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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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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널리 이름을 알린 직업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들의 일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꿈을 찾고 미래를 계획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워크넷이 만난 사람들 - CF감독 류광굉

CF감독 류광굉

 

문득 텔레비전 화면에 시선이 사로잡힌다. 한 편의 영화처럼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멋진 광고 화면은 짧은 순간이지만 영화보다 함축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CF 감독은 배우와 스태프들을 이끌어가는 디렉터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빛깔과 해석능력으로 100인 100색의 다채로운 광고를 만들어낸다.

 

Q1: 선생님께서 생각하는 CF감독이란 어떤 직업인가요?

CF 감독은 광고주가 원하는 메시지를 음악과 함께 영상으로 만드는 사람입니다. 촬영, 편집, 녹음 등 각각의 감독들이 다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아무cfg것도 안하는 사람 같지만 사실은 모든 것에 관여합니다. CF 감독이란 제대로 잘 하고 있는지 감독한다기보다는 원하는 방향으로 스태프들을 이끌고 가는 디렉터라는 표현이 더 맞습니다. 배우 전지현씨가 광고를 찍으면서 8시간 가까이 완전히 탈진하도록 춤을 춘 적이 있었습니다. 광고 완성도에 대한 믿음, 촬영장의 분위기, 콘티를 보면서 배우가 그렇게 혼신을 다 하게끔 만드는 것도 감독의 역할입니다. 또한, CF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 능력이 필요합니다. 똑같은 대본을 받더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움직이는 영상에 관심이 있어 3년간 조감독 생활을 거친 뒤 엔젤리너스 커피 광고로 데뷔했습니다. 소나타자동차, 지펠냉장고, 현대카드, SK텔레콤 등 굵직한 광고들을 잇달아 만들었고 대한민국 광고 대상도 여러 차례 수상했습니다. 2008년 매터스인류크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현재 그곳의 대표이자 CF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2: 어린 시절, 선생님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어릴 적엔 만화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연습장을 구하기도 어려워 재활 용지를 수백 권씩 묶어 놓고 유명한 만화가들의 그림을 수도 없이 따라 그렸습니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했지만 대학에서는 회화가 아닌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미국의 최고 디자이너 ‘데이빗 카슨’이 디자인 전공이 아닌 것처럼 자기만의 개성과 매력을 찾으려면 꼭 회화가 아닌 다른 전공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인정을 받았지만 정지된 평면 예술보다는 시간과 함께 융화된 예술이 더 끌리고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그래픽디자인 회사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마다하고 영상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Q3: CF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힘든 어시스트 생활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감독이 되려면 어시스트부터 조감독을 거쳐야 하는데 그 생활이 생각보다 훨씬 고달팠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집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고 하루에 잠은 서너 시간 밖에 못 잤습니다.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너무 하고 싶어서 이 길로 들어섰는데 날이 갈수록 할 짓이 못 된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의용 커피 20잔을 타다가 손을 데었습니다. 갑자기 울컥했습니다. 대학에서는 나름 인정받는 학생이었는데 매일 옷도 못 갈아입고 잠도 못 자고 허드렛일만 계속 하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 때마다 버티게 해준 것은 입사할 때 세워두었던 삼년과 십년계획이었습니다. 십년 뒤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삼년 안에는 고생이 되더라도 참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었습니다. 장기적인 인생의 목표를 세우면 지금 당장 힘들어도 내일의 지향점이 있기 때문에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옵니다. 10년 뒤 성공한 모습을 그리며 어렵고 힘든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Q4: CF감독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할 자질과 능력은 무엇인가요?

