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1뎁스 2뎁스 3뎁스 현재 페이지

취업성공수기

취업의 모든 것 취업이야기 취업성공수기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그리고 나의 워크넷 취업 성공기

1. Prologue

얼마 전 침대맡에 놓여있던 한 권의 책을 우연히 집어 들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1이란 책이었는데, 이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인류의 연대를 예수를 기점으로 BC(Before Christ), AD(Anno Domini)로 나누듯, 이제는 코로나 사태를 전후로 BC(Before Covid), AD(After Disease)로 나눠야 한다’.


지금부터 나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갔던, 지난 2020년을 돌이켜 보려 한다.

2. Before Covid

나는 우리나라에서 잘나간다는 큰 무역회사에서 과장으로 일했다. 같은 업종에서 15년 가까이 일하면서 이직할 때마다 내 몸값은 계속 올랐고, 사회생활의 목표였던 ‘연봉 1억’에 점차 다가가고 있었다. 난 자신감에 차 있었고, 무엇도 두렵지 않았다.


2019년 12월로 기억한다. 주변에서 ‘우한 독감’이란 말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이 바이러스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으리란 것을 깨닫지도 못한 채, 나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리 팀의 매출실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2020년 4월, 코로나는 우리 회사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미국 수출길이 막혀버린 회사는 자구책으로 미친 듯이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어느 날은 내 옆 팀이 하루아침에 사라졌고, 또 어느 날은 나와 친하게 지내던 회사 동료들이 책상을 비웠다. 누구보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했기에 난 아닐 것이라 믿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 날 부장이 날 조용한 회의실로 불렀다.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고, 그날부로 단 몇 개월 치의 위로금을 받고, 난 회사에서 잘렸다.

3. Intermission

15년이란 시간을 쉬지 않고 일했기에, 처음에는 이 시간을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 지친 몸을 추스른 후, 다른 직장을 구하자고 생각했다. 그동안 꿈꾸지도 못했던 늦잠도 자고, 집 앞에 있는 텃밭도 가꾸고, 가족들과 그렇게 행복한 한 달의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직장에서 일할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이제 위로금도 떨어져 가는데, 이력서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직장을 찾아볼까?’이때까지만 해도 난 자신감에 차 있었다.

4. After Disease

내가 좋아했던 웹툰, 미생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회사 안은 전쟁이지만, 밖은 지옥이다.’난 다시 한번 전쟁터에 뛰어들고 싶었지만, 나의 오랜 경력과 많은 나이는 코로나로 인해 더욱 좁아진 인력시장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다른 직종으로도 눈을 돌려 보았지만, 내 조건을 수용해주는 곳은 없었다. 그리고 2020년 10월, 힘들게 버티던 아내마저 결국 코로나로 인해 실직하게 되었다. 내 미래는 더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젠 가족의 생계와 미래가 위협받고 있었다.

5. Worknet

2020년을 떠올리면 벼랑 끝에 혼자 서 있는 사람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힘들고 괴로웠던 한 해로 내 기억에 남은 것이다. 나는 어떤 일이든 내가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시도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간 무역업무를 하면서 쌓아온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교육청에 등록해 과외를 시작했고, 주말에는 물류 상하차 일용직으로 부족한 수입을 메꿔가며, 일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유명한 민간 취업 포털사이트들을 통해서는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일자리를 집중적으로 세세하게 검색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우리 지역 내 취업 정보와 취업 교육프로그램이 있으면 문자를 보내주던 워크넷이 떠올랐고, 난 바로 접속해서 구직신청을 완료한 후, 내가 사는 도시 전역의 일자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6. The End of Tunnel.

실직한 지 거의 1년이 되어가던 2021년 2월 말이었다. 그날도 워크넷을 검색하던 중, 한 곳이 눈에 띄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몸담았던 무역업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업무였다. 바로 이력서를 작성해서 서류 지원을 했다. 며칠 후 면접 요청 전화를 받게 되었고, 늦은 밤까지 자기소개부터 회사 관련 정보까지 검색하면서 마지막 끈을 잡는 심정으로 미친 듯이 면접 준비를 했다. 다행히 면접 결과도 좋았고, 아내와 나는 잠시나마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을 잊고 기뻐할 수 있었다. 비록 기간제이긴 하지만 다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생계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워크넷은 나에게 큰 구원이 되었다. 또한 지금까지도 워크넷에 감사한 점은 내가 등록한 정보에 맞는 구인정보가 뜨면 한번씩 워크넷 담당자분이 전화로 직접 연락도 해주었다는 점이다. 이런 세심함 덕분에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마음의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코로나 이후의 긴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우리 가족은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완전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살아가는 중이다. 어둠 속에 있는 우리 가족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워크넷! 워크넷이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자리가 간절한 구직자들에게 앞으로도 빛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