일을 계속하다보면 건강을 챙길 시간이 없을 때가 있는데 가급적 건강관리 쪽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꿈 _ 콘서트 연출
제 목표는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인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안무가로서 나갈 수 있는 길을 다양하게 열어가고 싶습니다. 안무 외에 강의, 무대연출 등 춤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을 직업으로서 본보기로 보이고 싶은 마음입니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저를 찾는 무대가 예전보다는 줄었습니다. 대신 지금은 안무를 짜주고 봐주는 입장으로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전 무대에 서는 게 제일 재미있습니다. 체력이 되는 한 무대 위에서 춤을 계속 추고 싶습니다. 현재 대학에서 6년째 춤을 가르치고 있는데 제가 무대에 서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줄어들게 됩니다. 방송 안무가는 트렌디한 춤을 추는 사람인데 안무를 짜더라도 무대에 서지 않으면 ‘이것이 트렌드다’라고 말할 용기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콘서트 연출도 해보고 싶습니다. 무대에 서 본 사람과 무대를 보는 사람, 두 가지 시선을 알고 있기에 꼭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꼭 하고 싶은 한마디 _ 춤이 좋다면 안무가에 도전해보자.
예전에는 춤을 배우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외국 자료 하나 찾아보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인터넷에 자료들이 넘치다보니 자신의 노력으로 실력이 향상되기도 전에 너무 수준 높은 자료들을 보고 눈만 높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잘 추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그 분분을 인정하지 않으면 현실과 괴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춤을 추기 위해 당연히 포기해야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요즘 학생들은 쉽게 배우고 익힐 기회가 많다보니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친구들이 꽤 있습니다. 춤을 잘 추고 좋은데서 춤추는 사람만 보고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예인과 같이 지내다보니 화려한 직업일 것이라고 착각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안무는 몸을 움직여야 하는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화려한 직업이라고 쫓다보면 현실과의 괴리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기 쉽습니다. 먼저 춤이 좋아서 이일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춤이 좋으면 어떤 어려움도 다 견뎌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춤은 가수가 아닌 자신을 위해 추는 것입니다. 그만큼 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갖추길 바랍니다.

안무가
안무가는 무용 또는 무용적인 연기를 수반하는 예능에서 음악 또는 가사에 따라서 움직임을 고안하고 창출하는 일을 하는 전문가다. 리듬과 엑센트가 담긴 동작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이미지를 감정을 곁들어 춤으로 구성하며, 춤이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무용가나 백댄서를 연습시키고 지도한다. 무용을 연구하고 개발하며, 의상이나 음악 또는 무대기술과 조명 등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여 무대공연을 지휘한다. 특수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무용가나 백댄서를 선택하거나 자신이 직접 춤을 추기도 한다.
안무가가 되려면 춤에 대한 타고난 재능과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남다른 인내와 끈기, 그리고 건강한 신체가 요구된다. 안무가는 몸으로 예술적 감동과 의지, 그리고 극의 스토리를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무용 안무를 고안하는 일을 담당하기에 풍부한 감정표현, 신체표현능력, 창의력 등도 요구된다. 예술형과 탐구형의 흥미를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며, 리더십, 책임감, 혁신 등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음악에 대한 실제적인 지식을 지니고, 미술에 대한 역사적 또는 미학적 이해가 없어서는 안 되며 무대의 구조 및 무대의 정신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그리고 시대정신과 인간성에 대한 지식 및 타인으로부터 신뢰받는 성실성을 가지고 지도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안무가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의 무용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하다. 민간 무용학원에서 춤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으며, 방송사 부설 방송 아카데미에 안무가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