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판타지를 꿈꾸는 것은 그 안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일 겁니다. 하늘을 날고, 동물과 교감하며, 마법 등 신비한 능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인기는 판타지에 대한 인간의 열망을 잘 보여줍니다. 해리포터 이야기의 중심은 절대 악(惡)에 대항하는 선(善)과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세 친구의 모습입니다. 어쩌면 수없이 봐온 흔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에 ‘마법’이라는 판타지 장치가 더해지는 순간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되는 겁니다. 전 세계가 홀린 듯 해리포터에 빠져들면서 무려 67개 언어로 번역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소설이 완결되기도 전에 영화화되기 시작하면서 해리포터의 인기에 더욱 가속이 붙었습니다. 각종 특수효과의 강력한 힘을 덧입은 소설 속 판타지의 세계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현실감 있는 모습으로 스크린에 옮겨졌습니다. 영화만도 세계적으로 7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특수효과로 재현해낸 각 장면이 관람객들을 스크린 속 환상세계로 흡입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었습니다. 영국 영화업계는 해리포터 시리즈로 특수효과의 절정을 보여주며 호황기를 맞으면서 워너브라더스사가 해리포터 촬영에 활용한 각종 특수효과와 모형제작, 세트장, 분장 등을 전시한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오픈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의 발길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1어떤 일을 하나요?

우리는 해리포터 류의 판타지 영화뿐 아니라 SF공상과학영화나 공포영화 등에서도 특수효과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비오는 밤, 바람에 스산하게 흔들리는 커튼 사이로 갑자기 번개가 내리치는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영화의 리얼리티와 시각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흔들리는 커튼과 번개가 연출된 겁니다. 이와 비슷한 비바람, 강풍 등의 자연효과 외에도 하늘을 날아다니며 무술을 하는 와이어액션효과, 화학연기와 피를 뿜어내는 총격효과, 화학재료, 프로판, 알콜 등을 사용한 폭파효과(화공효과) 등 영화촬영에 쓰이는 모든 특수한 효과들을 특수효과라고 말합니다. 또한 축소된 모형(미니어처)을 만들어 실제와 똑같은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화산이나 건물의 폭파 장면을 재연하거나 잠수함, 우주선과 같은 거대 물체를 가까이서 촬영하는 듯한 효과를 사실적으로 나타냅니다.

특수효과전문가는 영화의 다양한 장면을 연출하고, 이야기가 좀 더 현실감 있게 표현될 수 있도록 특별한 효과를 주어 생동감 있는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먼저 특수효과전문가는 영화 장면 중 특수효과가 들어가야 할 부분을 철저하게 분석합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분석하고, 특수효과에 필요한 장비를 확인하여 영화감독과 함께 특수효과 연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합니다. 특수효과의 난이도나 규모에 따라 예산이 차이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정확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촬영장소를 확인하고 자체적으로 어떤 장비를 개발하여 사용할 것인지, 어떤 장비를 빌려서 사용할 것인지 검토한 후, 각각의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화학재료들을 구입합니다. 촬영 전에 미리 폭약이나 폭탄의 설치가 완벽한지, 안전장비는 문제없이 잘 설치되었는지 확인해 안전하게 촬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컴퓨터그래픽(CG: Computer Graphics)의 경우 TV나 영화에서처럼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한 특수영상을 보여주기 위해 컴퓨터그래픽 효과를 사용하는 것이어서 따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수효과 분야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작업단계도 세분화, 분업화 되어 한 장면의 특수효과를 만들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작업하기도 합니다.

2어떻게 준비하나요?

특수효과전문가가 되기 위한 전공이나 학력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미니어처, 화공효과 등 각 특수 분야의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화학 및 물리 등 과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화약류관리기사, 전자․전기 관련 자격증,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면 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특수소품 제작업체, 특수효과 전문업체 등에 취업해 보조업무를 하면서 관련 기술을 익히게 됩니다. 특수효과의 난이도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영화 한 편의 특수효과를 책임지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5-7년 정도의 실무경험이 필요합니다.

이 일은 상상한 바를 눈앞에서 펼쳐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수효과전문가는 기본적으로 창의력이 풍부하고, 발명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위험물질을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안전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차분하고 신중한 자세가 요구됩니다. 또한, 특수효과를 연출하는 전 과정에서 감독과 제작진 등 다양한 사람과 함께 어울려 일하는 만큼, 좀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서는 정교한 팀워크가 필요합니다.

3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영화산업이 발전하고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좀 더 사실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에는 제작비가 부족하면 특수효과 비용을 가장 먼저 줄여야 한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었지만, 이제는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화려한 특수효과로 생동감 있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특수효과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단 액션영화나 공포영화뿐 아니라 멜로영화에서도 특수효과 사용이 늘어 특수효과전문가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영화는 특수효과에 사용되는 비용이 적고 제작편수도 한정되어 있어 주로 영화사, 광고 제작 업체, 방송국처럼 영상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곳이나 애니메이션, 게임 제작업체 등 영상과 특수효과를 많이 필요로 하는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2016년 개봉한 ‘부산행’, ‘베를린’, ‘설국열차’ 등에서 특수효과로 생동감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특수효과 시장이 점점 커지고 특수효과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기업인 픽사나 루카스 필름 등에서 한국인 특수효과전문가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어 실력과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면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기업으로의 진출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4한 걸음 더

'동남아판 해리포터'를 아시나요? 소설로 읽던 해리포터가 극장에 내걸리자 팬들은 물론, 많은 영화관계자들 사이에는 특수효과로 촬영된 장면이 단연 화제였습니다. 상상한 것 이상으로 소설 속 다양한 장면이 생생하게 재현되었기 때문이죠. 도대체 저 장면을 어떻게 찍었을까? 특수효과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급기야 몇몇 팬들이 직접 촬영에 나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한때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동남아판 해리포터’로서 영상은 아니고 사진입니다. 태국의 해리포터 열혈 팬들이 만든 것으로 전해지며 영화 해리포터의 등장인물처럼 빗자루를 타고 공중을 떠다니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냈습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태국 팬들이 '빗자루 특수효과'를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인력'을 이용한 특수효과로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서 결과물이 조금은 어설퍼도 특수효과를 시도해보았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