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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성공수기

취업의 모든 것 취업이야기 취업성공수기

나이 55세 퇴직은
“호상(好喪)”이란다.

1. 퇴직

2017년 9월30일 D조선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다 퇴직하였다. 당시 조선업계는 업황악화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하였다. 회사에서 55세의 나이는 후배들의 앞날을 위해선 기꺼이 희망퇴직을 해야 하기에 과분한 나이였다. 회사 인사팀에서 전화로 완곡한 희망퇴직을 권유 받았을 때 망설임을 갖는 것조차 사치였다. 신속히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친구들이 퇴직 위로차 소주 한잔과 함께 건넨 위로는 나이 55세 퇴직은 “호상(好喪)”이란다. 바로 공감했다.

2. 실업급여

퇴사 후 약2개월간 약30년간 직장생활을 가족여행과 휴식으로 힐링한 후 비로소 앞날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최소한의 생활비로 대체하고자 했다. 퇴직금은 미래를 위해 손대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퇴직급여론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려워 아내 몰래 비자금으로 아껴두었던 통장자금을 인출했다. 언제까지 살지 모르는 자신의 퇴직금을 언제부터 얼마나 써야하는지 계산이 안 된다.

3. 워크넷

워크넷의 존재를 55세에 처음 알았다. 실업급여를 받기위해서는 구직활동(입사지원)을 한 증거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해야 해서 알게 됐다. 다른 구직사이트에 구직 활동한 증거를 제출해도 된다. 그런데 워크넷에서 제출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클릭 한번이면 된다. 다른 구직사이트는 캡쳐하여 첨부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이정도면 나같이 나이든 구직자에겐 충분한 경쟁력을 준다.
워크넷에 올라오는 구인공고는 다른 구직사이트의 구인공고를 모두 가져온다. 굳이 여러 사이트에 가서 조회할 필요가 없다. 채용정보 맞춤 설정을 했더니 구직하고자 하는 직종, 지역에 맞추어 매일 메일이 온다. 메일에 포함된 구인공고 범위를 넓이거나 축소할 때는 내가 조건을 조정하면 된다. 쉬웠다 역시 구직자 입장에선 편리한 사이트다.

4. 워크넷 활용

약 2달간 구직 원서를 10여군데 냈는데 연락이 없다. 내가 원하는 사무 직무는 내 경력으론 어렵나 보다. 50대 취업이 어렵다고 익히 들었으니 실망은 없다. 그러나 대책이 필요했다. 인생 제2막의 직업은 과거의 직업과는 달리 찾아야 되는지 궁금했다. 또 진정한 내 적성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지금껏 살아온 내가 궁금해졌다. 워크넷 사이트에서 취업선호도검사를 발견했다. 소요시간이 한 시간이라 조용한 밤 시간에 적성검사를 했다. 결과는 과거에 했던 일에서 큰 변화가 없다. 다행이다. 그간 적성에 맞는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최소한 적성으로는 지금까지 즐겁게 일한 거 맞다.
그런데 구인 회사에서 연락이 없는 건 나이만 문제인가? 이른바 스펙이 부족한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재무 업무 경력 30년에 자격증은 2종 운전면허뿐이다. 토익점수도 없다. 워크넷에서 구직훈련을 안내하는 사이트를 눌렀더니 훈련정보 가득이다. 열심히 훈련 과정 검색하다 내가 도전할 만한 과정 두 개를 골랐다. 하나는 폴리텍대학 자동차 내부 수리과정이고, 하나는 경영관리사 취득과정이다. 경영관리사는 과거 경험의 연장선상이었고, 자동차 수리는 나름 취업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했다. 교육훈련 카드를 발급받아야 훈련비 지원이 된단다. 먼저 이에 관련한 동영상 교육을 받고 수료증을 출력하여야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동영상을 수강하자마자 관할 고용노동부 지청에 교육훈련신청 면담을 인터넷으로 신청했다. 몇일 후 연락이 와서 면담을 하였고 교육훈련 신청서도 교부 받았다.

