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지 1주년이 되던 날, 음악 전문채널 M-TV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생애를 기리는 특집방송을 온종일 내보냈습니다. 20세기의 문화 아이콘이자 단일 앨범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가수,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대중음악계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장본인, 마이클 잭슨. 아직도 우리나라의 수많은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의 문워크를 흉내 내고, 모창을 하는 것을 보면 그의 영향력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이런 그가 인종차별 해소에까지 기여했다고 하면 과장된 이야기일까요? 하지만 실제로 그러했습니다. 지금은 마이클 잭슨의 기일에 특별방송까지 내보내는 M-TV이지만 과거 이 채널은 흑인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단 한 번도 방영하지 않았거든요. 물론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Billie Jean)’이 대히트를 기록하기 이전까지의 일입니다. 백인 락 가수들 위주로 프로그램을 편성하며 흑인에게 배타적이었던 M-TV였지만 마이클 잭슨의 엄청난 인기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요즘 청소년들이 열광해 마지않는 아이돌 가수. 많게는 열 명이 넘는 구성원이 한몸처럼, 마치 칼로 잰 듯 동작을 맞춰 추는 춤을 ‘칼군무’라 추켜세우며 환호합니다.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집단댄스를 처음으로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것도 마이클 잭슨의 ‘Beat it’이었으니, 그는 21세기의 10대들에게도 큰 선물을 준 셈입니다.

마이클 잭슨은 팝댄스 음악의 절정을 이끌었어요. 마이클 잭슨 이후 현대의 음반산업은 급격히 전문화되고 시각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음반이 제작되고, 그 노래가 공연되는 데에 관련되는 직업도 점점 많아졌답니다. 마이클 잭슨에게 퀸시 존스라는 훌륭한 음반 프로듀서가 있었듯, 오늘날 음반 프로듀서의 역할은 막중합니다. 또 그가 공연에서 ‘토스터 기술’(무대 아래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무대 연출)로 깜짝 등장한 뒤 수많은 백댄서들과 ‘양복털기 댄스’를 선보인 이래로 대중가수 공연에서 백댄서는 보편적인 존재가 되었지요.
매 앨범마다 화려한 댄스와 무대 연출로 볼거리를 선사했기에 마이클 잭슨은 ‘보는 음악’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습니다. 더불어 그는 가창력도 뛰어났고 노래 자체도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앨범에 참여하는 연주자들의 수준이나 레코딩의 품질 역시 최고였지요. 그가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는 데에는 정상급의 스탭들이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아무리 멋진 퍼포먼스를 했다한들 앨범 한 장이 수천만 장씩 팔릴 수는 없었을 거예요.

마이클 잭슨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2009년은 이미 음반시장이 긴 불황기에 접어든 시기였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MP3 음원 불법 다운로드가 난무하고, 우리나라 역시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이 1만장을 돌파하기가 힘들어졌다고 해요. 우리 대중음악계도 한때는 250만 장의 앨범 판매고로 신기록을 세우던 가수도 있었고, 한해에 밀리언음반이 여러 장 나오기도 했는데 말이죠.
하지만 음반 산업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닙니다. 밴드그룹 ‘버스커버스커’의 열풍에서 알 수 있듯, 사람들은 여전히 좋은 앨범에는 지갑을 열어 음원을 구매합니다. 청소년들은 아이돌 가수의 현란한 댄스와 무대 매너에 매료되어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지요. 이뿐인가요? K-POP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고, 싸이처럼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는 글로벌한 가수가 탄생하기도 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마이클 잭슨과 같은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그런 날이 온다면 분명 그 옆에는 최고의 음반제작자, 백댄서, 레코딩엔지니어, 작곡가도 함께 있을 거예요.

싸이의 음반을 제작한 연예기획사 YG의 양현석 사장. 지금은 음반제작자로 활동 중이지만, 과거 그는 마이클 잭슨의 춤에 반한 댄서 지망생이었습니다. 실제로 유명 가수의 백댄서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그룹의 멤버가 되어 스타덤에 올랐지요. 가수에서 은퇴한 뒤 그는 국내 최고로 꼽히는 아이돌 그룹 ‘빅뱅’과 이제는 세계적인 가수 ‘싸이’의 음반을 제작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음반업계의 다양한 직업을 두루 거쳐 오늘날은 음반제작자이자 엄청난 주식부자가 된 양현석 씨. 그는 마이클 잭슨에 반한 한 소년이 대중음악계 최고의 인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춤과 음악에 재능이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의 음악적 재능을 상품으로 만들어내고 싶은 사람, 음악이 좋아서 이 분야에서 어떤 일이든 하고 싶은 여러분! 지금부터 귀를 귀울여 주세요.


지식 더하기

하나의 음반이 제작되기까지

음반의 제작은 '사전제작-제작-사후제작' 단계를 거칩니다. 먼저 음반프로듀서는 새로운 음반을 제작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거친 후, 제작할 음반의 컨셉이나 장르 등을 기획합니다. 이어 음반제작에 필요한 가수, 작곡가, 등을 섭외하지요. 여기까지를 음반의 사전제작단계라고 합니다. 본격적인 제작작업은 녹음스튜디오에서 시작되지요. 연주, 노래, 코러스 등을 먼저 녹음하고, 이후 믹싱작업을 거쳐 테이프나 CD등의 원본인 마스터가 만들어집니다. 마무리로 음반재킷에 필요한 사진활영 및 재킷디자인 작업을 하고, 음반재킷에 실릴 멘트 등을 작성하는 사후제작을 거치면 최종 음반이 완성됩니다.

음반산업의 이해
음반산업은 음반의 제작, 배급 및 출판, 유통과 관련된 사업을 총칭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음악 서비스 부분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음반산업은 1960년대 라디오 및 방송 매체의 발달과 함께 대중가요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하게 되었어요. 이후 1990년대 말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반이 제작되면서 음반산업이 발전하게 되었죠.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음반판매량이 줄고, 투자가 줄어들면서 제작, 배급, 유통 전반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더욱이 인터넷 사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음악파일 공유 및 불법 MP3 음악 다운로드가 쉽게 이루어져 음반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어요. 과거에는 음악산업이 곧 음반산업을 의미했지만, 현재는 MP3, 컬러링, 벨소리등의 음원을 제작해서 온라인, 모바일 등의 디지털 매체를 통해 유통하는 디지털음악산업으로 음악산업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