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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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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널리 이름을 알린 직업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들의 일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꿈을 찾고 미래를 계획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워크넷이 만난 사람들 - 생물학자 최재천

생물학자 최재천
생명을 사랑하는 인류 미래의 파수꾼
국립생태원장 최재천 원장


TV 다큐멘터리를 보면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서 학자들이 동물들을 연구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생물학자는 이처럼 동물이나 식물, 자연을 관찰하고 그것들이 빚어내는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일을 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자연에 대해 흥미가 있고 자연과 생명을 사랑할 줄 알아야한다. 특히 환경 분야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생태환경을 보존하여 인류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

박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생물학자(동물행동학자)란 직업은 어떤 직업인가요?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생물을 시험을 보기 위해 외우는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원래 생물학이란 저 동물은 왜 저럴까?, 사람은 왜 이럴까? 등등 “왜?”라는 의문을 갖고 살아있는 자연과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생물학에는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식물을 연구하는 사람, 동물을 연구하는 사람, 유전과 진화를 연구하는 사람 등등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그 중에서 나는 사회생물학자입니다. 사회생물학이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사회적 행동에 관해서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동물의 행동이 진화과정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생물학자로서 이십여 년 간 열대지방을 다니며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고 생태환경 보존활동에도 관여해왔습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통섭’을 추구하고 있으며 ‘개미박사’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미시간대와 서울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있습니다. 2013년 말부터는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을 맡아 일반인에게 과학을 널리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선생님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개울물에서 첨벙거리며 물가의 작은 벌레나 물고기 등을 관찰하며 놀곤 했습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해 생명을 글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담에 크면 시인이 될 줄 알았습니다. 생명의 모습을 깎아보고 싶어 조각가가 되고 싶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과학자가 되어 생명의 속살을 파헤쳐보고 싶었고 생명의 본질을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진로를 찾아보다가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 있던 김계중 교수와의 인연으로 조지 에드먼즈 교수의 조수가 되어 일주일 간 전국의 개울을 돌며 하루살이를 잡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고달프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야외에 나가 자연을 연구하는 것이 적성에 딱 맞았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유학을 결심하고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생태학 석사 학위,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고 생물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지요.

일을 하며 이 일을 하길 잘 했다 하는 때는 언제인가요?
어떤 때라기보다는 늘 직업을 참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이런 직업이 없으니까요. 남들은 휴가를 얻어야 갈 수 있는 해외의 멋진 어느 곳을 나는 연구차 갑니다. 물론 돈은 많이 못 법니다. 생물학자로서 부유하게 산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죠. 그렇다고 해서 궁핍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 욕심만 없으면 천하에 최고 일입니다. 내가 만약 생물학자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이렇게 멋진 자연을 돌아다니면서 영특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겠나 싶습니다.