영상이나 사진에 흥미가 있고 자신이 만든 결과물에 스스로 만족하고 즐기는 친구라면 CF 감독으로서 자질이 있다고 봅니다. 창의력을 걱정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는데 그것은 학창 시절에는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창의력도 인풋이 있어야 나오는 것입니다. 나중에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필요성을 느낄 때 열심히 찾아보고 공부하면 그때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진짜 인풋이 되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창의력으로 표현되는 것이지요. 광고 일은 정해진 시간에 빡빡한 일정으로 밤샘 작업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강인한 체력과 정신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광고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합니다. 열정이란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자연스레 우러나옵니다. CF 감독이 되고 싶다고 꼭 영상을 전공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쪽 공부가 접목되어 자기만의 독특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광고에 드로잉이나 페인팅 등 미술을 전공한 나만의 스킬을 구사합니다. 만약 철학을 공부했더라면 영상에 철학적 의미를 심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Q5: CF감독 중 진로에 가장 영향을 미친 분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티티엘’ 광고로 유명한 박명천 감독님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영상을 배우고 싶어 박명천 감독님의 프로덕션을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선배님은 영상 제작 일은 안 가르쳐주고 계속 허드렛일만 시켰습니다. 그 당시는 선배님이 왜 그러시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만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조감독 시절이 지나서야 왜 그런 시간이 필요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자만심을 버리도록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었습니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은 발전이 더딥니다. 그런 것들을 내려놓고 속을 비워야만 비로소 새것이 온전히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렇게 어시스트와 조감독 시절을 보내고 엔젤리너스 커피 광고로 데뷔했고 새내기 시절부터 맥스웰하우스, 엑스캔버스, OZ 등 굵직한 광고를 나만의 색채로 만들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Q6: 일을 하며 이 일을 하길 잘 했다 하는 때는 언제인가요?

CF 감독을 하다보면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됩니다. 광고주가 원하는 메시지와 크리에이티브를 표현하기 위해 세계 방방곡곡 안다니는 데가 없습니다. 머릿속에 그린 그림을 화면으로 다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세계의 다양한 풍경을 접하는 것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넓은 세상에 나가 항상 배우고 느끼면서 시야가 넓어진다는 생각에 늘 감사하고 기쁘지요. 한번은 아프리카에 촬영을 갔었는데 제가 그동안 크게 착각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안 되는 후원금을 내면서 내가 그들 보다 나은 존재라고 우쭐했었는데 그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행복해보였지요. 그 아이들을 통해 삶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Q7: CF 감독으로서 힘들고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답답하고 초조해집니다. 마감시간에 쫓겨 제작을 한 뒤 결과물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고통스럽습니다. 물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을 때 그것만큼 행복한 것은 없습니다. 다른 직업에 비해 규칙적인 생활이 어렵다는 점도 힘이 듭니다. 처음에는 수입도 불안정하지요. 경력과 평판 등에 따라 개인편차가 심하게 나는데 그런 부분을 잘 견뎌내야 합니다.

Q8: CF 외에 평소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대학 시절 ‘안그라픽스’의 안상수 선생님께서 인권문제, 사회문제, 경제 문제 등이 그래픽작업의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려주셨을 때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중국, 대만, 한국으로 국적이 바뀌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인종차별이나 국수주의 등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터라 인권문제를 다루는 작업에 더 큰 의미를 두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인권운동가처럼 무언가 거창하게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메시지를 전달하고 계속 뭔가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외국인 인권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촬영도 하고 인권포스터도 제작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인권이라는 주제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싶습니다.

Q9: 청소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주변의 많은 것들을 습득하기 좋아하는데 그런 생활이 감독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능력 있고 훌륭한 CF 감독이 되고 싶다면 문학, 철학, 사회, 연예 등 여러 분야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 항상 촉각을 세워 다 흡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서핑 할 때 파도를 즐기면서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서운 파도가 와도 재밌으면 즐길 수 있지만 안 그러면 파도에 휩쓸리고 말지요. 광고 감독도 마찬가지입니다. 광고 감독이 왜 되고 싶은지, 감독이 된다면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지, 정말로 영상 만들기가 재밌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재미가 있어야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고 CF도 잘 만들 수 있습니다.

CF감독

CF감독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미적인 감각이 필요하고 사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한다. 다양한 경험과 집중력이 있는 사람이 유리하며 자신만의 생각과 감각, 색깔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광고 프로덕션에 소속되어 일하는데, 일단 프로덕션에 조감독으로 들어가서 밑바닥부터 하나씩 배우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과정을 잘 버텨내어 경력을 쌓으면 감독으로 데뷔하는 길이 열린다. CF 감독이 되기 위해 특별히 요구되는 자격이나 면허증은 없다. 전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상 관련학과, 신문방송학과, 어문학과, 사회과학 관련 학과를 공부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소양을 쌓으면 도움이 된다. 또는 시각디자인, 산업디자인, 회화 등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개인적으로 인문학, 사회학에 대한 소양을 쌓는 방법이 있다. 대학 재학 중 각종 광고 관련 동아리 활동과 함께 다양한 공모전에 참가하면 큰 도움이 된다.


 

담당부서 : 미래직업연구팀
담당자 : 이랑, 이유진(1577-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