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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성공수기

취업의 모든 것 취업이야기 취업성공수기

“내 나이가 어때서!”…
63세의 도전은 계속된다

옛 선인들은 자식을 낳으면 1~2년을 지내고 병치레 등을 겪고 난 후 출생신고를 했다. 당연히 나이가 두세 살 어리게 신고가 됐다. 나의 선친께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오히려 2년이나 빠르게 출생신고를 하였다. 덕분에 2년이나 빠른 2009년도 1월에 정년을 맞이했다.
그래도 33년의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보니 홀가분하고 하루하루가 상쾌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직장과 사회에서 찌든 심신을 단련하는 계기로 시간을 마련하였다.

명예퇴직 후 나태해지는 나를 발견

4개월이 흘렀다. 여행도 지겹고 홀로산행도 멋쩍고 이른 퇴직 때문에 놀아줄 친구들도 없었다. 심심단련이 아니었다. 무료함과 나태의 연속이 되고 말았다. 일거리를 찾아본데도 실업급여만큼 주는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사실 절박함이 없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만.
국비직업훈련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정보화 시대이고 컴맹 탈출 목적으로 컴퓨터학원에 등록을 신청했다. 통보 날짜가 지나도 연락두절이다. 학원 교무과에 전화를 해보니 직업훈련 취지가 젊은이들 고용촉진을 위한 것이니 어르신께서 양보하라고 했다. 국비직업훈련은 정부가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촉진ㆍ지원하기 위해 취업준비자 및 실업자, 재직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지원해주는 제도였다. 나같이 소일거리 삼아 신청한 사람이 등록 순위에서 밀려 나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국비 지원 직업훈련 수강

하지만, 인간들은 자기 중심의 사고에서 살고 있음이 현실이다. 체면을 무릅쓰고 이곳저곳을 노크하여 우여곡절 끝에 등록을 했다. 한 반에 30명이다. 모두 이삼십 대 젊은 아가씨들이고 남자는 딱 두 명이다. 타자 치는 속도도 느리고 용어도 생소하지만 어렵게 등록한 처지라 하루도 빠짐없이 6개월을 열심히 다녔다. 고용노동부에서 교통비하고 식비까지 지원해주었다. 실업급여 기간에 받는 구직교육이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따로 구직활동을 할 필요도 없었다. 참 좋은 제도였다.
요즈음은 퇴직한 지인이나 후배들에게 이 코스를 꼭 권장하고 있다. 소일거리가 아니라 자기 계발과 노동시장 진출을 위한 스펙 쌓기를 권하고 있다. 조경 교육도 인기가 높은 걸 보았다. 늦었지만 고용노동 당국에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
교육 기간에 액셀, 파워포인트 등 4개 항목의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마음도 뿌듯하고 용기가 생겼다. 2009년도는 정말 나를 계발하는 알찬 한 해였던 같다. 덕분에 2010년도는 1년 계약직으로 회계와 홈페이지 관리 일을 하게 되었다.

워크넷 등록 2주 만에 취업 성공

2011년 1월 지인이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워크넷을 안내해 주었다. 워크넷 구직등록을 올렸다. 사실 직업훈련 기간에 워크넷에 대한 소개가 있었고 회원가입도 했었던 터이다. 그때에는 구직에 대한 열망이 없었던 관계로 별 관심이 없었다.
몇 개 업체에 이력서를 보냈다. 2주가 흘러 면접을 보라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2월 1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워크넷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번에도 1년 계약직이었다. 그래도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고 시내버스 통근이었다. 모 대학에서 주관(야간)하는 마케팅공부도 1주일에 10시간씩 들을 수 있었다.
2011년도 단기 계약이 끝나고 2012년 3월 또 다시 구직신청을 올려야 했다. 이번엔 신문사에서 연락이 왔다. 평소에 근무하고 싶었던 터라 반가웠다. 그러나 밖에서 상상했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열악한 경영구조 때문에 2년 만에 퇴직을 해야 했다. 입사와 퇴사를 몇 번 반복하다 보니, 떠돌이 철새 인생을 살고 있는 것 생각에 마음이 허무해졌다. 안정된 조직생활에 배여 있던 몸이 아직도 적응을 못하고 있었다.
2014년도에는 참으로 씁쓸한 한해였다. 3월부터 이어진 워크넷과의 기나긴 싸움(?)이 11월까지 이어졌다. 아침이고 저녁이고 인터넷을 열고 구직활동을 했다. 평소에 활동하던 사람이 집에서 인터넷이나 뒤적이고 있으니 안팎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밥맛도 없고, 구인기업들의 응답도 없었다. 외출도 두려웠다.


