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은 사람들이 설레는 가슴을 안고 여행을 떠나는 곳이기도 하고 유학에서 돌아온 자녀를 부모가 반가움의 눈물로 맞이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크고 작은 불법이 자행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약을 비롯한 갖가지 밀수품을 들여오는 조직폭력배부터, 세금을 내지 않은 명품가방을 숨겨오는 사람까지. 특히나 밀수품 문제는 국가의 관세수입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심각할 경우 한 국가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밀수품이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건 지나치게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냐고요? 전혀요. 전쟁까지 일어난 걸요.

1840년 일어난 중국과 영국 간의 아편전쟁을 생각해보세요. 당시 서양에서는 비단이나 도자기 등 중국 상품의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그 결과 영국의 은이 대량 중국으로 유출되었습니다. 그 때에는 은 보유량이 곧 국력이라고 생각하던 중상주의 시대였기 때문에 영국은 꼼수를 씁니다. 마약의 일종인 아편을 몰래 중국으로 들여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인들의 아편 중독은 심각해지고, 국가의 은 보유량 감소로 국가 경제도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제지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대응은 결국 아편전쟁으로 이어졌고요. 오늘날 공항 세관에서 왜 그렇게 철저한 검사를 하는지 이제 짐작이 가시나요?

예전에 인천공항의 세관 X-레이 검색에서 100킬로그램 대의 마약이 적발되어 화제가 되었는데요, 그 마약은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는 무사통과되었으나 우리 공항 세관의 날카로운 감시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 여기서 공항에서 국가 경제와 안전을 수호하는 공항세관원들의 세계를 알아볼까요?

1어떤 일을 하나요?

공항세관원은 화물이나 여행객의 휴대품을 검사하여 세액을 징수하고,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물품은 유치, 압(몰)수하거나 반송하는 일을 합니다. 안보위해물품에 해당하는 총이나 칼, 의약품(멸종 동식물 등을 성분으로 한 의약품 포함), 가짜 상품, 수입 또는 반입 시 검역 등의 조건이 필요한 물품 등을 검사합니다. 일반적인 수출입화물의 경우, 수출(입)자 또는 의뢰를 받은 관세사가 세관에 수출(입)신고 또는 화물반입신고를 하면, 세관직원이 이를 수리하거나 심사해 허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때 기업체나 창고 등을 직접 찾아가서 신고의 적정성 등을 확인하고 부적절한 경우 과태료 부과, 가산세 징수 등의 행정처분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여행자 휴대품의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 유치증서를 발급해 주고, 반입금지물품은 반송 또는 폐기 처리를 진행합니다. 반입이 가능한 물품은 주인이 물품에 대한 검역을 받거나 세액을 납부한 후 유치된 물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세금징수 및 수입제한업무는 무분별한 물품 수입이나 반입을 금지시켜 국내 산업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함이며, 공정무역질서를 확립하고자 하는 목적이기에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여행자 휴대품 검사는 탑승객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하기도 하지만 사전에 여행객의 정보를 미리 분석하거나 범죄가 우려되는 여행객을 파악하여 이들의 물품을 검사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물품이 X-ray 판독절차를 먼저 거치게 되는데, 이 업무만 주로 수행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관세직공무원 중 전문분야에 수년간 단련된 사람들로 충원된다고 합니다. X-ray 판독작업은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일반 여행객처럼 공항 내를 돌아다니며 행동이 수상한 사람의 동태를 살피는 업무를 하기도 하는데 이들을 로버(rover)라 칭합니다. 이 업무 또한 공항세관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데요, 뛰어난 관찰력으로 범법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선별할 수 있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공무원 신분이니만큼 청렴성과 책임감을 갖고 일해야 하며,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순발력 있게 업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공항세관원의 경우 주로 여객청사(휴대품검사 또는 로버, 조사 등 업무)나 화물청사(수출입통관, 화물관리, 조사 등 업무) 등 순환업무를 하면서 업무경력을 쌓게 된다고 합니다.

2어떻게 준비하나요?

우선 관세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해야 합니다. 관세직공무원은 7급 및 9급의 공채나 특채시험을 통해 입직이 가능합니다. 7급 공채의 시험과목은 국어(한문포함), 영어, 한국사, 헌법, 행정법, 관세법, 무역학이 포함되며, 9급 공채는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와 선택과목인 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 관세법개론, 회계원리 중에 두 과목을 선택해서 필기시험을 보게 됩니다. 학력이나 전공의 제한은 없으나 시험을 치를 때 관련 법률이나 무역절차 등을 알아야 하므로 법학이나 무역학 등을 전공한 사람이 다소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일부 외국어능력이 우수한 사람이나 마약탐지견 관리 등을 위해 특채를 실시하기도 합니다. 특채는 채용목적에 따라 시험과목이 상이해질 수 있으므로 시험공고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나 산업기사, 기사 등의 국가기술자격증 소지자는 시험 시 가산점이 있으니 미리 취득하는 것이 좋으며, 변호사, 공인회계사, 관세사 등의 자격소지자는 5%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3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신공항이 개설되고 기존의 공항이 확장되는 등 활동 영역이 증가하고, 국제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물품 및 사람들의 국제적인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세관업무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내외국인 대부분이 이용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이용객 수 및 화물만 살펴보더라도 매년 상당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향후 항공 산업의 계획적인 발전이 예상되면서 이러한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공항세관원의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공항세관원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따라 일자리가 결정되므로 업무량이 증가한다고 해서 이들 인력이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기존 관세제도가 변경되고 국제무역환경변화 및 국가별 경제여건에 따라 행정업무 처리시스템이 효율화되고 자동화됨에 따라 점차 업무가 간소화되는 추세이며, FTA 체결국이 증가하면서 관세의 제한은 완화되고 원산지 확인업무는 증가하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향후 관세행정은 조세채권 확보와 통관질서확립이라는 고유기능에 환경보호, 공정무역질서 유지 등 새로운 미션이 추가되어 기능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국경관리 업무라는 특성상 외국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4한 걸음 더

공항은 24시간 운영되는 곳입니다. 따라서 공항세관원은 교대근무를 하며, 휴가철이나 명절, 특정일에는 오히려 더욱 업무가 바빠지게 됩니다. 또한, 외국인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영어, 중국어 등의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며, 세법의 경우 자주 변경되므로 이러한 사항을 숙지하고 업무에 임해야 합니다. 계속적으로 공부를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학습에 대한 열의와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일부 외국어능력이 우수한 사람의 경우 특채를 통해 입직할 수 있으며, 마약탐지견 관리를 위한 특채시험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관세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입직에 유리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