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소설은 예부터 입으로 전해 내려오다 문자 발명 이후 기록된 문학작품입니다. 곰곰 생각해보면, 참 신기합니다. 옛 선조들은 이런 이야기들을 반드시 후세에 전해 작품으로 남기자고 약속이라도 했던 걸까요? 오랜 시간 동안 입에서 입으로 돌고 돌아 500년, 1000년 후의 우리들까지 웃고 울리다니!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던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바로 이야기의 힘이에요. 흥미로운 이야기에 사람들이 빠져들었고, 서로 나누었으며, 후세에 전하기까지 한 것입니다.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야기를 전하면서 슬쩍슬쩍 살을 덧붙여 극적인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재미까지 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구전문학은 대체로 적층적인 특성을 갖습니다.

IT 환경이 친숙한 현대인에게 가장 대중적인 오락거리는 게임일 겁니다. 게임산업이 진화하면서 흥미 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게임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탄탄하고 흥미 있는 스토리라면 만화나 영화도 이에 못지않을 텐데, 게임이 입지를 계속해서 넓혀가는 이유가 뭘까요? 만화나 영화가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데 반해 게임은 스스로 상황을 만들면서 진행해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니 게임의 성패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스토리 안에 얼마나 다양한 설정과 캐릭터를 담아내느냐에 달렸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1어떤 일을 하나요?

게임시나리오작가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영화에서 감독이 하는 일과 비슷합니다. 영화감독이 좋은 시나리오, 좋은 스텝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것처럼, 좋은 시나리오와 아이디어를 가공해서 함께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게임 제작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게임시나리오작가입니다.

게임시나리오작가는 게임 아이디어 발상부터 스토리 구성, 맵, 캐릭터 등 게임의 전반적인 레이아웃을 결정하게 됩니다. 게임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만들고 게임할 때 나오는 대사, 액션, 상황, 이벤트 연출을 담당합니다. 이들은 게임의 특성과 장르에 따라 그에 적합한 게임시나리오를 구성합니다.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만든다거나, 등장인물 간의 무한 경쟁구도를 설정하는 등 전체적인 게임의 구도를 만들어 냅니다. 보통 어떤 게임을 개발할지를 기획하고 나면, 그 기획에 맞는 시나리오 작업이 뒤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게임기획자가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 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2어떻게 준비하나요?

예전에 비해 게임시나리오에 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대학에 게임 관련 학과가 생기면서 전문적인 교육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고, 소수이지만 게임 관련 학원, 직업전문학교 등에서 게임시나리오작가 과정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게임시나리오작가는 글쓰기 능력은 물론, 풍부한 창의력과 표현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 게임을 해 보면서 시나리오를 면밀히 분석해 보고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하는 등의 경험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게임제작과정에 관한 지식과 각 장르별 게임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회사에 들어가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게임 관련 기관이나 회사 등에서 주관하는 시나리오 공모전에 입상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3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한류를 이끌었던 드라마와 K-POP에 이어 제 2의 신 한류를 이끌 주역으로 게임 산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한류 문화콘텐츠의 수출액 3조 2000억 중 게임 산업은 1조 8917억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했습니다. 게임시나리오작가는 주로 게임개발사에 고용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직 종사자 수가 많지는 않고요. 이제까지는 주로 게임기획자나 그 외 여러 게임개발 관련 인력이 시나리오 작업을 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직도 직업 자체가 전문화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사양의 스마트폰이 점차 대중화 되면서 게임유저들은 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원하고 있습니다. 향후 모바일 환경 외에 VR(가상현실), 체감형, 콘솔 게임 등 다양한 환경의 게임이 개발되면 각 장르의 시나리오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수요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4한 걸음 더

게임은 적극성을 발휘해야 하는 놀이입니다. 게임 유저들은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게임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흥미를 크게 느끼게 됩니다. 그러니 컴퓨터게임의 성패는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얼마나 담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시나리오작가에게 독창적인 아이디어, 풍부한 상상력, 폭넓은 지식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특히 게임시나리오는 영화나 드라마보다 구성관계가 치밀하고 역동적이어야 합니다. 한 가지 상황만 전개되는 스토리가 아니라 게임사용자들이 선택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문학서적을 탐독하는 것이 극적인 구성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게임시나리오작가를 꿈꾼다면 컴퓨터가 아니라 책부터 친해져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