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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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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널리 이름을 알린 직업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들의 일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꿈을 찾고 미래를 계획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워크넷이 만난 사람들 - 건축사 류춘수

건축사 류춘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예술적인 창조자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건축한 건축사 류춘수

한 남자가 밤샘 작업 끝에 설계 사무실 책상 위에서 쪼그려 자고 일어나 퇴근이란 걸 해보자고 볼멘소리를 한다. 첫사랑의 기억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아리게 했던 영화 <건축학개론>의 첫 장면으로 건축인의 현실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우리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지내고 있는 건축물을 설계하려면 엄청난 공부와 노력 그리고 포괄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우리의 생활이 건축물 안에서 이루어지기에 건축사는 곧 인간의 삶을 설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건축사란 어떤 직업인가요? 현재 하시는 일과 관련해서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건축사란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는 자격을 국가로부터 취득한 사람입니다. 건축사는 주택이나 아파트, 학교, 백화점, 병원 등 건물의 안팎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 부분까지 종이 위에 도면으로 설계를 합니다. 건축사가 국가시험에 합격함으로써 주어지는 공식적인 자격증이라면, 건축가란 건축사 중에서도 훌륭한 건축물을 남기는 작가로서 건축인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호칭입니다. 이러한 건축가를 영어로는 ARCHITECT라고 합니다.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예술적인 창조자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지요. 건축은 과학과 예술의 어느 한편으로 치우칠 수 없는 그 중간에 우뚝 선 분야이며 건축사는 곧 기술적인 경험과 예술적인 안목을 동시에 갖추어야하는 매력적인 전문직종입니다. 그런 건축사로 일한지 어느덧 45년이 흘렀습니다.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한 것부터 치자면 반세기를 건축에 몸담은 셈이지요. 서울 월드컵 경기장, 말레이시아 사라와크 주경기장, 리츠칼튼 호텔, 경복궁역사 등 스포츠 경기장을 비롯해 다양한 건축물을 설계했으며 현재 ‘이공건축’ 대표로 있습니다.

어린 시절, 선생님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고등학교 때 경북 그림대회에서 장원을 할 정도로 그림을 잘 그렸지만 수학과 물리를 더 좋아해 이과를 공부했습니다. 고 3때 적성검사에서 건축이 1위로 나와 별 고민 없이 건축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평소에 자연을 가까이 합니다.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고요히 바라보고 바람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하지요. 이러한 자연에 대한 사랑, 느낌을 갖는 것이 영감을 얻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덧붙여 우리의 전통, 역사 공부를 통해 한국사람 특유의 정서를 알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것이 결국 세계적으로도 통하는 경험을 종종 합니다.
동양적인 사상에서도 영감을 얻곤 합니다. 중국 해남에 있는 868 설계 공모에서 서로 달라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노자의 사상을 건축에 반영해 높이와 소재가 전혀 다른 두 개의 타워를 설계했습니다. 그 당시 노자의 음양사상을 담은 김시습의 시를 영어로 브리핑하면서 중국인의 호평을 받아 만장일치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하루 일과는 대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건축사의 일이란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 내가 설계한 올림픽 공원에서 한 시간 가량 조깅을 하고 9시 반 정도 출근해서 신문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회사에서도 일을 하지만 퇴근해서 집에서 회사 일을 처리하기도 합니다. 늘 갖고 다니는 핸드폰으로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메모를 하기에 항상 일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말에는 가급적 도시를 떠나 자연과 교감하며 휴식을 취합니다.

일을 하며 이 일을 하길 잘 했다 하는 때는 언제인가요?
그동안 한 번도 이 일에 후회가 없습니다. 일은 매일 힘들지만 과학과 예술을 접목할 수 있는 이런 직업이 있다는 자체가 고맙습니다. 내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이라서 늘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을 하며 가장 힘들고 지칠 때는 언제인가요?
건축사는 기다리는 직업입니다. 건축주가 건축사를 선정해서 일을 주기 때문에 일 년 내내 일이 한 건도 없을 수 있고 때로는 한꺼번에 일이 몰리기도 합니다.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데 일이 없을 때도 직원들 월급을 줘야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무척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보다는 건축에 대한 정부나 일반인의 이해가 부족할 때 제일 힘듭니다. 모든 정부의 설계엔 심의를 거치게 되는데 사실상 설계 경력이 없는 교수나 일반인이 수십 년간 설계를 해온 건축사를 컨트롤하려니 여러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그럴 때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해 설득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건축사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할 자질과 능력은 무엇인가요?
건축사가 되려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설계하는 능력, 도형에 대한 이해력, 창의성과 미적 감각, 사무능력 등이 있어야 합니다. 건축물은 미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기능적으로도 우수해야 하기 때문에 건축사는 공간지각력은 물론 공학적 지식도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과 일을 하기 때문에 통솔할 수 있는 지도력과 협동심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창조적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열정이 가장 필요합니다.