“저희 ○○회사에 응모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금번에는 인연을 맺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다음에 좋은 인연으로 뵙기를 기원합니다”는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는 기업은 존경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기업들 덕분에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길고 긴 구애 끝에 12월에 들어 3개의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9개월 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던 기업들이 나를 부른 것이다. 감격이었다.


워크넷 ‘이력서 작성 도움말’ 서비스가 큰 힘
매일 워크넷에서 살아왔지만 워크넷에 있는 ‘이력서 작성 도움말’ 서비스를 안 건 참으로 행운이었다.
도움말 광장에서는 이력서의 중요함을 이렇게 강조하고 있었다.


  1. 자신의 능력과 경험(스펙)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본인 홍보를 위한 도구다.
  2. 채용담당자와의 첫 만남이라고 힐 수 있으므로 정성을 다해 작성해야 한다.
  3. 최신정보(추가이력 등)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4.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는 아주 중요한 마케팅 도구이므로 자신의 장점(자신감)을 잘 기술하여 긍정적인 첫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 지도하고 있었다.

그렇다. 마케팅 공부도 했지만 “이력서 작성도 마케팅”이라는 걸 새롭게 발견했다.


뒤돌아보니 퇴직 후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나이는 들었지, 실업계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하고 농업 관련 직장에 묻혀 있어서 내놓을만한 이력 상품이 없었던 터였다. 자학하면서도 33년의 봉직생활이 최고인 냥 내세웠었다. 별 볼일이 없었다.


워크넷 ‘이력서 작성 도움말’에 있는 경험, 추가정보라는 단어가 번뜩 보였다. 직업훈련원에서 컴퓨터활용 공부를 하고 자격증 딴 것을 자신 있게 내세웠다. 나이 먹었지만 젊은이 못지않다는 걸 과시했다.마케팅 과정 또한 국·내외 견학에서 쌓은 지식과 이수 과정에서 우수학생으로 총장상을 받은 내역도 당당히 밝혔다. 그리고 “오랜 직장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귀사와 접목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요즈음 시대에 아이돌 연예인들은 기획사에서 짧게는 6~7년 길게는 10년을 다듬는다고 한다. 나도 내 자신을 다듬는데 신경을 섰다. 이력서에 쓸 사진부터 신경을 썼다. 듬성듬성한 머리카락에 주름진 얼굴이지만 포토샵도 했다. 이미지 메이킹을 한 것이다.

사무회계직 근무 고집 꺾고 지금은 사회적기업에 근무

진로도 수정했다. 사무 회계 관리 등 내 입맛대로만 찾은 것이 착오였다. 그 자리에는 소프트한 아가씨들이 장벽을 두르고 있었다. 회사는 고분고분한 여자 직원을 원하고 있었다. 그걸 깨우치지 못하고 오로지 사무 회계 직에만 고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력서 작성 도움말에서 ‘자신의 장점(자신감)을 잘 기술하여 긍정적인 첫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이력서 기록과 걸맞게 오랜 직장생활에서 갖추어진 영업력과 조직력을 내세우고 이론과 실습을 재무장한 마케팅을 무기로 하여 영업 관련 분야에 노크를 했다. 면접 과정도 당당했다. 통했다. 지금은 사회적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후일담으로 회사 대표님에게 나를 채용시킨 배경을 물었다. 그랬더니 “첫째 워크넷 공간에 인적자원이 방대하였고, 둘째 이력서 내용에 믿음이 있어서 채용했다”고 말씀하셨다.


오프라인 인력시장은 기술직종이나 속된 말로 막노동판 등에 비해 사무직종들에게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다. 이력서를 들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회사는 내 앞에서 웃지만, 뒤돌아서면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나이 탓도 한다. 경력과 노하우는 뒷전이고 젊은이와 값싼 인력만 찾고 있는 현실이다.

경쟁 치열한 노동시장에서 선택받으려면 나를 잘 포장해야

온라인 시장 특히 워크넷은 다르다. 워크넷 최대시장이다. 눈치나 편견에 사로잡힐 이유도 없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고용시장은 경쟁시장이다. 그래서 조금은 우월해보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선택받기 위해서는 나를 잘 포장해야 한다.


퇴직 후 6년 간 4번의 직장을 만났다. 그 인연에 워크넷 있었다. 이번 자리는 조금 오래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 자리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겠다. 다시 워크넷을 노크할 것이고 나만의 경력과 노하우를 담은 이력서를 올릴 것이다. 100세 시대이다. 이제 예순세 살, “내 나이가 어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