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로봇태권V'가 우리나라 최초의 애니메이션 작품인 줄로 알고 있지만, 실은 이보다 10여 년 앞선 1967년에 개봉한 '홍길동(감독-신동헌)'이 먼저였습니다. 물론 '홍길동'이전에도 3분 이내의 TV 광고용 애니메이션들은 더러 있었지만, 이를 애니메이션이라 칭하지는 않았답니다.
턱 없이 부족한 전문인력, 열악한 제작환경을 이겨내고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애니메이션 ‘홍길동’은 개봉 4일 만에 10만 관객을 동원하는 쾌거를 이뤄내며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었어요. 76년 제작된 '로봇태권V', 이후 ‘태극동자 마루치 아루치’ 등은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컬러 TV의 보급과 본격적으로 유입된 일본산 애니메이션에 밀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오랫동안 휴지기를 맞기도 했어요. 간간이 제작되는 작품들도 일본 작품을 번안하는 수준이었답니다. 그러던 중 80년대 말 드디어 순수 토종 창작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가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고, 이어 90년 초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문화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기에 이릅니다. 여러 지원책이 마련되면서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와 반응은 여전히 낮았고, 이렇다 할 흥행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후 2003년 27년 만에 필름을 발견된 '로봇태권V'가 2007년 디지털 복원판으로 재개봉하여 전국적으로 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것이 사건이라면 사건이었지요.
하지만 만화영화,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이들의 열정과 노력은 끊이지 않았고, 드디어 2011년에는 전국 200만 관객을 끌어 모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탄생했습니다. 철저한 사전 기획에 따라 제작된 ‘마당을 나온 암탉’은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제작 전부터 기대가 상당했는데요,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국내 흥행을 넘어 전 세계 40여 국에 판매되었고,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놀랄만한 성과를 이루었어요. 이 작품의 성공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점칠 수 있었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잡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흥행을 거둔 후 월드마켓으로 진출하는 등의 계획성 있는 행보는 많은 애니 제작사들이 교과서로 삼을 만한 측면입니다.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장르의 확대는 물론 저예산 독립 장편 애니메이션의 제작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한편, 최근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IPTV가 도입되면서 TV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동시에 인터넷 게임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화면 선명도가 월등한 HDTV의 보급이 확대되는 등 디지털 방송환경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이러한 사회문화적 환경의 변화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광고, 방송, 영화, 비디오 등으로 실현되는 디지털 영상콘텐츠가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작업이나 기술을 제작·개발하는 프로그램 환경, 즉 플랫폼의 확장에 따른 대응능력이 뛰어나 디지털 콘텐츠의 핵심적인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애니메이션 산업이 미래산업으로 촉망 받는 만큼 향후 애니메이션 분야의 일자리 전망도 밝아 보입니다.

애니메이션 산업은 만화 또는 3D만화영화 컨텐츠 산업을 이릅니다.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은 크게 사전제작, 메인제작 그리고 사후제작으로 구분되지요. 사전제작단계에서는 작품의 시놉시스(스토리)구성 및 구체적인 기획이 이뤄집니다. 본격적인 제작 과정인 메인제작 단계를 거쳐, 편집 및 출력이 이루어지는 사후제작이 이루어져요.
이웃나라 일본은 에반게리온, 이웃집 토토로, 원피스, 짱구는 못 말려, 도라에몽 등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을 수없이 탄생시켰습니다. 우리라고 못할 거 없지 않나요? 앞서 알아 본 애니메이션 각 제작과정에서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어마어마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작 애니메이션이 탄생할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 중에 이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할 사람 없나요?
자자, 여기를 주목해 주세요. 지금부터는 애니메이션 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직업이 소개될 텐데요, 찬찬히 읽어 보면서 혹시 내가 도전할 만한 직업은 없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촉망 받는 미래산업과 직을 미리 알고 준비한다면, 10년 후 내 모습이 훨씬 근사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