일을 하며 가장 힘들고 지칠 때는 언제인가요?
예산을 따러 다닐 때가 제일 힘듭니다. 국민세금을 자연을 돌보는데 쓰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원하는 만큼 예산 따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연을 보존하는 일에 굉장히 노력을 했는데 결과가 실패했을 때도 지칩니다. 생물학자로서 환경운동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자연이 사라져갈 때 지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한쪽에서 아무리 자연을 보존하려고 애쓰고 있어도 끊임없는 경제개발로 야금야금 계속 조금씩 자연이 파괴되고 무너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다 파괴될 것이고 기껏 해야 그것을 늦추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통섭이란 어떤 것인지 청소년 아이들 눈높이에서 쉽게 말씀해주세요.
예전에 우리 아버지들은 직업 하나를 가지고 일하다가 은퇴했습니다. 우리 윗세대는 60년 생애 중 기껏 25~30년 정도 일을 했기 때문에 한 직업, 한 직장에서 버틸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세대는 100세 시대에 60년 정도를 일하면서 지내야 합니다. 60년을 한 직장에서 버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예전처럼 한 우물을 파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다양한 문화를 섭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한 분야만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엮고 넘나들어야 합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 등 서로 다른 학문을 연결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지요. 이렇게 지식을 서로 연결하고자 하는 통합 학문이 바로 통섭입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너무 먼 옛날 분이지만 생물학자로서 찰스 다윈을 가장 존경합니다. 개인적으로 다른 위인보다 매력을 더 느끼는 이유는 그분이 인간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은 애초에 똑똑한 위인으로 태어난 것처럼 보이는데 찰스 다윈은 조금 다릅니다. 대기만성형이지요. 다윈은 50 이전엔 주목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나이 50에서야 ‘종의 기원’을 썼습니다. 조금 늦었는데, 그런 면에서 오히려 공감이 됩니다. 다윈만큼 어마어마한 진리를 찾아낸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굉장히 힘든 환경에서도 산재되어있는 그 많은 것들을 보면서 하나의 스토리를 이끌어 냈다는 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알면 사랑한다”를 좌우명으로 삼으신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어떤 사람을 미워하더라도 그 사람을 잘 알게 되면 그 사람이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나 이유를 이해하게 되니까 무조건 미워할 수는 없게 됩니다. 이해하게 되니 오히려 사랑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모르고 자연이 무엇인지를 몰라서 훼손하는 것이지 자연을 알게 되면 저절로 사랑하고 아끼게 됩니다. 절대로 헤칠 수가 없지요. 그래서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일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능력이나 자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생물학자가 되려면 생명의 신비에 대한 관심과 창조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력도 요구됩니다. 또한 분석력과 함께 전체를 보는 종합력이 필요합니다. 같은 과학 분야라고 해도 물리학이나 화학은 분석을 해서 작은 것을 들여다보면 되지만 생물학은 다릅니다. 세포 안을 들여다본 다음에는 세포를 묶어서 한 인간을 봐야 하고,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를 봐야 비로소 생물학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부분을 들여다 본 다음에 한 발짝 물러나 전체를 보면서 큰 그림을 연상할 줄 아는 친구들이 생물학에 어울립니다. 파고들기만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자기 자신이 생물학에 맞는 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어요. 그런 학생들은 생물학보다는 물리학이나 화학에 더 맞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요즘 강의를 하면 가끔 마지막 슬라이드에 김연아 선수라든가 반기문 사무총장 등 아이들이 다 알만한 유명한 분들 사진을 걸어놓고, 여지껏 살면서 자신이 굉장히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가 굶어죽은 사람을 본적이 없다는 문구를 내보냅니다.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 대충 하지 않겠지요. 좋아하는 일은 아주 열심히 하게 됩니다. 그렇게 일하면 반드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는 되고 언젠가 대박을 칠 수 있습니다. 아주 단순한 논리이지만 가장 정확한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악착같이 찾기를 바랍니다. 그 일을 찾는 과정에서 누구의 달콤한 권유에도 넘어가면 안됩니다. 무조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성공하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생물학자
생물학자는 연구원이나 교수로서 자연과 생명에 대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뜻 깊은 직종이다.이들은 주로 정부기관, 정부출연연구소, 기업부설연구소, 관련제품 제조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거나, 대학교수로서 교육과 연구를 병행하기도 한다. 생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생물학과, 생물공학과, 생명과학과, 생명공학과, 유전공학과, 농업생명과학과, 의·약학계열 등 관련 학과의 석·박사학위가 필요하다. 대학의 관련 학과에서는 주로 자연과학과 관련한 기초지식을 쌓는 학과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고학년이 되면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대학원 과정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세부 전공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되고 연구원이 되면 보통 석사과정의 세부전공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학생 시절 다양한 연구에 참여하여 관련 논문을 저널에 제출하는 등 연구 경력을 쌓는 것이 필요하며, 연구보조원으로 일해보거나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시행하고 있는 현장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관련 기관의 입직 시 많은 도움이 된다.
담당부서 : 미래직업연구팀
담당자 : 이랑, 이유진(1577-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