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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안전(최종수정일시:2017-01-03 11:06:00.0)
프로파일러

1어떤 일을 하나요?

□ 탄생배경
2016년 인기리에 방영된 ‘시그널’은 일련의 사건들로부터 범인의 단서를 찾아내는 프로파일러의 활약을 잘 그려낸 드라마였습니다. 이전까지는 대부분 미국의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직업입니다.
프로파일러가 일찍이 도입된 미국은 이미 1972년 연방수사국(FBI)에 프로파일링 기법이 공식적으로 활용되었고, 1983년에는 국립흉악범죄분석센터(NCAVC)가 설립되어 전국 경찰로부터 범죄 자료를 받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의 경우는 FSS(Forensic Science Service)라는 기관이 별도로 설립돼 범죄정보만을 수집‧분석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서울지방경찰청에 범죄행동분석팀을 설치하면서부터 범죄 프로파일링 기법이 도입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하는 일
프로파일링이 갖는 사전적 의미인 윤곽을 그리는 것과 같이 사건의 윤곽을 그리는 사람이 바로 프로파일러입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범죄심리분석관이라고도 하죠.
프로파일러는 주로 증거가 불충분하여 일반수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이상범죄나 연쇄살인 같은 강력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급파됩니다. 수사요청을 받은 프로파일러는 사건현장에 출동해 범죄자가 어떻게 범행을 준비했고,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시신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 일련의 범죄과정을 과학적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범행동기와 용의자의 특징 등을 분석하고 그 특징을 토대로 은신처나 도주경로를 예측하기도 합니다. 또 피의자가 검거된 후에는 심리적 약점을 공략해 자백을 받아내고 여죄를 밝히는 심문에도 참여하며, 심문과정에서 한 말과 행동을 상세히 기록하는 일도 합니다. 일선 형사들이 범인검거에 난항을 겪고 있을 때는 용의자의 범위를 좁혀 수사가 쉽게 진행되도록 돕거나, 수사 가치가 있는 목격자와 진술을 가려내는 역할도 합니다.

2어떻게 준비하나요?

국내에서 범죄심리학은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개설하고 있지만, 그 외에 학부에서 개설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 심리학과 사회학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며, 석사 이상의 학위를 소지한 사람들이 우선 대상입니다. 특채로 합격하면 경찰학교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은 뒤 지방청 과학수사계 등에 배치됩니다. 보통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박사학위가 요구되며, 경찰청은 관련 분야 사회학, 임상심리학 등 석사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채로 채용되는 프로파일러 외에 경찰관으로 들어가 과학수사요원을 거쳐 프로파일러가 되는 길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일단 경찰관 채용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6개월간의 경찰학교 교육 후에 일선경찰서로 배치되는데 이때 수사인력의 전문화와 역량강화를 위해 도입한 ‘수사경과제’를 신청해야 합니다. 강력범죄수사팀, 지능범죄수사팀, 과학수사팀, 수사지원팀, 유치관리팀 중 과학수사팀을 신청해 승인이 나면 과학수사요원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여기서 경력을 쌓은 후 ‘심리분석’을 하는 프로파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프로파일러의 역할은 자백 유도 단계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고 합니다. 굳게 닫힌 피의자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는 심리전의 달인이기도 하죠. 때문에 프로파일러는 냉철함과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감성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현재 상황을 파악할 때에는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범인의 행동을 예상하고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선 자기 스스로가 범인의 입장이 되어야 합니다. 덧붙여, 두뇌회전이 남들보다 빨라야 하며, 자신이 배운 범죄심리나 심리학을 상황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외국에서 비롯된 수사기법인 만큼 외국서적 등 관련 자료를 습득하기 위해 외국어 능력과 정보수집과 관리, 분석을 위해 컴퓨터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 근무환경
업무 강도는 무척 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무시간이 길뿐만 아니라 범죄자가 언제 사건을 일으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춰서도 안 되며 출장과 야근도 잦습니다. 끔찍한 범죄현장을 감식하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에 안 좋은 기억과 경험은 빨리 잊어 감정적으로 충격에 둔감해져야 합니다. 신체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강인함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회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보람이 크지만, 개인과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정의감과 책임이 동시에 요구된다.

□ 취업현황
2000년 국내 1호 프로파일러가 탄생한 이래 경찰청에서는 2005년 제1기 프로파일러 15명을 시작으로 2014년 4기를 선발해 현재 활동 중인 프로파일러는 약 37명의 프로파일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로파일러의 수입은 경찰 신분이기 때문에 경찰공무원의 직급과 호봉에 따라 다릅니다.

