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호기심을 캐릭터에 담다   
이모티콘 하나 없는 모바일 채팅창은 그렇게 허전할 수가 없다. 특정 캐릭터가 주는 이미지는 말과 다른 특별한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귀엽거나 재밌는 캐릭터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기쁨을 준다. 수많은 캐릭터 중에서 한번쯤 만나본 그 캐릭터, 둥근 얼굴에 가느다란 눈, 찐빵 두 개를 얹은 것 같은 머리 모양이 앙증맞은 캐릭터 뿌까. 뿌까와 함께 하는 캐릭터 창조 이야기를 ㈜부즈의 김부경 대표에게 들어보자.  

Q1: 이제 ‘뿌까’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요, ‘뿌까’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가 궁금해요.
어릴 적부터 캐릭터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캐릭터 사업을 하려고 했죠.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 캐릭터 산업은 황무지나 다름없었어요. 그래서 팬시문구와 디자인 회사 등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일을 배웠고, 이후 1999년 무렵에 ‘부즈’를 창업하게 됐어요. 초창기에는 그림을 대신 그려주는 하청업체로 시작해서 수익을 내고, 그 외의 시간은 전부 캐릭터를 구상하는데 쏟았어요. 캐릭터 산업이 발전한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기도 했죠. 그러면서 유명한 캐릭터들은 대부분 동물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차별화를 두고 싶다는 생각에 어린이가 아닌 2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캐릭터를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그렇게 탄생하게 된 캐릭터가 바로 ‘뿌까’예요. 

Q2: ‘뿌까’ 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사실 별 뜻은 없어요. ‘뿌까’는 경상도 사투리예요. 제가 태어난 곳이 경상북도 경주거든요. 뿌까는 당찬 여자아이예요. 여자는 얌전하고, 남자는 적극적이라는 전통적인 성 개념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에서 태어난 캐릭터죠. 생김새는 중국 여자 어린이처럼 동양적인 이미지로 만들었어요.

Q3: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해외 진출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먼저 우리나라에서 액세서리와 TV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하게 상품화 되었어요. 그 다음에 아시아권으로 진출한 거죠. 주로 중동과 중국, 브라질과 맥시코를 중심으로 한 중남미,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 등에 ‘뿌까’가 알려졌어요. 그리고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계 속의 ‘뿌까’가 되었더라고요(웃음).

Q4: 요즘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해요.
지금도 계속 캐릭터를 구상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캐릭터를 만들고 또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일상이죠. 캐릭터 작업을 할 때는 요즘 사회 이슈가 무엇인지, 최신 트렌드는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그런 이슈들 중에 대중에게 알리고 싶은 것을 찾아 캐릭터로 소통하는 거죠. 요즘에는 업무협약도 많이 맺고 있어요. 그때도 ‘뿌까’가 힘을 발휘하는데요, 예를 들어 친환경 먹을거리의 경우 백화점처럼 대기업 유통사에서 판매하는 건 값비싸지만, 사실 협동조합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거든요. 이런 내용을 기관과 연계해서 알리는 일을 하는 거죠. 동물보호 캠페인과 관련된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요. 제가 만든 캐릭터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에 주력하고 있어요.

Q5: 어렸을 때 꿈을 이루신 건가요?
어릴 땐 정말 꿈이 많았어요. 우주인도 되고 싶고, 탐험가도 되고 싶었죠. 그리고 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틈만 나면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특히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걸 좋아했어요. 좋아하니까 잘 그리게 된 거고요. 자연스럽게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미술부 활동도 하고, 미술학원도 다녔지만 사실 잘 다니지는 않았어요. 그곳에서 가르치는 커리큘럼이 재미가 없었거든요. 대학은 시각디자인학과를 갔는데, 역시 열심히 하진 않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건 그림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캐릭터를 그리는 것이었어요. 사람이나 로봇, 외계인 같은 것들이요.

Q6: 일하면서 가장 기쁘고 즐거울 때가 있으신가요? 
제가 캐릭터에 담고자 했던 이야기를 대중이 공감해주고 즐거워할 때 뿌듯해요. 친동생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는데 동생과 함께 처음 ‘뿌까’를 기획하고 상품화하기 위해 노력하던 3년간은 밥을 먹으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하루 종일 ‘뿌까’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밤을 꼬박 새워도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줬을 때 정말 기쁘고 행복했어요.

Q7: 지치고 슬럼프를 느꼈을 때는 언제였나요?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분주하게 움직이는 편이에요. 캐릭터를 구상하는 일로 늘 머릿속이 바쁘죠.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슬럼프가 찾아올 때도 있어요. 바쁘게 일하다 의욕이 사라지는 거죠. 특히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슬럼프가 더 쉽게 오는 것 같기도 해요. 이렇게 심심해지는 순간이 오히려 지치고 힘들어요.

Q8: 어떤 사람들이 캐릭터를 개발하는 일을 하면 좋을까요?
먼저 이 일을 좋아해야 합니다. 캐릭터를 만드는 행위가 그저 즐겁고 마냥 좋으면 되는 거죠. 돈을 벌겠다는 목적이 아닌 순수한 열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합니다.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캐릭터에 담는 거니까요. 그림 실력이 부족해도 얼마든지 길은 열려 있습니다. 캐릭터 개발자뿐 아니라 캐릭터 산업에는 캐릭터와 연관된 일이 많거든요. 영업, 마케팅 등 다양한 역할이 필요합니다. 캐릭터에 관심이 있다면 여러 역할들을 차근차근 알아보고 공부하는 자세로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단 관련 학과를 나오면 유리합니다. 대신 나를 발견하고 나의 개성을 발견하기 위한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합니다. 친구가 영어를 배운다고, 과외를 한다고 나도 그것들을 꼭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중요한 건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저는 어릴 적 자연이 품어주는 환경에서 자랐는데 그게 지금의 저를 만든 8할인 것 같습니다. 경주에서도 중심 지역이 아니라 완전히 시골이었거든요. 이제와 보니 그때의 경험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른 청소년들도 다양하고 좋은 환경에서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9: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신가요?
‘뿌까’를 100년 가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즐겁고 나의 즐거움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저만 즐거우면 안 되잖아요. 더불어 즐겁고 더불어 먹고 살 수 있는 사회에 캐릭터가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캐릭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또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지식정보 아지트를 만드는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 작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캐릭터 디자이너
캐릭터 디자이너는 각종 팬시 사업의 캐릭터, 애니메이션, 게임, 인기 연예인들의 특징적인 캐릭터를 창조하여 이를 장난감, 문구류 등 다양한 상품에 활용, 디자인하는 일을 담당한다. 대상에 대하여 스타일이나 주제를 연구하고, 시장조사를 통해 영업담당자, 상품 제작진과 함께 상품화할 아이템의 구상회의를 진행한다. 세부적인 제품 사양에 대한 시각적인 정의를 내리고, 상품 제작진과 가격 및 제작비용에 대해 협의하여 최종 아이템의 사양을 결정한다. 도안된 디자인을 내용에 부합하도록 배열‧정리하고, 색상을 넣어 견본을 제작한다. 이를 토대로 협의하여 기호, 문양, 도안 등의 완성품을 제작하고, 제작된 상품이 캐릭터의 이미지에 적합하게 디자인 되었는지 검사한다.
사물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력과 데생능력 등 기본적 미적 감각을 가지고 독창적이면서도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 즉, 창의성, 상상력, 기발한 발상 등이 요구된다. 컴퓨터 그래픽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까다로운 신세대의 취향이나 변화하는 사회의 트렌드를 재빠르게 파악하고 새로운 캐릭터의 창조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