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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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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넷이 만난 사람들 - 시각효과감독 손승현

    

관객을 사로잡는 시각효과 산업의 견인차

시각효과감독 손승현

 

시각효과를 통해서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는 손승현 감독. 그는 한국영화를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급 못지않게 발전시킨 진짜 1등 공신이다. 현실에서 촬영이 어려운 허구의 세계를 실감나게 그려온 손승현 감독은 남다른 시각효과 기술에 대해 수많은 현장경험의 축적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저 장면 진짜로 찍은 거 맞아?”

손승현 시각효과 감독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이다. 시각효과는 고층건물이 무너져 내리거나 커다란 해일 속에 배가 뒤집히는 등 실제로 찍기 힘든 장면을 컴퓨터를 이용해 영상으로 구현하는 작업이다. CG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다양한 특수효과까지 포함한다.

시각효과 감독이란 조명 감독, 촬영 감독처럼 시각효과 분야의 작업을 책임지고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합니다.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직업이죠.”

관객이 감쪽같이 시각효과인 줄 모르고 넘어갈 때 가장 기분이 좋다는 손승현 감독은 1997년부터 20여 년간 영화와 드라마의 시각효과 작업을 해왔다. 그는 홍익대학교에서 광고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검증이 안 된 제품을 광고한다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편했다고 한다. 결국 다른 길을 모색하던 중 컴퓨터의 매력에 빠져 시각효과 쪽으로 진로를 틀었다. 컴퓨터로 새로운 걸 만들고 영상이나 사진을 합성하고 편집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손 감독이 시각효과 업계에 처음 발을 디딘 작품은 1998년 개봉한 영화 퇴마록이었다. 이 영화는 당시로선 시각효과를 대거 활용한 획기적인 영화였다. 그 시절 한국영화 한 편에 1분 정도의 CG가 들어갔던 것에 비해 퇴마록은 이례적으로 총 8분에 달하는 CG씬에 미니어처, 특수효과 등 다양한 영역의 시각효과를 보여주며 진정한 의미의 한국적 VFX 영화로 평가받았다. 이후, ‘번지점프를 하다’, ‘튜브’, ‘살인과 추억등 수십 편의 영화를 작업하며 경력을 쌓아 2004년 당시 최단기간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로 헐리우드 대작 블록버스터에도 뒤지지 않는 시각효과를 만들어 냈다. 헐리우드 영화의 제작비가 편 당 천 억 원이 넘는 것에 비하면 열악한 우리나라 환경에서 대단한 성과를 이룬 셈이다.

 


 

이후 시각효과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장면으로 유명한 재난영화 태풍을 비롯해, ‘괴물’, ‘국제시장350편의 한국 영화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시각효과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그는 현재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시각효과(VFX) 전문업체인 디지털 아이디어의 제작총괄 본부장으로 우리나라 시각효과업계를 견인하고 있다.

손감독은 시각효과라고 하면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 요즘 모든 영상작품에 거의 시각효과가 들어갑니다.”라면서 영화나 드라마 제작할 때 시간과 비용에 제약이 있다 보니 직접 찍기 힘든 장면을 저희가 만드는 거죠.”라고 시각효과의 필요성에 대해 말한다.

그는 드라마보다는 영화에서 시각효과를 주로 담당해왔다. 시각효과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드라마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 도깨비의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한다. 기술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부족해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작업을 한 뒤에는 처음부터 반응이 좋아 같이 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편집본을 주는 시각이 촉박해서 20명의 전담팀이 24시간 내내 매달려야 했다고 회고한다.

손감독은 2010년부터 중국영화와 드라마 작업에도 참여해 드래곤 블레이드’, ‘몽키킹 1, 2’ 등의 시각효과를 맡았다. 이때 쌓은 노하우를 도깨비에 여러모로 활용했다고 한다.기존에 쌓아놓은 기술과 데이터가 있다 보니 작업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시각효과는 컴퓨터를 통해 완성시킨다. 그렇다면 시각효과의 기술은 컴퓨터 성능에 좌지우지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손감독은 시각효과기술은 컴퓨터의 성능이 아니라 많은 현장경험에서 나온다고 한다. 예전엔 그럴 듯하게 잘 만들었네!’ 라는 반응이었다면, 많은 현장경험을 통해 만든 요즘의 작품들은 진짜로 찍은 것처럼 자연스럽다라는 평을 듣곤 해서 훨씬 만족스럽다.

