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1뎁스 2뎁스 3뎁스 현재 페이지

직업정보 찾기

직업·진로 직업정보 직업정보 찾기
공공/안전(최종수정일시:2017-11-06 21:55:03.0)
검시조사관

1어떤 일을 하나요?

검시조사관은 사망의 종류와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체 및 현장을 조사하여 변사자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후 사건 담당 형사에게 제공하거나 부검의에게 현장에서 조사한 내용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부터 종결될 때까지 시체를 통해 사건을 바라보고 이를 바탕으로 사망의 종류 및 원인을 밝혀내는 게 이들의 업무다. 이때 과학수사요원과 함께 피해자의 혈흔과 상처 부위 등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부검 등에도 참관하며 시체 주변의 현장을 포함해 시체의 죽음과 관련한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조사한다.
범인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현장의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범인의 동선과 생각을 읽어내기도 한다. 사건해결을 위한 시체 및 현장에서 증거물을 채증하여 수사를 지원하기도 한다. 사망원인을 밝힐 수 있는 증거자료 가운데 보다 면밀한 분석을 요하는 것들은 실험을 거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변사사건 조사 보고서를 작성해 특정인 사망사건이 확실히 밝혀지도록 도움을 준다. 변사 혹은 자살 통계 관리 업무를 시행하여 자료화한다.

2어떻게 준비하나요?

경찰청 등에서는 간호사와 임상병리사 면허 소지자를 9급 경채(경력경쟁채용)로 채용한다. 검시조사관으로 일하려면 간호학, 임상병리학, 생물학, 생화학, 수의학, 유전공학, 생명공학, 화학 등 8개 분야 중 하나를 전공(전문학사 이상)하는 것이 유리하다.
검시조사관을 채용하는 정해진 시기는 없다. 보통 각 지방청에서 검시조사관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 채용공고를 낸다. 검시를 통해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는 일이기 때문에 시 체의 현상과 관련된 지식뿐 아니라 전문적인 의료지식, 범인의 행동 및 심리적 특징에 대한 이해가 두루 필요하다.

3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검시조사관은 전국 지방경찰청에 소속되어 활동한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에 약 138명의 검시조사관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연평균 약 3만 5,000건의 변사 사건이 발생한다. 의료법 17조에 따라 의사만이 시체검안서나 사망 진단서를 작성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검시조사관을 선발해 변사 사건에 대한 전문적인 검안 작업이 가능하게 됐지만, 아직까지 검시조사관의 업무는 변사사건 조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머물고 있다.
검시조사관들은 시신 검안을 책임지고 진행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보장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인데, 이 지위를 인정받고 검시조사관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 검시조사관 수요도 늘 것으로 보인다.

4INTERVIEW

Q) 검시관으로서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경기지방경찰청에서 검시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변사자를 전문적으로 검시하고, 시체 주변에서 증거물 등을 확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접수되면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현장에 도착하면 이미 형사, 지구대 요원들이 초동조치를 해둔 상태입니다. 그 상태에서 저희가 임장해 정밀검시를 합니다. 현장 검시가 끝나면 추가로 자료를 수집하고 현장상황을 취합합니다. 때론 간단한 실험과정을 통해서 나온 분석에 대한 의견을 ‘변사조사결과서’라는 문서로 작성해 담당형사나 검사, 부검의에게 제공하기도 합니다.

Q)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A) 간호사 생활을 14~15년 정도 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심혈관계 분야를 담당했었죠. 중환자실에서 사망하는 분들을 많이 보면서 의료인의 문제점도 보게 됐습니다. 중환자실은 외부인이 들어올 수 없게 통제된 공간입니다. 그래서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들은 전적으로 의료인의 양심에 맡겨지죠. 제가 유가족이었으면 억울할 것 같다 싶은 일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을 찾아내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의료 수요가 많아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의료사고나 의료과실도 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의료사고를 전담하는 인력 수요도 생길 거라고 봤고요. 그래서 병원 내 사망에 대한 조사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05년 11월, 경찰청에서 사망의 원인과 형태를 조사하는 검시관을 특채한다는 공고를 보고 곧바로 지원했습니다.

Q) 어떤 준비와 노력을 통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A) 대학에서는 간호학을 전공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일하며 의료사고에 관심을 갖게 된 후로 법의학 공부를 했습니다. 법의학 책을 사서 혼자 공부하면서 법의학에 대한 개념과, 법정에서 형을 집행할 때 사인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간호사 면허증은 있었고, 사망 원인에 대한 공부 등 다른 실무적인 공부는 검시관으로 채용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실 파견 실습을 통해 자세히 배웠습니다.