5. 취업

어느 교육 훈련을 언제부터 어디에서 받을까 고민하던 중, 워크넷을 통해 구직 지원을 한 중소기업 M사에서 전화 연락이 왔다. 일주일에 3일 근무에 관리업무 전반이다. 사흘 근무라니 꿈에 그리던 직장이다, 급여만 적당하다면. 이틀 후 면접을 봤고 급여 200만원에 재취업을 했다. 집(죽전)에서 거의 두 시간 통근거리에 예전 급여의 1/4이지만 불만은 없었다. 실업급여 받은 지 4개월만이다.

6. 취업후의 근무

근무해보니 M사는 작지만 좋은 재무구조를 가졌고, 사업 수익모델도 훌륭하다. 대표는 공대출신으로 영업/기술에 강점이 있다. 대표의 존대와 배려가 훌륭하다. 일단 처음 한 업무가 전 직장에서 경험이 있던 해외 지분투자 관련 은행 업무 처리이다. 복잡한 업무이나, 전 직장 경험 덕분에 마무리됐다. 두 번째는 회사 규정 정리이다. 이 또한 인터넷 정보와 과거 경험으로 마무리했다. 전공분야인 회사 자금관리와 회계업무도 정비했다.
2개월이 지나니 대표가 급여 1.5배 인상하는 조건으로 매일 출근을 요청했다. 나이가 들어도 비난보다는 칭찬이 좋다. 고마웠다. 이때 느낀 바가 있다. “급여 많이 주면 열심히 일 하겠다” 와 “열심히 일하면 급여 많이 주겠다”의 차이를. 근로자가 나이 들어 취업할 때 고용주에 경쟁력을 보일 기회는 거의 없다. 일 하는 것을 봐야 고용주와 근로자 서로가 원만한 근로조건을 정할 수 있다. 장년취업 시 인턴제도가 사용자/근로자간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히 중소기업 고용주들께 말씀드리고자 한다. “의외로 건강한 생각과 경험이 있는 장년 퇴직자들이 많이 있다. 좋은 경험을 과장급 임금으로 일정기간(2~5년)만 채용한다면 고용 부담 없이 회사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7. 향후계획

지금도 M사에서 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바쁘게 일한다. 근속 1년 반 이다. 집도 회사 가까운 곳으로 이사했다. 중소기업엔 업무 분장은 형식이다. 해야 할 일이면 누구든 먼저 해야 한다. 장년이 스스로 찾아서 일하면 회사에서 채용을 꺼릴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 문서작업이나 복사도 스스로 하고 업무적인 지원자 역할을 해야지 감독자가 되어선 안 된다. 또한 전략적 사고와 실질 협상도 해야 하는 넓은 스펙트럼이 필요하다.
과거 직장생활 퇴직 전 10여년을 실무적인 기안을 직접 만들지 않은 것이 큰 부담이었다. 시간은 걸리지만 파워포인트, 한글을 사용하여 문서작성을 직접 하면서 익힐 수밖에 없었다. 안 해본 무역실무, 인사, 총무, 법무업무도 인터넷과 지인들 도움을 얻어 배워야 했다. 중소기업 관리 업무는 다양하게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과거 직장에서 좀 더 관심가지고 폭넓게 배울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또 다른 도전이다. 그래도 30년 경력 자랑한 자존심이 있으니 제대로 된 결과물을 위해 물어보고, 찾아보고, 고심한다.
현재의 회사가 대폭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끊임없이 상상한다. 현실은 녹녹치 않지만 과거 성장시대의 아련한 추억이 있어 항상 꿈꾸며 실현할 기회를 찾는다. 회사의 단단한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큰 기업이나 작은 기업이나 역시 인재이다.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교육시키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현재 제 역할의 60%이상이다. 더불어 당장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므로 꾸준한 수익이 유지되도록 아끼고, 개선하고, 협력하는 것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제 취업에서 느낀 점을 요약하면 “장년 취업은 욕심을 버리고, 기여를 한 후에 성과를 바라야 순조롭고, 재취업이 인생의 과외 선물이라 인식하고, 회사 직원들의 발전에 기여하여 궁극적으로 지속가능 기업이 되도록 노력한 후, 일정 나이가 되어 조직 기여가 적다고 생각되면 언제라도 그만둔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입니다.
취업은 곧 퇴사를 전제로 하므로, 조직에 급여의 최소 2배 이상 기여하고 있는지 수시로 묻고 답하는 과정이 장년의 조직생활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