3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경기침체와 양극화 등 사회불안이 심해질수록 강력범죄와 증거를 찾기 힘든 지능범죄가 늘어나므로 프로파일러의 범죄심리 분석 업무의 필요성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경찰청에서는 연쇄 강력범죄나 지방청 2곳 이상이 연계된 사건, 기타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 등 ‘긴급사건’이 터지면 무조건 프로파일러를 현장에 출동시켜 수사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파일러가 일할 수 있는 부서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자격과 실력을 갖추어야만 프로파일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프로파일러는 신규채용보다는 기존 인력을 전문화하여 양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증거를 남기지 않는 지능범이 많아지면서 프로파일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에 5명, 지방경찰청에 2~3명 수준이 배치된 것을 볼 때 채용규모는 서서히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로파일러는 전문적인 자격과 실력을 갖추어야 하지만 일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파일러와 비슷한 직업으로 범죄심리학자, 범죄심리연구원, 피해자 전문 상담사, 심리학 교수 등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4INTERVIEW

Q) ‘프로파일러’의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현재 경찰청 범죄정보지원계에서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로 일하고 있습니다. 프로파일러(profiler)란, 범행현장에 남겨진 여러 흔적을 모아 범인의 성격, 콤플렉스, 취향, 연령대, 성별 등을 도출해내는 ‘과학수사요원’을 말합니다. 심리분석만을 하는 것은 아니며, 범죄현장에 남겨진 행동의 흔적들을 분석해서 재구성을 하는 일을 합니다. 주로 증거가 불충분하여 일반수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연쇄살인 같은 강력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급파되는데, 수사요청을 받은 프로파일러는 사건현장에 출동해서, 범죄자가 어떻게 범행을 준비했고,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시신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 일련의 범죄과정을 과학적으로 재구성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범행동기와 용의자의 특징 등을 분석합니다. 또 피의자의 심리적 약점을 공략해 자백을 받아내는 심문에도 참여합니다. 일선 형사들이 범인검거에 난항을 겪고 있을 때는, 용의자의 범위를 좁혀 수사가 쉽게 진행되도록 돕거나, 수사 가치가 있는 목격자와 진술을 가려내는 역할도 합니다.
경찰업무는 매우 유기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하나의 범죄사건은 일선 형사와 각 분야의 과학수사요원들, 더불어 시민들의 힘이 보태져야 해결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들에서 프로파일러의 역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다보니, 미궁의 빠진 연쇄살인사건이 프로파일러의 힘만으로 해결되는 것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프로파일러의 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건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즉, 범죄사건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의해 해결된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신문기사 등을 보면, 저를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라고 말합니다. 물론 제가 우리나라에서 이 일은 처음 시작한 것은 맞지만, ‘최고’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40명의 프로파일러가 있는데, 후배들에게 항상 최고가 되라는 조언을 잊지 않습니다.

Q)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말씀해주세요.
A) 돌이켜보면, 저는 사람에 대한 관심, 특히 사회적 약자들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모르게 사려져도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는 약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저를 경찰이 되게 한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감식수사 업무로 경찰업무를 시작했는데, 그러다 2000년 2월. 서울 경찰청 ‘감식계(鑑識係)’가 ‘과학수사계’로 개편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연쇄살인이나 성폭행, 방화사건 같은 강력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죄자들의 행동과 심리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범죄행동분석팀’이 설치되었습니다. 당시 팀은 구성되었지만, 프로파일러는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그땐 달랑 책상 하나에 심리학 책 몇 권이 전부였어요. 당시 경찰 내부의 시선도 곱지 않았습니다. ‘당장 벌어진 사건도 해결하기도 급급한데, 몇 년 뒤에 벌어질 사건 때문에 자료를 모아야 한다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의견이 불거져 나왔던 것이죠. 하지만 8년간의 현장감식요원 활동에서 비롯된 통찰력에 근거한 제 믿음과 준비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2004년. ‘유영철’이라는 한국사회의 연쇄살인범에 대해 경찰이 충분히 분석함으로써 이후 나타난 사건들에 대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프로파일링은 범인을 검거하고 수사한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를 분석함으로써 또 다른 사건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사건 관련 데이터베이스화는 몇 년간 저 혼자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후배 프로파일러들이 강력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범죄분석시스템(SCAS, Scientific Crime Analysis System)>에 관련 자료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2009년 1월 ‘강호순 사건’ 때, 많은 기자들이 저에게 ‘어떻게 한 건의 DNA 분석결과를 가지고 추가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느냐’고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건 설득이나 어떤 물리적 위협을 행사한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무슨 독심술이나 초능력을 발휘한 건 더더욱 아니었고요. 모든 건 지난 몇 년간 축적한 엄청난 자료 덕분이었습니다. 범죄를 유형화해 놓았기 때문에, 비슷한 유형에 속하는 범죄자가 주로 어떤 성격을 지녔고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지를 알고 있어서 심문 전략도 구사할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짧은 대화를 통해서도 필요한 대답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겁니다.