훌륭한 건축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집을 잘 지으려면 그 집에서 살아갈 사람의 삶을 통찰하고 계획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생활조건이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축사는 사람의 삶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안전하고 편안한 동시에 예술과 문화로서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건축물 설계하려면 무엇보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 월드컵 경기장의 경우, 경기장은 둥글어야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해 팔각으로 설계하니 선수와 관객을 가장 가깝게 모아주는 활기찬 경기장이 되었습니다. 경복궁 역사의 경우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공간으로만 보지 않고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갤러리처럼 지었기 때문에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조선의 멋이 살아 숨 쉬는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김포공항역은 하늘에서 빛을 끌어와 지하는 깜깜하다는 고정관념을 깼습니다.

건축사님께서 멘토로 삼는 분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대학을 졸업하고 건축사로 일하면서 제 인생의 스승님을 만났습니다. 마흔 한 살까지 ‘공간 건축’이라는 곳에서 일했는데 그곳에서 김수근 선생님께 건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김수근 선생님은 건축이 단지 집을 짓는 기술이 아니라 예술이자 문화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공간 건축’에서는 공연장을 두어 김덕수의 사물놀이패를 공연하고 ‘공간’이라는 종합예술지를 만들었습니다. 미술과 예술이 공존하는 장소이자 수많은 작가들과 교류하는 장으로서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한마디로 건축사의 위상을 드높인 분입니다. 그러면서도 일찍이 국제적인 안목을 갖고 계셨습니다. 그 분과 함께 세계적인 건축물을 설계하게 되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독립한 후에도 국제적인 굵직한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 더 나은 자기의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점은 무엇이 있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건축사무소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졸업 한지 10년 만에 대학원에 진학하여 다시 5년 만에 조경학 석사가 되었습니다. 건축사 시험도 세 번 만에 합격했습니다. 1964년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9년에 건축사가 되었으니 건축을 공부하기 시작해서 약 15년이 걸린 셈이며 이것은 이 분야에서 그리 늦은 편이 아닙니다. 그만큼 건축사 국가 자격을 따기가 쉽지 않습니다. 좋은 건축사가 되려면 마라톤 선수처럼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꾸준히 공부하는 자세를 갖추고 천천히 그러나 쉼 없이 앞날을 설계해야합니다.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건축은 과학과 예술 어느 한편으로 치우칠 수 없는 특수한 분야입니다. 그림에 소질이 있으면서 아울러 수학적, 과학적 사고를 동시에 갖춘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진로라고 생각합니다. 건축을 전공한 뒤 각자의 적성에 따라 기술자의 길과 예술적인 설계자의 길이 있으며 건축행정 등 폭넓은 선택의 기회가 있습니다. 적성은 노력에 의해 개발될 수 있으므로 누구에게나 도전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건축사
건축사는 예술적인 재능과 창의력을 발휘해서 건물을 설계하고 설계에 따라 건물이 완성되는 과정을 감독하는 일을 한다. 건축 설계 사무소를 운영할 수 있는 면허를 가진 사람을 법적으로 ‘건축사’라고 부른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부하는 면허로서 대략 그 과정을 요약하면, 5년 이상의 건축학 학위과정이 개설되어 인증을 받은 대학이나 혹은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3년 이상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사사무소에서 수련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건축사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갖추게 된다. 1차 시험 합격자에게 한하여 2차 시험을 응시하게 되며 약사나 의사처럼 일정한 커트라인을 넘으면 거의 다 합격하는 시험이 아니기에 더욱 어려운 시험이다. 건축사는 다른 사람의 재산과 안전에 관한 사회적인 책임을 지는 중요한 전문가로서 큰 기업에 소속되어 일할 수 있고 변호사, 의사처럼 개인적으로 독립할 수도 있다.
담당부서 : 미래직업연구팀
담당자 : 이랑, 이유진(1577-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