손감독에게 시각효과란 인생의 기록이다.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이 다 한국영화기록보관소에 있어요. 제가 옛날 영화들을 찾아보듯이 제 이름이 적혀있는 작품들을 이다음에 누군가 찾아보게 되겠죠. 영화를 하려는 후배들, 어쩌면 제 딸이 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가 몸담고 있는 시각효과업체에는 아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처음부터 어떤 역할을 정해놓고 직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일단 회사에 들어오면 처음엔 똑같은 툴을 배우며 일을 익히다가 한 5년쯤 되면 각자의 개성에 따라 하고 싶은 분야를 찾아가게 한다.각자의 장점과 적성을 살려 시각효과 감독이 되거나 피디파트로 갈 수도 있고 또는 프로듀서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기도 하죠.”

한 편의 영화에 들어가는 시각효과 작업을 위해 영화감독과 함께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단계부터 시작할 때가 많다. 감독의 아이디어가 시각효과로 표현 가능한지 알아봐야 하고, 워낙 많은 비용이 들기에 제작비용도 가늠해 서로 맞춰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모두 오케이 되어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시각효과감독은 어느 부분에서 시각효과 작업이 효과적일지 체크해서 영화감독에게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영화에서 시각효과가 필요한 장면들을 작업한 다음에는 기술시사를 거치기도 한다. 관객들에게 공개하기 전에 각 파트의 스태프들과 기술자들이 다 모여서 제대로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문제가 생기면 다시 수정작업을 거친다. 이런 식으로 한 작품 당 대략 1~2년 정도 직간접적으로 계속 시각효과작업을 하게 된다.

 


 

시각 효과감독의 일은 결코 책상에 앉아서 하는 작업이 아니다. 현장을 뛰어다녀야 하고 출장도 잦은 편인데, 중국의 사막 같은 험한 지역에 종종 체류하기도 한다.직업상 비행기나 헬기를 많이 타요. 앵글을 확인해서 얘기를 해줘야 하거든요. 사실 놀이기구도 못타는 제가 이 일을 위해 오십 미터 높이의 크레인도 많이 탑니다.” 또한 함께 작업하는 여러 사람들을 설득해야하는 일도 많다. 때문에 활동적이고 모험심이 있으며 의사소통 능력이 원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배짱도 필요하다.백 명이라는 스태프들이 제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데 이게 잘못되면 하루에 2, 3억씩 날아가거든요? 그렇다고 위축되면 일이 제대로 안되겠죠. 그런 일들을 해내야하기 때문에 성격이 담대해야 잘 해나갈 수 있어요.”

시각효과 분야는 정기적인 공채보다는 빈자리가 날 때마다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능동적으로 회사를 두드리면 취업의 길이 열릴 수 있다. 그런데 학생들이 실제로 시각효과 작업을 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는 어려워요. 그럴 때는 소묘 같은 것만 잘 해서 제출해도 괜찮아요. 앞으로 이일을 잘 할지 가능성을 보는 것이니까요.” 시각효과 업체들의 입사를 도와주는 입사전문 학원을 통해 취업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문성을 키운 뒤에는 취업뿐만 아니라 창업의 기회도 얼마든지 있다.

디자인 공부를 했다면 시각효과 감독이 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제 막 전공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에게 손감독은 영화과를 전공해도 좋다고 말한다. 기술 못지않게 영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감각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영화동아리 같은 곳에 가입해 기본적인 소양을 닦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각효과감독은 미술이나 촬영, 조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서로 공감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 때문에 시각효과가 두드러진 영화를 골라보는 것보다는 연출력이 좋은 명화를 많이 보는 것이 더 좋다.좋은 작품들을 보면 컴퓨터그래픽이라는 한정된 툴을 뛰어넘어 더 넓은 걸 배울 수 있거든요.”

 


 

그의 꿈은 시각효과 전문 인재들을 제대로 길러내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20년 동안 일하면서 저희 회사에서 찾는 인재상과 대학 졸업생들이 서로 매칭이 잘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시각효과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려면 촬영, 조명 등 다방면으로 알아둬야 하는 것이 많은데, 이런 부분은 이 업계에서 실무경력을 쌓은 분들이 나서서 후배 양성을 위해 강의를 해주면 좋겠죠. 갈수록 동영상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는 만큼 시각효과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요. 앞으로 더욱 유망해질 이 분야에 여러분의 많은 도전을 바랍니다!”

 

담당부서 : 미래직업연구팀
담당자 : 이랑, 이유진(1577-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