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초반인데 주인공이 죽을 리가 없어. 말이 안 되지. 괜찮을 거야'. 사람들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곧잘 합니다. 한편으로는 현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을 보거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 ‘드라마 같은’,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등의 표현을 쓰곤 해요. 작가의 각본에 따라 결정된 내용임을 알고 있지만, 보통사람으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전개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 드라마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요? 각본 없는 드라마.

2002년 여름, 한국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내로라하는 축구선수들이 대거 포진된 축구강국을 차례로 꺾고 4위에 오른 사건 아닌 사건 때문에 온 나라가 들썩했어요. 특히 이탈리아와 맞붙은 16강전에서는 후반까지 1:0으로 뒤지다 종료 직전 동점골에 이어 연장전에서 골든골이 터졌지요. 이때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가 외친 한 마디, '아! 각본 없는 드라마예요!' 이 말은 경기를 지켜보던 국민들의 무릎을 치게 만들었습니다.
스포츠를 이보다 더 적절하게 표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죠? 스포츠의 매력은 그 결과를 아무도 쉽게 짐작할 수 없는, 마치 드라마와 같은 전개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이 말은 이제 스포츠를 정의하는 말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재미와 감동, 예측 불가한 상황이 빚어내는 짜릿함까지,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스포츠는 그 기원이 언제부터라고 명확히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역사가 깁니다. 고대시대에도 이미 올림픽이 있었으니까요. 우리나라만 해도 삼국시대 벽화에도 활쏘기와 말타기, 씨름 등의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유희를 즐기는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면 스포츠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인기와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산업으로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가 산업이 되는 시대? 이게 가능한 이야기인가요?

스포츠 산업은 스포츠 활동에 필요한 용품과 설비, 그리고 스포츠 경기, 이벤트, 강습 등과 같은 유무형의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유통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입니다. 이를테면 야구경기 티켓은 물론 글러브나 배트, 응원도구, 유명 선수의 이름과 번호가 새겨진 티셔츠 등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 어린이 축구교실, 농구교실 등을 운영하는 것도 모두 스포츠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지요.

국민소득의 증가와 주5일 근무제의 정착으로 사회?문화적 환경이 변화하면서 여가와 건강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생활 스포츠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제 스포츠는 스포츠 자체의 역할을 넘어 산업적 기능을 더욱 강화하게 되었어요. 주민센터나 구청 등에서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댄스스포츠, 밸리댄스, 요가 등 다양한 스포츠 강습을 제공하고 있는가 하면, 지역마다 스포츠 관련 동호회가 크게 늘었습니다.
인구의 고령화 역시 사람들이 여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을 쏟게 하는 중요한 요인인 만큼 앞으로도 스포츠 산업의 발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산업이 생겨나고 발전하면 필연적으로 직업이 생기고, 종사자가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스포츠가 산업이 되는 시대, 이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살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