Q) 간호사 출신 검시관들이 많은가 보네요?
A) 크게는 임상병리학 전공 검시관과 간호학 전공 검시관이 있습니다. 간호사들은 해부학, 생리학, 약리학, 병리학 등의 기본 항목을 모두 배우고, 질병에 대해서도 알기 때문에 검시 업무에 접근하기 좋습니다. 임상병리학을 전공한 검시관은 질병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비교적 적은 편이어서 초기에는 이 업무를 조금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한 혈흔 흔적을 분석할 때나 시약 등을 개발할 때는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Q) 이 직업만의 매력은 뭔가요?
A) 간호사로 활동했을 때와 검시관인 지금, 출근할 때 느낌의 차이가 있습니다. 간호사로 일할 때는 내 작은 실수로 살아있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압박감 때문에 바짝 긴장을 하고 옵니다. 일을 할 때 농담도 잘 안 했습니다. 그런데 검시관 일은 죽어 있는 사람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는 일이라 심리적인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혼자 사건의 모든 걸 책임지는 게 아니라 팀원 여럿이 함께 일을 처리한다는 점에서 심리적으로 편안합니다.

Q) 하지만 힘든 순간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전국에 83명 정도의 검시관이 있습니다. 근데 변사사건은 연간 약 3만 5,000건 발생합니다. 인력 수가 적어 힘듭니다. 사건 발생지로 가서 조사를 해야 하는데 인원이 너무 적으니까 교대로 근무를 해야 합니다. 모든 사건현장에 동행할 수 없으니 검시관이 꼭 동반해야 하는 변사사건을 분류해 놓기도 합니다. 장애인이나 만 14세 이하 미성년자 등이 사망한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제가 여자이고, 엄마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피해자가 아주 어린 아이였을 경우, 안 좋게 살해당한 변사자 등을 봤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습니다.

Q)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용의자가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해 무죄를 주장해도, 저희 쪽에서 증거를 정확히 제시해서 사건이 해결됐을 때 느끼는 뿌듯함이 있습니다. 이렇게 죽은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을 억울하지 않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일이 가치 있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유족들을 위로해 줄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다른 사람의 죽음을 계속해서 봄으로써 내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고, 내 삶에서 감사할 조건들을 많이 발견하기도 합니다.

Q)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가장 까다로운 사건 중 하나가 바로 화재사건입니다. 불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현장 증거물이 훼손될 경우가 많거든요. 시체에 남아있는 증거도 희박하기 때문에 이게 단순화재사건인지, 살인 후 방화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국과수 부검을 통해 내부 장기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러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화재가 났을 때 화재 이전에 사망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은 또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부검보다 간단한 방법을 찾아낸 적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시체의 혈액을 채취해서 그 안에 함유된 일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었죠. 죽은 다음에 화재가 나면 시체가 호흡하지 않으니까 혈액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없겠죠. 그 방법을 도입해서 타살로 밝혀낸 사례가 3건 있습니다. 그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앞으로 이 직업의 전망은 어떨까요?
A) 현장에서는 검시관이 많이 모자랍니다. 모든 변사사건에 검시관이 동행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사건 발생 시 출입구가 열려 있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애매한 사건이거나 청소년, 연예인 자살사건처럼 사회적 파장이 큰 경우에 한해 현장에 검시관이 동행합니다. 이렇게 제한적으로 현장에 나가다 보니, 전년도에 380건 정도의 변사사건만을 소화했습니다. 변사체 발견의 7~8% 정도 밖에 안 되는 수치입니다. 인원이 지속적으로 충원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검시제도에 한계가 있어서 이를 명확하게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인력이 충원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Q) 이 직업을 선택하려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섬세하면서 통찰력이 있는 사람에게 이 일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시체만 들여다본다면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시체를 중심으로 현장 전체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한 반면, 시체를 볼 때는 전체를 다 세밀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병원에서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경험을 쌓아두면 도움이 될 겁니다.
현장 검시 작업이 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해 팀워크를 발휘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죽은 사람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주고 싶다는 신념도 필요합니다. 미국 드라마에서처럼 현장에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 기대하진 마세요. 그런 사람은 이 일을 오래할 수 없습니다. 또 죽음에 대한 명확한 가치관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담당부서 : 미래직업연구팀
담당자 : 이랑, 이유진 (1577-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