Q) 일을 하면서 힘든 점과 보람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프로파일러로 지낸 7~8년간의 생활은 참 고됐다고 생각합니다. 후배 프로파일러들이 선발되어 활약하기까지 혼자 도맡아야 했던 일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계속해서 진화하는 범죄에 어떻게든 대비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저를 압박했습니다. 게다가 ‘경찰 경력 20년’ 동안 숱하게 많은 범죄현장을 다니며 무수한 시체를 목격했는데도, 피해자를 대할 때마다 겪는 충격과 고통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경찰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피해자의 처참한 주검 앞에서 ‘내가 과연 이분을 위해 무엇을 해 드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현실을 외면해 버리고 싶은 순간이 왜 없었겠습니까. 인간 본성에 대한 의문,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에 대한 실망에 괴로울 때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럴 때일수록 눈을 부릅뜨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것만이 피해를 입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이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절박함이 저를 현장으로 이끌었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회사에 다녀온다’는 표현을 쓰지만, 강력 범죄를 맡은 경찰은 ‘집에 다녀온다’고들 말합니다. 그만큼 근무시간이 엄청나죠. 게다가 범죄자가 언제 사건을 일으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춰서도 안되요. 사건이 발생하면 새벽 3시, 4시를 가리지 않고 현장에 출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경찰의 휴일은 범인이 정해 준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죠. 신체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직업이라 가족의 배려와 격려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정작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사회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보람은 커도, 개인과 가족이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남다른 각오가 필요한 직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살인사건의 경우, 우리 경찰의 범인 검거율은 90%가 넘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정말 높은 수치죠. 하지만 국민들의 기대가 높기 때문에 미해결된 사건이 쉽게 용납되질 않습니다. 우리 경찰은 ‘질긴 운동화’와 어느 정도의 시간만 주어지면 어떻게든 살인범을 잡아낼 역량이 있으니, 믿고 기다려 주셨으면 합니다. 또 지나친 보도경쟁은 때로는 수사에 혼선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언론도 조심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알 권리는 존중하되, 필요 이상의 정보를 공개해 범죄자가 도리어 방송을 보고 다음 범행을 계획하는 일이 생겨선 안 되니까요. 또 막연하게 생각만 갖고 있던 사람들이 방송에 나온 구체적인 이미지를 보고 유사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살하는 등의 악영향도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Q)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은 청소년들은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하나요?
A)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거나 직접 개인적으로 문의해오는 적극적인 학생들이 참 많습니다. 어떤 친구는 외국에서 프로파일러로 활동하고 싶은데, 어떤 분야를 공부하면 좋을지를 물어본 적도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주고,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바로 ‘과학수사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어떤 새로운 분야에서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중고등학생들이 막상 사회생활을 시작하기까지는 앞으로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지금 당장은 중요한 직업이라고 생각되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인지 확신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프로파일러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라면, ‘과학수사’ 전반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경찰에서는 2006년부터 ‘심리학’과 ‘사회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경장 특채로 프로파일러를 선발해 왔는데, 40여 명의 기존 요원을 전문화하기 위해 신규 프로파일러는 당분간 채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물론 순경에서부터 일을 시작한 과학수사요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기회를 제공하긴 하겠지만). 따라서 이제는 심리학, 사회학 외에도 폭넓은 분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분야가 향후 과학수사에 필요할지를 예견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예컨대, 유골의 치아상태 등을 분석해 수사에 필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법치의학’이나 범행 현장에 나타난 파리나 구더기를 보고 범행시기나 상황 등을 파악하는 ‘법곤충학’ 등 과학수사에 활용되는 분야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법의학’이나 ‘법병리학’ 등은 수사에 쓰인지 오래되었지만, ‘법건축학’이나 ‘법인류학’처럼 미개발된 학문 분야도 굉장히 많아요. 또 끔찍한 범죄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나 늘 처참한 사건현장을 마주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수사관들이 제2, 제3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케어 팀(care team)’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변화 양상을 주시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Q) 여러 범죄를 해결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A) 기억에 남는 사건보다는 기억에 남는 피해자가 더 많습니다. 현장을 다니다보면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하게 될 일이 많거든요. 예전에 한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될 뻔하다가 겨우 살아는 피해자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칼에 상처를 많이 입은 피해자였는데, 수사라는 목적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고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할 때 참 괴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냐고 했는데, 범인을 꼭 잡아달라고 하더군요. 그때 꼭 범인을 잡아주겠다고 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너무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었어요. 나중에 범인을 검거했을 때 그 친구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아픈 기억을 떠올려서 피해사실을 말해준 그 친구가 참 고맙고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마지막으로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A) '행운’과 ‘기회’는 다르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기회’는 꾸준히 노력하는 준비된 자에게 오며, 그걸 이루어내는 것이 곧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운이 좋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폭넓게 사고하면서 자신에게 걸맞은 일을 신중하게 찾아 나가길 바랍니다. ‘왜, 내가,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인가’를 기억하면서, 눈앞에 닥친 일을 잘 정리하고 해결해나가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담당부서 : 미래직업연구팀
담당자 : 이랑, 이유진 (1577-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